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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긴글 주의 - 저의 친형은 트랜스젠더입니다. (후속글)
게시물ID : gomin_17246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W1oZ
추천 : 12
조회수 : 142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9/19 2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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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저의 친형이 트랜스젠더라는 글 올리고 
이곳 오유 사이트 방문하시는 분들의 도움말씀 부탁 드렸었습니다. 
그때 답글 주신분들 모두 감사히 생각합니다. 
다들 진지하고 애정어린 답글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왜이리도 못됐냐고 질타하시는 분도 있긴했지만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우리 형이 여자가 된다는 말을 들었을때 바로 떠오른 생각이 
제가 그 기회로 우리 집안재산 물려받는데 유리할거라는 애초에 해서도 안될 못된 생각이 맞습니다. 

생각없이 일을 저질러서 형에게 상처준 일도 많았죠
한번은 호기심에 형의 변한 몸매가 얼마나 예쁜가 보자며 형의 몸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완력까지 써서 옷도 벗기려는 그야말로 19금 장난을 해서 형을 울린거도 
그러면 형은 자기를 여자로 인정해주는 장난으로만 생각할거라는 제가 아주 무지했죠 

형이 고등학생때 컴퓨터에 남자누드 사진들만 모아 본다고 아버지에게 일러 바쳐서 
그날 형이 아버지한테서 죽도록 매맞게 만든거도 제가 속이 깊지 못해서였죠 
속깊은 동생이었다면 일러 바치지 않고 조용히 둘만의 일로 덮자고 했을 겁니다. 

이런 얘기들을 오유 이전에도 다른 카페나 사이트들 성격 비슷한 게시판에도 글 올리고 도움말도 청했지만  
남 돌보는거는 고사하고 본인이나 잘해, 인격수양부터 해, 그냥 가만히 있는게 형 도와주는거라니 비난이 엄청났죠   
이건 저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들 올리며 도움말씀 부탁드리고 있는거고요

그리고 형이 아니고 누나라고 부르는게 맞죠  
어느분 말씀 같이 몸을 잘못 태어난거라서 누나라고 써야 맞겠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 일관성 없이 형, 누나 섞어서 나옵니다. 
그래도 이 글에서는 편의상 형이라고 표시하는거지 마음으로는 누나인게 맞습니다.
혹시 이게 거슬리는 분 있으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우리 형은 원래 SRS를 내년 말에 받을 계획이었죠. 그 전에 자기가 수술받는 곁을 지켜줄 남자를 만날거라고요
저는 속으로는 코웃음 쳤죠 그게 자기 맘대로 되겠나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형은 수술을 이번 해 말로 당기겠다고 한겁니다.  
자기가 세상 현실을 너무 모르고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다고 평생 짝없이 그냥 혼자 살다 죽어도 아쉬울게 없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몸에 달린 그거는 절대 무덤에 못가지고 들어간다고 
죽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없애서 완전히 여자가 되고나서 죽겠답니다. 
 
저는 그말 듣고 불길했죠 무슨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건가 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마음이 바뀐거 보니까 형이 무슨 상처라도 받은거 같았습니다. 
넌지시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남자들 만났지만 다들 목적은 불순했다는 겁니다. 
저는 다음부터는 누구 만나려면 절대 혼자 가려고 말고 저한테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저도 참 암울해집니다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했죠  
가족도 다 받아들이고 도와주고 형 주변에도 지지해주는 사람들 많지 않냐고 했습니다.   

형은 공익근무 도중에 여자가 되겠다고 결심한건데 그 계기가 되고 지지해준게 같은 동료들이었다죠 
우리 형이 언제 동료들 술자리때 크게 사고쳤었답니다.  
형이 술에 취해 했던 말과 행동이 보통 민망했던게 아니라서 그 자리 사람들 모두 맨붕이 됐다죠 
동료들도 평소 형의 행동이나 성격이 어딘가 남들과는 다르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일로 확실히 느끼겠다고 형에게 정신과 검사 반드시 받으라고 했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에 맞춰 배려해 주겠다면서요

형도 자기가 남들과는 어딘가 다르다는거 알고 있다면서 정신과를 찾은건데 
의사에게 자기 살아온 얘기들 하니까 바로 성정체성 이상이라는 말이 나왔고 
계속 상담하고 검사 받으면서 여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는 겁니다. 

형의 공익때 동료들은 다들 형이 여자가 된다는거 알고 있고 
완전히 여자가 되어 오면 축하파티를 열겠다며 자기들의 예쁜 여자친구, 여동생, 누나가 생긴거를 축하하겠답니다. 
저도 그 자리에 형과 같이 가겠다고 했죠. 제가 바로 남동생이라고 당당히 알리겠다고요 

그리고 서울 어디서 미용실 하고 있는 트랜스젠더 한 분과 그 남친 커플도 수소문해서 형과 같이 만났었습니다. 
지금 두 분 다 70년대 생으로 나이 40대고 서로 만난지 10년은 훨씬 넘었다는데  
누구도 먼저 밝히지 않고서는 트랜스젠더라는거 모를 정도로 외모가 완벽하고 
두분 다 나이 40대라는게 믿어지지 않게 어려 보인데다 남친은 학벌이든 직장이든 여러 면에서 남부럽지 않는 분이던데 
다만 남친 부모는 나이 서른 전에 다 돌아가셔서 혼자라는게 남들과는 달랐지만 
그러면서도 10년을 넘게 사귀어 오는게 대단해 보였습니다. 

우리 남매와는 나이 차이가 거의 20년은 났지만 앞으로도 언니와 동생으로 계속 연락하고 만나자고 했죠        
그분들은 우리 형도 외모가 누구도 먼저 밝히지 않고는 키큰 여자로만 보이게 완벽하니 당당하게 살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자기 같이 일상생활서 아무에게도 티안나게 일반적인 여자나 남자와 다를거 없이 사는 트랜스젠더들은 의외로 많답니다.     
밝혀서 손해만 봤으면 봤지 이익 볼거 전혀 없을건데 먼저 자진해서 밝히겠냐고요 
누구라도 자기 이웃, 가게, 직장 등에서 트랜스젠더가 있을지 모르는 거랍니다. 
실제로 같은 나이대 트랜스젠더들끼리는 누가 무슨 가게하고 어딘지 공공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 피해가 될까봐서 입다물고 있는거라고요

게다가 자기들 또래인 40대 트랜스젠더 중에는  
집안 재력이 받쳐주긴 했지만 능력도 좋아서 회사도 차렸고 지금은 큰 업소들에도 투자하는 분이 있답니다. 
그 분은 여전히 독신이기는 해도 명품과 외제차 몰며 멋지게 살고 있다는데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들 비관하지 말고 희망 가지고 살자 하시더라고요.

저도 이렇게 나름대로는 형에게 도움이 되려 노력한다 생각은 합니다만 여전히 불안하죠 
형은 죽더라도 하루라도 그거를 빨리 없애서 완전히 여자가 되고나서 죽겠다는 말을 하는거나  
걸핏하면 말하다가도 눈물 흘리고 어머니 뿐만 아니라 때로는 나에게도 엥겨붙어 어리광 부리는 등으로  
예전의 형과는 전혀 다르게 무슨 여자 초등학생 같이 퇴보한 모습 보면     
그게 그냥 예사롭게 만은 들리지 않습니다.    
  
저번 글에도 썼는데 물론 형 본인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심란하고 괴롭고 슬픈고 혼란스러운게 무슨 시험에 든거 같습니다.   
이럴 때 누구라도 무슨 말씀이라도 주시기를 원하고요.

또 글이 길어지게 됐는데 여기까지 끝까지 읽어 주신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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