걱정에 사무쳐 잠들지 못하는 밤에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보기로 결심했어요.. 읽고 힘나는 말씀 달아주시면 힘날것같아요..
1.
고등학교 특목고로 입학했지만 경쟁이 무섭고 차가워서 고1에 전학을 왔어요. 일반고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용기를 넘어선게 고1이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해내야 하는게 있는데 그만큼 못해내어 견디지 못하고 즐기지도 못했던 감정. 성적은 상위권이었지만 해내야 하는 것을 못해낸다는 압박감에 집으로 달려오고 말았어요.
2.
그 이후로 일반고로 전학을 갔어요. 그곳에서 남은 4학기를 열심히 했지만 선방?하지는 못하고 그래도 조금 괜찮다는 대학교를 왔어요. 언제나 불안감은 자리하고 있었지만.. 신기했던건 원래 원하던 대학교보다 한참 아래인 대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땐 그 학교에 합격해서 너무 행복했어요. 그때부터라도 내가 어떤 학교를 가든 충분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자체로의 내 자신을 알아주는 방법을 알았다면 괜찮았을것 같아요.
3.
전공은 부모님이 정해주셨지만 맞지 않았어요. 동기들보다 잘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4년을 어떻게 어떻게 억지로 꾸역꾸역..
부전공을 원래 하고 싶었던 것으로 골라 부전공을 살려 취직했지만 취직한 직업은 맘에 들었어도 직장 동료와 직장이 맘에 들지 않아 2년 다니다 퇴사하였어요. 욕심이 났어요. 더 괜찮은 곳이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이 아니면 공부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지 1달 남짓.. 하루 하루를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전학왔던 그 때와 같이 이 걸 내가 못하면 어쩌지..' '스스로 입사한 회사까지 포기하고 나왔는데 내가 이걸 못하면 어쩌지..' '너무 힘든데 이렇게 하는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들로 정말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어요.
이대로 과거의 내 행적들과 같이 또다시 실패자가 될까봐.. 벌써부터 내가 도중에 포기해버리는 인생을 답습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어서
뛰어든지 한달도 되지 않은 지금 하루도 제대로 쉬지 않았고, 있던 남자친구도 계속 시험에 들게 하다 떠난것같고, 이대로라면 지쳐 떨어져나갈 것 같은데 또 패배자가 될까봐 이 시간까지도 잠에 들수가 없어요.
내 실력은 원래 높지 않은데.. 나는 원래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목표만 높게 잡고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약한 내 자신과 달리 그래도 스스로를 잘 다독이며 여유를 어느정도 갖고 준비하는 다른 준비생들을 보면 왜 나는 저들과 다르지?하는 열등감이 생겨요.
이런 말을 하면 친구는 남들이 보면 제가 그래보일수있대요. 직장에서도 유능했고 스스로 선택해서 나왔으면서 왜 그렇게 안될거라고 생각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대요.
남들이 예쁘다고 해주는 말들은 믿지 않았고, 다니는 학교가 있어도 잘 지내고 있는 일상이 있어도 '더 해야 한다'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 '이건 아닌것같다' '내가 못해낼 것 같다' '나는 부족한가보다' 생각에 사로잡혀 한 순간이라도 자유롭게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내 20대의 7할을..
이렇게 쓰고 보니 제 지난 10년은 두려움으로 점철된 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만나도 왜 그가 나를 사랑하는지 모르겠고, 그걸 추궁하고 추궁하고 추궁하다보면 연락이 되지 않고, 떠나있어요. 나는 부족한 사람인 것 같거든요. 멍청하고 모자라고 눈치없고 세상 물정모르고 말도 잘 못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당당하지 못하고 누군가로 채워지지 않으면 불완전한 존재인것같거든요.. 때로 물을 부어도부어도 말라버리는 사막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이.
잘 될 수 있을까요? 제가 잘 살 수 있을까요?
마음의 여유는 어떻게 갖게 되는 걸까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내곁에 잡아둘 수 있을까요
아무말 대잔치 죄송합니다.. .
안정을 되찾고 하는 모든일이 잘되고 매순간이 행복하고 사랑을 주면서도 안정적인 사랑을 받는 제 자신이 되고 싶어요.
뒤돌아보면 저를 사랑해주고 관심가져주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많았고
충분히 즐길수도 떳떳해도 될수도 있었던 순간들이 많았고
꿈을 이룬적도 분명 있었는데(처음보는 사람들에게 예쁘다는 말 들어보기, 남자친구와 5개월을 넘어보기)
어느때부턴가 사라진 여유를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하는건지를 모르겠어요.
잘 될거라고 믿는게 저에게는 가장 힘든 일인것같아요.
온 집안에 써붙이고 매일 거울처럼 보고 지내는데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넌 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해요.. 언제나 나는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내 진짜 모습을 보고나면 안좋아할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어요..
잘 될거라고 어떻게 믿죠? 그래야 제 자신도 사랑하고 남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마음 속에 여유를 찾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