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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에게 여성혐오라고 하는 친구..
게시물ID : gomin_1721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VjZ
추천 : 9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8/30 13:16:54
제가 살다가 이렇게 어이없는 일은 처음 겪어봐서 올려봅니다.
멘붕게시판으로 가야하지만 민감한 주제라 소심해서 그냥 익명으로 고민게시판에 올립니다.

전 해외에서 18개월 여자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몇일전에 아기가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혼자 셀카를 찍었어요. 그게 너무 신기하고 또 사진이 유독 귀엽게 나왔길래 제 페이스북에 올렸어요.
그랬더니 친구들과 지인들이 인형같다고 말해줘서 기분이 좋았지요. 물론 내 새끼니까 이쁜것이겠지만 그래도 칭찬을 들으면 립서비스라도 기분은 좋지요.
댓글 단 친구들은 다 외국인들이고 댓글도 영어가 아닌 타 외국어였어요. 

한국에 사는 문제의 그 친구도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었더라구요. 오랜만에 그 친구의 이름을 봐서 반갑기도 하고 뭐하고 사나 궁금해져 그 친구 Sns에 들어가봤어요. 친구는 페이스북은 거의 안하고 트위터를 합니다.

그런데 올라온지 몇시간 안되는 최근 트윗에 
"친구가 아기 사진을 올려 놓고 인형같다는 댓글에 좋아한다. 여자 아기는 무조건 귀엽고 이뻐야하는 강박감이 지배하는 여성 혐오적 사회 분위기에 편승되어 헤헤 거리는 모습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여자아기가 눈요기감도 아니고 인형이라니."
"어릴때부터 여자이기때문에 눈이 커야하고 피부는 부드러워야하고 귀엽게 웃어야하고.. 그런 여혐적인 강요가 얼마나 심한 모욕인지 알고나 웃는걸까"
라는 글이 써져있더라구요. 
나중에 트윗을 지워서 똑같이 쓰진 못했지만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허 참.
딱 읽자마자 내 얘기 하는거지 싶어서 정말 순간 입밖으로
뭐냐 라는 말이 튀어나왔어요. 댓글도 외국말인데 이걸 번역해서 읽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랜만에 카톡을 보내서 트윗 내 얘기 같은데 한국에선 언제부터 아기한테 인형같다 라는 말이 욕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곳에선 그냥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귀엽거나 아기들 이쁘다고 할때 인형같다 그런다. 인형처럼 이목구비가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귀엽다는 뜻이다. 특히 동양애들은 여기선 흔하지 않아서 그런지 신기하고 한국 사람들이 볼때보다 더 귀엽게 봐줘서 그런 표현을 쓴건데, 내가 고맙다고 했다고 내가 무슨 애 이쁨을 구걸하는 사람처럼 쓴건 불쾌하다. 라는 식으로 글을 썼어요.

그리고 나서 한 삼십분 후에 대답이 왔는데 요약하자면..
니가 트윗도 하는줄 몰랐다. 
보라고 쓴 글은 아니다 (?)
아기가 이쁘다.
그리고 그 글의 논지는 너를 욕하는게 아니라 그냥 여자아기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한심하고 안타까운 것이다.
요즘 니가 한국 사회를 몰라서 그러는데 예전 같지 않고 여자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또 외적으로도 무조껀 이뻐야하는 그런 틀에 박힌 코르셋에 얽매여있다.
그래서 인형같다라는 말도 마냥 기분 좋은 말이 아닌게 여자니까 사랑받으려면 이뻐야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 박힌 말이다. 어떻게 생긴들 그건 자기 개성인데 굳이 남자들이 원하는 정답처럼 정해진 미의 관점으로 외모를 칭찬하는건 생김새로 평가받고 등급이 정해지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건 당연히 기분나빠야할 일이다.
상처받았다면 미안하다 지우겠다. 그 나라는 아직 그런 편견이 없어서 그렇게 말하나보다. 다행이다.
근데 한국은 요즘 그러면 엄마들이 기분나빠한다.

뭐 이런식으로 글이 왔습니다.

......


물론 외모 지상주의는 저도 싫어합니다.
하지만 아기때는 아무리 못생겨도 다 귀여워 보이는데 아기한테 이쁘다고 했다고 그게 외모 평가 하는걸로 보인다는게 이해가 안가고, 뒤에서 얘기한걸 들키고도 꾸역꾸역 그 글을 쓴걸 정당화하려는 모습이 어이가 없습니다.

저는 페미니즘도 마초이즘도 싫어합니다.
요즘 인터넷하다보면 참 페미니즘, 여혐 (특히 여혐이란 말도 너무 짜증납니다. 혐오가 아니라 글의 맥락에 맞게 차별 혹은 무시이라고 썼으면 좋겠어요. 사전이라도 하나 사주고 싶은 심정) 에 관련해 눈쌀찌푸려지는 글들이 많은데 제 주변에선 본적이 없어서 그냥 인터넷에서만 떠도는 글들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걸 직접보니.. 참나.

전 남녀노소 평등하고 그냥 태생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더 잘하는 것도 있고 남자가 더 잘하는 부분도 있고..
그리고 사실 남자여자를 떠나 그냥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한것 아닌가요. 뭐 보통 여자들은 감수성이 뛰어나고 남자들은
더 논리적이다, 하고 말하지만 평균 여자보다 힘이 약한 남자 혹는 섬세한 남자도 있고, 평균 남자보다 수학적 사고가 뛰어나거나 운동을 잘하는 여자도 있지요.
친구가 말한것중에 다들 개성이 있는데 왜 그걸 여자니까 무조건 사회적으로 정해진 이쁨을 강요하냐 라는 말은 저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회적인 문제이지 그걸 또 남성 우월주위와 엮는건 그냥 가져다 붙이기 식 논점흐리기라고 생각합니다. 남잔데 왜케 여리여리하냐 키가 작냐 여잔데 왜이리 걸걸하냐 드세냐.. 남자는 이래야하고 여자는 이래야한다라는 편견과 일반화는 모두다 겪는 문제이지 한 성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애기한테 이쁘다고 칭찬한게 외모 코르셋이다고 느껴진다는건 그냥 피해망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그냥 길에 가던 강아지한테 귀엽다고 했다고 그건 동물들은 다 귀여워야 사람한테 사랑받는거야 그건 동물혐오야 하는 격이죠..

하연 저 친구한테는 싸우기도 싫고 제 생각을 얘기해서 토론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아서 문자 받고 그냥 알았다고, 여기선 다른 문화니 오해한거 같으니까 지워달라고 하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옛날엔 같이 수다도 잘 떨고 둘다 로리타 스타일 리본이 나풀나풀한 옷도 좋아해서 맨날 일본 싸이트에서 그런 옷 검색해보고 이거 이쁘다ㅋㅋ 그러던 애였는데..
활달하지만 수줍음도 많던.
왜 이렇게 꼬인 사람이 되었을까 무슨일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도 나고 생각도 복잡해지고 안타까운 감정도 들고 참 마음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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