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 길게 쓰다가 그냥 다 지웠어요
오랫동안 우울증 겪으면서 현실도피 하다가 치료 받고 이제 겨우 현실로 돌아온지 3개월쯤 됐는데요
두렵고 무서운만큼 생각이 밀려들어올 틈이 없도록 정말 열심히 살았던 3개월이었어요.
오늘 자퇴했던 대학 재입학 기간 알아볼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요.
남은 할 일도 있었고 마음이 평안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진로에 대한 두려움이 미칠듯이 커져서 직업을 알아보고 알아보고 알아보다가
다시 심장이 옥죄는 듯한 미칠 듯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어요
너무 무서워요
이제 겨우 현실에 발 딛고 설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게 됐는데
직업을 알아보니까 나 같은 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보여요
치열하게 쉼 없이 달려온 사람들도 나가떨어지는데 4년이라는 긴 텀이 있는 저 따위가 이제 무언갈 시작한다고 아무도 받아주지 않을 것 같아요.
내 한 몸 건사하는게 뭐라고 내 한 목숨 살자고 이렇게까지 노력해서 돈을 벌고 살아야 하는 건가
그냥 죽으면 안되나 내가 이렇게까지 버텨내야 하는 걸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다시 또 현실도피 하고 싶어요
3개월간 마음 상태에 굉장히 예민했었거든요
뭐 툭하면 공황장애냐 우울증이냐 조롱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알고 있어요
근데 우울증에 걸렸을 땐 정말로 평탄한 마음인데 잠깐 우울하거나 심하게 우울하거나 이런 정도가 아니고
그냥 원래 기본 설정이 우울한 상태에 쉴 틈 없이 자살 충동이 계속 들어요 정말 미칠 것 같고
논리적인 해결책은 자살밖에 없는 것처럼 보여요 막
식욕도 없어지고 무감각해지고 잠 드는게 너무 무서워서 잠도 못자겠고
빠져나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조금이라도 그 때에 가까운 기분이 들면 책도 읽어보고 운동도 해보고 별의별 것을 다 해보고 그랬는데
지금 다시 그 때 상태로 돌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에요
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무서워요
정말 극도로 무섭고 두렵고 혼자인 것 같고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 미쳐버리겠고
정말 특별한 욕심도 없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왜 태어나가지고 이런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나
너무 무섭습니다 스스로가 왜 이렇게 무가치할까요.
저 정말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아무런 용기가 안 나고 죽도록 두려워요. 제발 용기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