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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주의]인삼
게시물ID : panic_165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3
조회수 : 42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6/18 00:39:23
내일도 출근해야 되서 여기까지 올릴께요 좋은 밤 되세요 ^_^ “자네가 그 유명한 천년 인삼꾼이 맞나?” 오늘도 어김없이 낯선 할머니 한분이 다가와서는 제게 묻지요. 천년 인삼꾼. 그게 다 별거인가요. “네, 맞아유. 다들 그렇게 부르더라구요. 쑥스럽네요...히힛...” 이 할머니도 반응은 똑같네요. 하긴 신기하기도 할거에유. 천년 인삼꾼이 이렇게 젊은 년 일지는 꿈에도 몰랐겠지요. “이렇게 젊은 처자일 줄이야... 허헛. 어떻게 해서 그렇게 최고급의 인삼을 만들수가 있는 겨? 얼마전에 자네가 시장에 내다놓은 인삼을 봤는데 정말 대단했구마이.” 어쩜 이렇게도 다들 똑같대유? 다들 하나같이 인삼에 관해서만 묻네요. 별 다른것도 없는데 왜 다들 그럴까요? 정말 저도 궁금하네요 호호호호홋. “뭐 별다른건 없시유. 그저 잘 키우고 거름 잘주고 잘 돌봐주고. 그런것밖에 더 있겠어유.” 아따 왜 그런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는거에유? 제가 뭐 틀린말 했능교요. “허헛. 알았네 알았어. 쉽게 알려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구만. 내 매일 찾아와 특산물을 줄터이니 옆에 있게만 해주게. 그건 쉽지 않은가?” 특산물에 또 혹하는구만요. 전 뭐 별다를 것도 없는데 왜 다들 저에게 이러는걸까요. 특히 이 할머니는 너무 집요하셔서 어쩔수가 없네요. “알겠어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별거 없어유. 그러니 나중에 후회는 하지마시랑요.” “헤헷. 알았네 알았어.” 그때부터 할머니는 매일 찾아왔지요. 올때마다 오골계니 삼베라니 청도, 송어 등등 갖가지 특산물을 가져 왔더래지요. 그리고는 올때마다 내게 인삼재배법이라던지 인삼종에 대해 물어봤지만 뭐 설명할 것도 없 내요. 그저 평범하게 물주고 보살펴주는 보통의 인삼종일뿐인데유. 뭐 이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 할머니는 더욱 더 궁금해하셨지유. 별다를게 없는데 뭔가 꼭 있을거라고요. 글쎄요. 아무래도 땅때문일까요? 하긴 제가 키우는 인삼은 체 5평정도밖에 안되유. 그래서 2년 키워 얻는 인삼이 고작 5뿌리 정도라지요. 근데 이게 그렇게도 최고급이라네요. 한뿌리에 3천만원은 족히 되서 입에 풀칠은 제대로 하고 있지요. 그때부터 전국적인 인삼꾼들이 찾아왔지만 다들 얻은 것 없이 돌아갔시유. 때때로 땅을 팔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제가 팔 리가 있나유? 이땅밖에 없는데 이걸 팔면 인삼을 어디다가 재배하라구요. 어쨌든 그런 인연으로 이 할머니와 반년가까이 지냈는데 이젠 거의 엄마같아유. 안그래도 가족이 없어 쓸쓸했는디 이 할머니가 제대로 위로해주시네요.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가 제게 묻더군요. “너 와 그리 배가 나오는기냐? 니 혹시 임신했나?” 역시 할머니라 눈치도 빠르시네요. 몇 달전 시장터에서 만난 남자랑 눈이 맞아 하룻밤 지냈는디 어느순간부터 배가 불러왔다고 말했지유. 그러자 할머니는 다그치며 여자가 그렇게 헤프게 살면 안된다고 윽박지르는게 아니겠시유. 뭐 내 진짜 엄마라도 되는마냥 그러는데 뭘 알긴 아는건지. 가끔 이럴때보면 짜증도 나네요 이 할머니. 내가 점차 배가 불러지면서 인삼 관리에 소홀해지자 이 할머니는 자신이 나서서 돌보네요. 고맙기는 고맙네유. 정말 저를 자식새끼마냥 생각하는지 정성껏 돌봐주며 저를 도와주네요. 이제 거의 만삭이 되어 잘 움직이지도 못하게되자 거의 저희 집에 살다시피 하던 할머니에 유. 인삼 때문에 찾아왔었는디 이제 정이 들었나봐유. 참 우습지 않나유? 왠지 웃음이 나네유. 어느덧 만기가 차서 아기가 나오려고 해유. 그 할머니는 출산준비를 다 해주고는 이젠 산파역할까지 하네요. 역시 할머니가 도와주시니 쉽게 되네유. 무사히 저는 출산을 끝냈고 할머니는 꼭 손주 새끼 보듯 핏덩어리에 얼굴을 비비고 난리도 아니구만유. 할머니도 남편과 자식 다잃고 혼자산다는데 그래서 저렇게 기뻐하는가보네요. 아기를 낳은 후에는 다시 예전처럼 하루에 한번만 오네요. 여전히 어디서 듣도보지도 못한 특산물을 가지고요. 물론 제가 아직은 산모 조리중이라 움직일수가 없어서 인삼도 잘 돌봐주시고요. 할머니가 여기 오시기 시작한지도 어언 1년 6개월이 지났어유. 이젠 인삼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도 안쓰는 것 같아유. 다만 나와 내 아기를 돌보며 삶의 즐거움을 찾는 듯 하네유.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가 제게 말하더군요. “아무래도 니 인삼은 땅이 좋은 것 같구먼. 뭐 이젠 그것도 그다지 관심이 없구려. 이젠 니 몸도 나아지고 있으니 가끔가다 한번 오겠구려. 나 문전박대하면 안되능고 알제? 히힛.” 그럼유. 문전박대라뇨. 전 절대 안그러는구만유. 그 이후로 할머니는 몇일간 안왔시유. 뭐 괜찮아유. 제 몸은 거의 나은 상태라 이젠 움직일수가 있거덩요. 오늘은 간만에 인삼 좀 돌보러 나왔네유. 이젠 몸도 거의 예전그대로 가뿐해졌으니 다시 잘 돌봐야지유. 게다가 오랜만에 왔으니 거름도 준비하고 만발의 준비는 다 됐시유. 인삼밭에 도착하니 여전히 아름다운 인삼이 이쁘게도 자라있네요. 이제 거의 다 자란게 6개월 후면 완성될 듯 싶어유. 땅을 파며 거름을 주고 있는디 아 글쎄 저기 멀리 그 할머니가 보이네요. 반가운 듯 저에게 손을 흔들며 뛰어오고 있네여. 저러다가 자빠지시기라도 하믄 어쩌려고 저런당께요. 그런데 달려오던 할머니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더니 놀란 듯 뛰어오네요. 왜 그러는걸까요? 뭐 귀신이라도 본것일까유? 할머니는 나와 인삼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구만유. 아따 갑자기 왜 울고 그랴요? 그렇게도 반가우요? 한참을 울던 할머니가 저를 껴안더니 말하시네유. “어...어떻게 된겨...? 응...?” “뭐가유?” 다시 저를 바라보네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네요. “왜 죽은겨...? 으잉? 어쩌다가 죽은겨? 어쩌다가 아기가 죽은겨?” 으잉?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여. 이 할머니 노망이 들었나봐유. “죽긴 왜 죽어여?” “앙? 그럼 도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겨? 미친거여?!!” 미친건 제가 아니라 할머니같아유. 도대체 왜 이러는건지요. “아따 할머니 지금 거름 주는거 아니유. 우리 사랑스런 인삼에게 거름주는건디 와 방해하고 그러슈.” “으앙? 머...머라켔노 시방...” “거름주고 있다고여. 말 못알아듣는굥? 거름준다카요!!!” 짜증나게카이. 왜 거름주는데 방해를 하는교. “자네...지금...제정신인거여...? 갓난아기를...그것도 지 자식을...거름으로 준다는교?” “할머니요. 이깟 아기가 뭐 밥이라도 주나유? 오히려 밥만 축내는게 이것인디요. 글고 이 아기 주믄 내 인삼이 잘자라는데 그보다 좋은게 어디있단교!!!” 할머니는 그대로 얼어붙던니 얼굴이 창백해지네유. 혹시 정말로 땅이 좋아서 최고급 인삼이 나온걸루 생각하는건 아니겠쥬? 최고급 인삼이 뭐 그냥 태어나는줄 아나봐유. 하여간 이래서 늙으면 안된다니까여. “미...미쳤당께...이뇬...완전 미쳤당께!!!” 그리고는 그대로 줄행랑을 치시네유. 하여간 늙은이들은 올때도 시끄럽구망 갈때도 저렇게 시끄럽게 하네여. “으에에에엥!!! 응애!!! 으앵애애앵!!!” 아따 저 할머니 땜시 거름이 울어제끼네요. 간신히 재운건데 이것참 골치아프네여. “조용히 하려므나. 안 그럼 확 주둥아리를 찢어불랑께.” 휴...역시 말이 안통하네여. 어서 묻어야겠어유. 이 거름은 좋긴한디 너무 시끄러운게 탈이구만유. 뭐 그럼 어때유. 이걸로 제 인삼이 잘만 자란다면 바랄게 없어유. 사랑스런 내 인삼아. 부디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는구만요. 출처 웃대 - clipclover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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