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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배목사님 유가족들 보세요
게시물ID : humorbest_1721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sd100
추천 : 56/7
조회수 : 2390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7/30 20:45:27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7/30 16:17:31
코흘리개 일곱살부터 군입대 직전까지 성경을 근거리에 두고 지냈던 인연 때문인지 
이번 일이 그저 남의 일로만 여겨지진 않습니다. 
우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대해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합니다. 
살면서 이보다 더 황망한 일이 또 있을까 하는 건 비단 저 혼자만의 감상은 아닐겁니다. 

말씀드리기 앞서, 망인(忘人)을 앞에 두고 아직 정돈되지 않은 몇 가지 사안들이 
또 다른 비극을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싶는 제 짧은 생각이 
부디 기우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바랍니다 

.... 

우리 모두는 3년 전 이라크를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참혹하게 생명을 잃은 김선일씨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시신이 고국으로 돌아온 뒤로부터 벌어진, 
수많은 루머로 점철된, 일부 가족과 관련 종교단체의 행태에 
차마 눈뜨고 바라보지 못했던 씁쓸함을 또한 기억합니다. 
국가와의 보상금 시비는 물론이고 심지어 국립묘지 안장을 요구하며 
“버티는” 인상마저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고 
종국에는 김씨의 모친이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마저도 삐딱한 여론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소문인지 그 진실의 축은 알수없지만, 
이미 차가운 시신이 되어 돌아온 김씨에게는 죽음과 더불어 
더없이 참담하고 슬픈 운명의 끝자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겁니다. 

제가 지나간 상처를 더듬어 김씨의 일을 꺼낸 건, 
언론을 통해 접한 배목사의 장례일정이 예기치 않게 지연되고 있다는 인상 때문입니다. 
애초에 모든 피랍자가 석방된 후 같은 비행기로 운구하겠다는 무리한(?) 계획이 
수정된 것까지는 다행스럽습니다만, 일단 고국으로 돌아온 뒤 바로 장례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처음의 의도대로 피랍자의 석방을 기다리겠다는 두번째 소식은 
여전히 찜찜한 무언가를 남겨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유가족 여러분. 
부디 조속한 장례일정을 통해 배목사를 이제 그만 쉬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배목사의 평화에 대한 열정과 헌신과 사랑은 이미 우리들 가슴에 작은 울림이나마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의 인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압니다. 

그러나, 이번 피랍사태에 있어, 아프간 현지 리더로써의 배목사가 
응당 책임지어야 할 과오가 있다는 것도 돌이킬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그의 지침에 따라 움직였던 22명의 고귀한 생명이 
아직도 그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와 맞닥뜨려 있다는 현실 또한 외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있을 협상이 가져올 결과물이 
지금보다 더 큰 비극의 시초가 될수 도 있다는 가정은 차치하더라도 말입니다. 
그것은 곧 장례일정이 미뤄지고 사태 수습이 지연될수록 
개신교 측의 온당치 못한 처신과 맞물려 김선일 씨의 경우와 같은 
불행을 야기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제아무리 가족의 뜻이 분명하고 순수한 의도에 의해 정해진 일이라 해도, 
안타깝지만 모든 사람이 그 진심을 신뢰하지는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더욱이 유가족 주변의 교회와 단체들, 일부 광신도들의 무분별한 행태는 
이미 적지 않은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요컨데 그 불신과 반감으로부터 흘러나오게 될 많은 오해와 구설은 올곧이 유가족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감히 장례일정을 미루지 마십사 부탁드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죄송스럽지만, 배목사의 시신이 차가운 냉동고 안에 모셔져 있는 것과 
피랍자들의 안위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죽어서도 동료들의 생명을 지키고 싶은 마음만큼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정작 우리가 나서서 협상해야 할 상대는 개신교와 전혀 상반된, 
이슬람교의 지독한 원리주의자들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테러 집단일뿐입니다. 

오히려 어서 빨리 배목사를 쉬게 하셔서, 
개신교도들의 무분별한 선교와 관련된 대다수의 비판으로부터 
지금에서나마 자유롭게 해주시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그저 방관자이고 소시민의 한 사람이 감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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