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남자친구는 우울증이에요.
몇년 전, 사랑하는 여자가 떠나가고 무슨 일이 있어서였는지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저는 그가 우울증인걸 알았고, 제가 행복하니까 그의 병을 낫게 해주고 싶어서.. 그가 아픈걸 알면서도 그와 사귀었어요.
우울증이 병이란걸 알지만, 계속 사랑해주면 나을꺼야.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사귄지 10개월.
이제 너무 지칩니다.
평소에는 잘 웃어주고, 우울증도 많이 나은 것으로 보여요.
그런데 어디 놀러갈때는 사람이 변합니다. 추석연휴라서 놀러가기로 했어요. 국내여행, 해외여행도 다 싫다고 사람많은곳이 싫다해서
하루동안만 서울로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데이트코스는 제가 다 짜라고 해서, 그가 좋아하는 것들로 데이트코스를 짰어요. 이공계인 그를 위해, 전자제품관람(저는 전자제품 하나도 안 좋아하지만 그가 웃으면 좋을거라고 생각해서 넣었어요), 일렉트로마트 구경 등등.
그가 행복해서 웃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서울로 가서 데이트를 하는 순간
그건 제 착각이였다는걸 알았습니다. 홍대에서 만나는 순간부터, 차가 실수로 그에게 다가왔는데 심한 욕을 하더군요.
"씨x 좆x은 새끼" 라고 욕을하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습니다.
처음보는 욕이라서 놀랐어요. 여친이 있는제 x같은 소리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람 많은 길거리를 걸을 때는, 전혀 웃질 않고 투덜거립니다. 제가 말을 걸어도 무시합니다.
카카오프렌즈샵에 가고 싶다 말해도, "또 가..?" 라고 합니다.
뭔가 신기한 것을 볼 때도, 아무런 감탄이 없어요. 무표정으로 관람하고 아무말이 없습니다..
저는 쉴새 없이 말을 걸고, 재밌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그는 아무런 흥미를 못 느낍니다.
다음 데이트코스로 이동하려고 하다, 차가 20분가량 막혔습니다. (연휴라서 막힌듯합니다.)
"집에 갈래. 너무 막힌다." 그가 한 말들입니다. 차가 많으니 답답하답니다. 화가 났습니다.
열심히 데이트 코스 짜도, 전혀 좋아하질 않고 집에 가려고만 하니 데이트 코스 짠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났습니다.
자꾸 왜 그러냐고 화를 냈더니, 자기가 원래 답답한걸 싫어한다고 합니다.
두 군데 매장을 들렀더니, "주차비 너무 나온다. 이제 가자" 기계적으로 말합니다. 매장을 천천히 둘러봐도 집에 가자는 소리 뿐입니다..
신기한 물건들을 보고 즐거워 하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제 뒤를 따라오기만 합니다..
놀러가는걸 싫어하는 그의 특성때문에 항상 데이트코스는 집 근처에서 밥먹고 영화보기, 모텔가기..정도 였습니다..(경기도에 살아요.)
저는 26살이고, 그는 35살입니다. 26살의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서울로 놀러가고 싶어도, 그가 전혀 즐거워하질 않으니
미칠것 같습니다.
친구랑 놀러갈때는 항상 웃고, 작은 일에도 기뻐하는 저인데.. 그랑 같이 갈때는 뭘해도 반응없으니, 놀러가는거, 추억하는거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그에게 이런 태도를 고치라 해도, 자기도 그러고 싶어도 안된다고 합니다. 병적인 증세라고 하네요..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
그를 사랑하니깐, 집근처에서 영화보고 밥먹는 데이트 코스로 만족해야 할까요..? 이해해야할까요..?
아니면 그와 헤어지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남자를 사겨야 할까요..?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