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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보는 조선 중종 28년 어느 사건 이야기 - 두번째
게시물ID : history_17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rca
추천 : 12
조회수 : 7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7/23 20:29:55

1. 2월 18일

 

정원에 전교하였다.

 

“상해당한 여자아이는 ‘어미가 내 발을 잘랐다.’고만 하고, 한덕은 ‘길가에 버려진 것을 거두어 기르다가 오래지 않아 도로 버렸다.’고 하여, 말이 각기 다르므로 믿을 수 없다. 한덕과 중덕을 아이가 있는 곳에 함께 가게 하여 ‘너를 기른 사람은 누구이며 너를 낳은 사람은 누구인가?’하고 물으면, 죄가 있는 자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덕은 이미 남에게 미룰 리가 없다. 여자아이는 옥정(獄庭)에 내올 수 없으므로 한덕과 중덕을 아이 있는 곳으로 보내어 자세히 힐문하라.”

 

의금부가 아뢰기를,

 

“처음에는 상처받은 여자아이가 미욱하고 언어가 착란되어 믿을 만하지 못하게 생각되었는데, 지금 보니 말에 두서가 있어서 선후를 잃지 않습니다. 여자아이를 본부(本府)에 데리고 가서 미진한 곳에 대해 자세히 묻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였다.

 

“여자아이에게 ‘어떤 사람이 네 발을 잘랐는가?’ 하자. 한덕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발을 잘랐다.’고 하였다 하니, 여자아이가 무슨 사사로운 감정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였겠는가? 이는 필시 한덕이 자른 것이다. 그리고 ‘발을 자를 적에 머리에 털모자를 쓴 자가 옆에 있었다.’고 하니, 이 사람도 속히 추문해야 한다. 여자아이에게 자세히 물으려는 것은 혹시라도 미진한 일이 있을까 염려해서이지만, 지금 사건의 정상이 이미 드러났으니, 다시 물을 필요가 없다. 지금 만약 아이를 옮겨오면 바람을 쐬어 죽거나 중상을 입는 폐단이 없지 않을 것이다. 우선 보호해 주는 집에다 두고 ‘신중히 간호하고 의식(衣食)이 모자라지 않게 할 것이며 죽게 하지 말라. 불행히 죽으면 너는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을 아울러 이르라.”

 

금부가 아뢰기를,

 

여자아이가 발을 잘릴 때 털모자를 쓴 사람을 보았다고 증언하므로, 그를 잡아다 여자아이에게 보이면서 ‘이 사람이 과연 네 발을 자를 때 보았던 자인가?’ 하니 ‘아니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집에 달리 모자 쓴 사람이 없기에 가두었습니다.”

 

하니, 전교하였다.

 

이 공사(公事)를 보면 상처입은 여자아이를, 그 어미 중덕은 ‘지난해 9월에 잃었다.’고 하고, 한덕은 ‘이달 초10일께 얻었다가, 주인이 꾸짖으므로 다음날 버렸다.’ 하였으니, 그 사이가 거의 5개월이다. 그러면 이 아이는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아이에게 물어야 한다. 반비(班婢) 입사리(入沙里)의 초사에도 정월 초에 보았다고 하였고, 봉비(奉非)의 초사에도 정월 초에 보았다고 하였으니, 이들의 말은 같다. 흔비(欣非)의 초사에도 정월 보름에 보았다고 하였고, 귀덕의 초사에는 정월 27일에 얻었다고 했다. 한덕의 초사에는 정월 11일경에 버렸다고 하였으니, 그렇다면 그 동안의 간격이 27일이나 되므로, 반드시 그동안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 말이 모두 다르니 반드시 간사한 소행이 있을 것으므로 자세히 묻지 않을 수 없다. 낭관(郞官)이 한덕과 반비 등의 여인들을 모두 데리고 여자아이가 있는 곳에 가서 이들에게 모자를 씌워 아이에게 보이면 반드시 어떤 여인이든지 가리킬 것이다. 모자를 씌우지 않으면 발을 자를 때 본 것과 다르므로 아이가 식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덕과 동거하는 반비와 절족(切族)인 여인들에게도 모두 털모자를 씌워서 가리키도록 해야 한다.

 

 

※ 몇 줄 요약 (음슴체) 

 

1. 피해자인 여자아이와 한덕의 증언이 각각 달라 믿을 수 없어서, 한덕과 중덕을 아이 있는 곳에 데려가 힐문하도록 함.

 

2. 의금부에서 말하기를, 처음에는 아이가 미욱하고 착란하여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는데 다시 자세히 들어보니 말의 두서가 있고 선후가 있다고 판단. 의금부로 데려가서 미진한 부분을 다시 물어보자고 함.

 

3. 중종은 어린 아이가 무슨 사사로운 감정이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겠냐며 6살 어린 아이의 증언을 믿으며 한덕을 범인으로 지목함. 그리고 안 그래도 다친 아이를 옮긴다면 날씨나 아이가 입은 중상 때문에 아이가 죽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아이를 보호하는 집에 두라고 하며 ‘중히 간호하고 의식(衣食)이 모자라지 않게 할 것이며 죽게 하지 말라. 불행히 죽으면 너는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을 전하게 함.

 

4. 의금부에서 아이가 자신의 발을 자른 사람이 모자를 썼다길래, 모자를 쓴 이를 잡아다가 아이에게 보여줬으나 아이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함.

 

5. 중종은 일단 생모가 버린 기간과 한덕이 데려갔던 5개월의 공백에 먼저 의구심이 품고 아이에게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물어보라고 전교함. 또한, 이 사건의 핵심은 ‘언제 발이 잘렸는가’로 판단하고, 아이를 데려갔던 사람이 한 명이 아닐 테니 데려갔을 때 만약 발이 잘렸다면 발이 잘린 걸 모를 리가 없을테니 그 시점을 아는 게 사건의 핵심이라고 봄. 그래서 낭관에게 일러 한덕과 반비 등 모든 여인들에게 털모자를 씌워 아이에게 보여주어 범인을 지목하도록 함.

 

※ 출처

 

중종 73권, 28년(1533 계사 / 명 가정(嘉靖) 12년) 2월 18일(신묘) 1번째기사

중종 73권, 28년(1533 계사 / 명 가정(嘉靖) 12년) 2월 18일(신묘) 4번째기사

중종 73권, 28년(1533 계사 / 명 가정(嘉靖) 12년) 2월 18일(신묘) 6번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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