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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에 직장내 성추행사건 민원넣고 개소리 듣고온 썰.
게시물ID : freeboard_17249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의의이름
추천 : 0
조회수 : 12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3/14 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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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회식 자리에서 고위직급자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사건 발생 2년 넘는 시간동안 힘든 사건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은 고용노동부에서 당했던 어이없는 사건 썰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1.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게 된 이유
 
사건 발생 후, 사측에 업무 상 위력에 의한 추행 사실을 알렸습니다.
여러 고위직급자들이 면담신청을 해왔고, 주된 내용은 '덮고 지나가자'였습니다.
 
정작 가해자는 저에게 전화로 호통을 치며 맘대로 해보라고 했어요.
 
정식으로 인사위원회에 고충신고를 했죠.
그 후로도 회사는 사건 해결에 관심이 없고,
계속해서 고위직급자들이 저를 회유하기 위해 면담신청을 계속 했어요.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지도 못했고,
재발방지를 약속받지도 못한 상황인데
피해자가 가해자를 먼저 용서를 해야하는가!
회사가 제대로 이 사건을 조사하고 징계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2. 고용노동부 관악지청에 민원을 넣다 
 
가해자가 워낙 지위가 높고 권력이 막강해서 그랬는지, 회사 사람들은 가해자의 편에 서 있었습니다.
목격자조차 증언을 해줄 수 없다고 돌아섰고, 저는 회사+가해자와 맞서 혼자 싸워야 했어요.
가해자는 끝까지 사과 한 번 하지 않았고요.
 
가해자와 계속해서 회사에서 마주치는 상황이 생겨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고충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지 않는 회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회사가 피해자를 구제해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휴가를 내고 회사 옆에 있는 고용노동부로 향했습니다.
 
고용노동부 민원 신청 서류에는 '성추행' 관련 민원을 선택하는 란이 없었어요.
2~3명의 민원신청 접수 직원에게 물어봐가며 서류를 여러 번 고쳐가며 작성했습니다.
민원실 사람들은 왜 민원을 접수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는데, 제 피해사실을 얘기하면서도 너무나 수치심을 느꼈어요.
내가 성추행을 당했소!!! 외치고 다니는 느낌이었다니까요.
 
 
 
 
3. 담당자 지정_ 노동부 근로감독관 특수경찰 XXX에게 사건 배정
 
사건 배정 이후,
노동부에서 회사에 근 1년 간 저의 근태기록, 급여내역을 떼서 들고오라고 했대요.
담당 직원이 안그래도 바쁜데 이런 거까지 챙겨야하냐며 저한테 엄청 눈치를 줍니다.
 
성추행 사건에 왜 근태기록, 급여내역이 필요한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4. 노동부 근로감독관 (특수경찰)과 면담
 
사건 배정 이후 1달 이 지난 시점에서 노동부로 오라고 저를 소환 하더군요.
 
40대 여자 경찰관 분과 1시간 넘게 면담을 했고요.
저를 보자마자 했던 말이 너무 황당했어요.
"어...? 임금체불이 아니고 성추행 신고네? 어 미안해요. 나는 임금체불인 줄 알고 근태기록, 급여내역 떼오라고 했는데...."
 
민원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저를 불러낸거예요...
 
대충 저를 훑어보더니,
자기도 딸이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성교육을 잘 시켰대요.
누가 만지면 "싫어요, 하지 마세요" 라고 가르쳤다면서, 저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묻더군요.
저에게 30분 넘게 설교를 하더군요. "네 잘못도 있다"면서요.
우리나라 근로감독관의 성 감수성이 너무 낮아서 실망을 했고요. 너무나도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지금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을 몇 개 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런 경우에 피해자들이 좋은 결과를 못본다"
 
"정 억울하면 형사, 민사 재판으로 가야되는데, 과정이 힘들어서 보통 다들 포기한다"
 
"우리는 너를 구제해 줄 방법이 없고, 회사 계속 다닐거면 분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지 않느냐
 
"너 잘못하면 회사나 가해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다" 
 
협박+회유를 섞어가며 진정을 취하하라는 말을 반복하더군요.
 
 
노동부가 노동자의 편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회사와 노동자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해 줄 줄 알았습니다.
 
피해사실을 조사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나서줄 줄 알았는데
'피해자도 싫다는 표현을 바로 못 한 잘못이 있다'며 수치심을 주었고,
배신감이 컸고, 슬펐습니다.
 
 
 
 
사건 2년이 지난 현재 상황.
 
형사소송 : 피고 유죄인정, 벌금 600만원,
민사소송 : 합의금 1,000만원
가해자는 퇴사했고요. 저는 계속 회사 다닙니다.
어느 정도 상처를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기에
힘들었던 과거를 복기할 수 있었네요.
 
물론 그 후로도
피해사실을 목격했으면서도 나서서 돕지 않았던 사람들
가해자를 위해 탄원서를 써줬던 사람들을 마주치면 힘들고요.
저를 회유하려 했던 고위 직급자들이 저의 인사를 좌우하고 있어서 매년 연봉협상을 할 때마다 불이익을 보는 느낌이예요.
 
 
 
아래는 노동청의 성희롱 피해자 진정취하 종용 관련된 기사입니다.
 
 
2018.3.14.(수), 경향신문 "성희롱 피해자 진정취하 종용......보복 인사엔 눈감은 노동청" 기사 관련 설명

<주요 기사내용>
근로감독관들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해결 의지도 부족 부당 인사 사업주 기소율 7%.....노동자엔 또 다른 상처
고용노동청에서 2013년 이후 성희롱 신고사건 2,734건중 시정조치가 이루어진 건수는 307건에 불과, 사건이 기소까지 이어진 것은 0.5%에 그쳤다.

<설명 내용>
‘13년 이후 성희롱 신고사건(2,174건) 처리결과 시정완료건 307건, 피해자 불리한 조치의 기소비율이 0.5%에 그쳤다는 내용 관련입니다

전체 사건 처리결과 시정완료 307건이나 법위반 없음(법적용제외 포함) 599건, 진정취하 204건, 기타종결(신고인 불출석 등) 1,012건 등이며,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성희롱 피해자 불리한 처우)은 133건으로 기소14건(10.5%), 불기소 20건(15.0%), 행정종결 95건(71.4%) 임
* 행정종결(95건) 내용: 시정완료 2건, 취하 1건, 위반없음 54건, 기타(신고인 불출석 등) 38건 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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