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정한 무한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 우주의 드넓음이 과연 무한합니까. 우주의 공간은 유한합니다. 이는 '존재한다'는 의미로서 자명합니다. 우주는 존재하기에 유한합니다. 무한을 감각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감각이 없음에 무한이 설명됩니다. 무한하다는 것은 '없음(無)'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없음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음이요, 공간이 없음이고, 감각이 없음이며, 나 자신이 없음입니다. 인간은 이 현실의 틈안에서 이러한 감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단지 죽음의 감각적 현상만이 이 모든 감각을 버리게 해줍니다. 그때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없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해라는 감각점이 없을 것입니다.
나는 무한의 자아를 추상합니다. 인간은 자아를 통해 감각의 틈 안에서 탄생하고 이동하여 죽음의 문턱을 인지합니다. 죽음의 문턱 너머 무한으로의 이동은 곧 없음으로의 이동입니다. 시간도 공간도 감각도 나 자신도.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아만이 지나갑니다. 경험을 버리고, 감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버리고 지나간 후에는 바로 없음입니다. 자아는 그 어떤 경험도 하지 않은 것이 됩니다. 그 어떤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됩니다. 결국은 감각의 탄생조차도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무한 그 자체로서의 자아만이 있을 뿐입니다.
인간이 현실의 매트릭스를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저 밖의 세상의 진리를 깨닫지 못합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인간은 관념의 테두리에 껍데기를 만듭니다. 인간의 의심이 그 껍데기를 벗깁니다. 그 껍데기를 벗기면 벗길 수록 껍데기는 무한합니다. 무한하다는 것은 곧 없음입니다. 곧 껍데기는 없음입니다. 진리는 무한하고, 동시에 없습니다.
철학은 인간의 학문입니다. 인간의 학문은 인간의 유용성을 추구해야합니다. 나는 본연으로 돌아가 인간의 무상함과 감각의 유상함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