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답변을 듣고 싶어요. 베오베까지는 아니라도 베스트까지만이라도 갔으면 하는 맘으로 글을 씁니다.
지금 제 상태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자가당착에 빠져버렸어요.
저는 우울증, 애정결핍, 착한사람 증후군, 완벽주의가 있습니다.
이렇게 나열해놓으니까 아주 하모니가 장난아니네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죽고 싶습니다. 아마 고등학교? 대학생때는 확실히 살고 싶지 않다였습니다.
그런 것이 이제는 죽고 싶다로 바뀌었습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인생에 미련이 없지만 스스로 죽고 싶지는 않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지만
죽고 싶다는 그냥 이제 죽었으면 하는 그런 겁니다. 왜 이렇게 됬는지는 시작점이 뭔지는 저도 이제는 잘 모르겠어요.
아빠는 어릴 때 집을 나가셨습니다. 지금도 저희와 연락을 하시지만 이혼을 하셨고요.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빨간딱지 붙은 것을 눈 앞에서 경험하고 그 관련 서류를 제가 처리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물건도 팔았습니다.
엄마와는 어릴 때부터 상당히 말다툼을 했습니다. 너무 성향이 저와 안 맞았습니다. 개인적인 것은 물론 정치적인 것까지 말이지요.
지금은 기억도 못하시고 생각이 바뀌신건지 모르겠지만 고 김대중 전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싫어하셨습니다.
부모님은 장남인 저에게 바르게 자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점점 제가 커감에 따라 부모님이 그렇지 않는 것에 부딫쳤습니다. 특히 엄마와...
고 박정희 전대통령(고지식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이런놈입니다.)에 대한 사실(친일관련)을 메신저 알림판에 써놨을 때...
진짜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그게 틀렸다고 했으면 차라리 좋았을겁니다. 맞는 말이여도 그걸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러지마라.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그러셨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너무 속상했습니다.
바르게 자라라, 거짓말하지마라, 올바르게 행동해라. 이렇게 말하셨던 부모님이 어째서? 라는 의문이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엄마가 급한 일을 처리하셔야 되서 제가 동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급한 일이였고 엄마는 초조하셨습니다.
그 일을 처리하러 가던 중 구간이 짧은 횡단보도가 나왔고 빨간불인데 건너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안된다고 하였고 또 대판 싸웠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이미 성인이였고 이미 제 머리속과 저의 행동 알고리즘? 원리?는 난 내 부모님이 죽어도 신호는 지켜야된다. 가 박혀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바르게 살라고 했던 엄마가 융통성을 가지라고 화를 내셨습니다. 저에게는 충격이었고 또 상처와 실망이였습니다.
그 외에도 부모님께 실망하고 상처입은 것들 많이 있습니다. 몇몇 점은 부모님도 사람이다. 부모님이기 때문이다. 깨닫게 된 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는 쉬이 아물지 않네요...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저희 집은 돈이 없습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아빠를 제외한 온 가족이 일하면 들러붙어서 생계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돈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이건 거꾸로 얘기하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돈이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소한도라는 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람이 비참해진다는 것을 요 몇개월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3천원짜리 음식 하나 먹는 것도 2개월을 고민하다가 한 번 사먹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는데 1~2개월을 참다가 한 번 갔습니다.
지금 제 상태를 구체적인 설명으로 드리자면 가슴이 뜯어질거 같이 아픕니다. 감정적인 것이 아닌 실제로 느껴집니다.
언젠지 모르겠지만 꽤나 예전에 느꼈었는데 또 이러네요. 울고 싶은데 울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나올거 같아도 스스로 통제를 걸어버립니다.
숨이 턱턱 막힙니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입만 벌린채 아무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마치 개미구멍 하나 터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막고 있는 것 같이 말입니다. 가끔 허허 웃어버립니다. 아니면 혼자 있을 때 5~8초 정도 미친것 마냥 실없이 웃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마냥 하던 일 합니다. 제 주변에서의 제 평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까놓고 얘기해서 좋은 편입니다.
제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긍적적으로 감싸왔습니다.
1개월 전에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으나 그것도 1개월만 하고 그만뒀습니다.
얘기를 하는데 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게 하시려는 거 같으신데 저는 의외로 제 상태 자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 지인이 소개해주셨으니까 하는데까지 해보려 했으나 돈이 떨어졌습니다.
기가 막히게 하던 일에서 짤리고 상담비를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에 해주셨으나 그 돈조차 낼 수 없게 되버렸습니다.
너무 길어졌군요. 본론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마음이 찢어질거 같고 죽을거 같지만 지금 이런 상태를 아무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얘기해볼까 했지만 차마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준다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위에서 말한 자가당착이란 것이 이겁니다. 죽을거 같아요. 죽고 싶어요. 그런데 폐를 끼치기 싫어서 괴롭게 하기 싫으니까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아닌 소중한 사람들에게 차마 부담을 주기 싫어요. 얘기를 하고 나 자신이 회복되고 괜찮아지면 모를까
그렇게 되기도 힘든 상황에서 들러 붙는 건 염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저는 죽을거 같아요.
자연사 그런거 말고요. 아예 툭하고 끊어지던가 서서히 제 안에서 붕괴해가면서 스러지던가 쨋든 죽을거 같아요.
여기서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되는 건지. 여러분이라면 어느 쪽이 괴로우신지 그게 궁금합니다.
자신의 주변사람이 듣는 사람도 힘들어질 정도로 정말 힘든 고민(부정적 감정)을 말해주는 쪽과 아무 말 없이 고민하며 죽어가는 쪽중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