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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나쁜 정책은 아니어요.
게시물ID : readers_172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는노래
추천 : 11/4
조회수 : 849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4/11/20 21:54:41
 
도서정가제에 대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짧게 단순화해서 써보겠습니다.
 

2000년 이전, 그러니까 인터넷 서점들이 나타나기 전.

도서는 이런식으로 움직였습니다.

책값이 10,000원 이라면,

출판사  (6천원) -> 대형서점 or 도매상 (7천원) -> 소형 서점 (8천원) -> 소비자 1만원
 
(참고로 저자는 1만원에서 10%를 인세로. 즉, 1천원 정도를 가져갑니다. 책 앞면에 1쇄라고 찍혀있는걸 3천부라고 가정하면 저자는 3백만원 번거죠.)

안팔리면 다시 역순으로 반품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현금"은 이동하지 않습니다.
 

즉, 서점은 이론상 망하지 않습니다.
팔리면 소비자에게서 현금이 들어오고, 안 팔리면 반품하면 끝이니까요.
 
 
2000년 무렵 인터넷 서점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출판사를 유혹합니다.
"우린 반품 안하고 현찰 줄께, 도매상보다 더 싸게 재고 넘겨라"
 
종이 장부에다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어음을 수금하러 다니는 직원을 고용하던 출판사들이
엑셀 정리해서 현금으로 은행에 입금 해주는 인터넷 서점을 어찌 외면하겠습니까.
 
 
인터넷 서점의 득세가 시작되죠.
 
그리고, 그후 15년이 지난 지금.
서점은 반이 망했고, 그나마 있는 서점도 문제집 팔아서 먹고 사는 수준이죠.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 동네 슈퍼, 편의점, 심지어 대형마트까지 반은 망하고, 살아남은 편의점에서는 담배만 팔고,
 
사람들은 모두 지마켓, 11번가, 옥션에서만 물건을 사게 된겁니다.

 
출판사라고 해서 나아지지 않았고,
 
인터넷 서점에 돈 좀 주고 메인 페이지나 추천 페이지에 홍보를 할 수 있는
 
몇 몇 대형 출판사만 살아남은 거죠.

 
동네 서점이랑 균형이 좀 맞아야 하는데, 지금은 인터넷 서점에 너무 힘이 실려 버렸고,
 
출판사들은 인터넷 서점에서 할인 되는거 계산해서 책 값을 올려버리고,
 
신간도서 코너에 잡히기 위해서, 책 제목만 바꾼 후 다시 책을 찍어내고 있죠.
 
 
도서 시장의 위축이 꼭 도서정가제 때문 만은 아니지만,
 
그 중 하나의 원인을 제거해보자는 나쁘지 않은 의도의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정책의 결과는 두고 봐야알겠죠.
 
 
 
PS1. 알라딘에서 중국사상문화사전(책과함께), 총균쇠(문학사상) 이번에 꼭 구매하세요. 다른 서점은 모르겠네요.
 
PS2. 물론 저도 최근 일주일동안 15만원 질렀습니다만,
 
PS3. 이게 오유 첫 게시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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