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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프로포즈데이
게시물ID : humorstory_236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49
조회수 : 252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6/19 16:22:26
얼마전 친구의 애인이 친구를 위해 깜짝 프로포즈를 한 이야기입니다. 부러움에 분노하실분들, 혹은 지금 여자친구분이랑 같이 계시는 분들은 끝까지 읽고 어디 한번 당해봐. 내 주위는 온통 유부녀들 천국이다. 주말 오후, 친구와 간단히 한잔하려고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면 00엄마, 00맘, 00애미, 00낳은여자, 배부른여자, 똥배인가? 등등으로 아기와 남편들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뿐이다. 물론 그 중에는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 동생들도 있지만 주말에 나랑 만나줄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평일에는 만나주느냐. 그건또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매우친한 친구 서너명은 아직 아가씨로 존재한다는것 그러나...그 중 심하게 친한친구 한명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얼마후 그 친구의 생일이 가까워오자 친구의 애인에게 전화가 걸려왔었다. "00이 아가씨때 마지막 생일파티니까 근사하게 해주고싶은데. 시간비워둬. 00이한텐 절대비밀이야." 그때 떨리는 그 오빠의 목소리에서 난 '나 프로포즈할거임. 와서 부러워해라. 약오르지롱'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낀것은 나만의 착각이겠지....... 두달가량의 시간이 남았음에도 친구의 애인은 얼마나 성대하게 준비를 하시려는지 4~5일에 한번씩 문자로 장소와 시간을 보내오셨다. 검색해보니 그곳은 촬영장으로도 유명하고 규모가 큰, 파티룸의 종결룸인 00호텔이었고 하룻밤 가격또한 내 몸값보다 비쌌다.. (초딩때 날 좋아하던 친구가 다른 남자아이에게 500원주면 날 포기한다고 했었다. 개깪끼가 600원만됐어도 컵떡볶이가 두컵인데. 개깪ㄲ끼...) 드디어 D-day가 다가왔다. 하지만 난 그날따라 몸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 열이 들끓고, 한걸음떼기가 힘들정도였지만 선물사고 케이크사고 꽃다발사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정신력으로 호텔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눈앞에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화려한 복층룸, 넓은 실내수영장이 펼쳐졌고, 수십개의 촛불과 색색깔의 풍선, 맥주, 와인, 고급안주들, 밑에 짱박혀있던 다음날 해장을 위한 육개장컵라면까지. 어느여자라도 넘어갈수밖에 없는 멋진 풍경이었다. 그리고 친구애인은 엉덩이에 풍선을 달고 프로포즈할 목걸이와 꽃다발을 들고 긴장된 얼굴로 호텔방안을 계속 서성였다. 친구에게는 지방에 있는 부모님댁에 다녀온다고 했고, 다른 두명의 친구들이 스파이역할을 맡아 이번생일은 여자셋이서 신나게보내자며 주인공친구를 데리고 오는중이라고했다. 호텔안에는 친구애인과, 그의 친구, 주인공친구의 친구인 나와 다른 여자친구 4명이 각자 위치에서서 스파이친구들이 주인공친구를 데려오기만을 기다리고있었다. 그때 도착한 문자 "9시 도착예정" 그 문자에 우리는 모두 기겁하며 어떡해를 연발했다. 그때 휴대폰은 8시 50분을 알리고있었기 때문이다. 점점시간은 흘렀고, 스파이친구에게 "안대 장착완료. 엘리베이터탑승. 준비하라"라고 마지막 문자가 도착했다. 친구애인은 개다리춤을 추며 하트 꽃밭안으로 들어갔고, 우리는 각자 위치에서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서있었다. 난 평소 친구들에게 세계에서 사진을 젤 못찍는다는 평을 듣기에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서 방해되지 않도록 입을 틀어막고 서있었다.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여기어딘데. 안대는 왜하라고해. 여기어디야? 나이트야?" "나이트가 이렇게 조용하겠냐. 시끄럽고 일단 들어가봐." 그 소리와 함께 문이 덜컥열렸고, 한껏 예쁘게 꾸미고온 주인공친구가 안대를 하고 스파이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룸안으로 들어섰다. "18. 여기뭔데 신발벗냐. 여기어디야?" 평소 과격하기로 유명한 주인공 친구... 우린 웃음이 터졌지만 입을 주먹으로 틀어막으며 겨우겨우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 스파이친구들이 주인공친구를 애인앞으로 데려갔다. 드디어.....안대를 풀렀고. 잠시 1초간의 정적이 흐른후, 주인공친구는 두 무릎을 바닥에 내리찍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으헝허어ㅓㅇ어 뭐야.어헝뭐야뭐야으흐으흥허어헝 오빠뭐야!! 웨이터인줄 알았는데 뭐야흐아ㅏㅇ흥헝헝" 친구의 우는모습에 우리는 모두 눈물을 글썽였지만, 프로포즈 당사자인 오빠는 매우 난감한 눈치였다. "야..내가 무릎꿇으려고했는데..아 뭐야." 하면서 계속 무릎꿇고 오열하는 친구앞에 같이 무릎을 꿇고 목걸이를 전해줬다. 그러자 친구는 더 크게 폭풍오열을하며 "으헝허어헝. 뭐야 프로포즈선물이야? 티파니꺼아니면 안돼.으헝허어허어ㅓ허엏ㅇ" 잘나가는 디자이너인 친구. 웬만한 직장인보다 훨씬많은 연봉을 받기에 능력도 돼고, 직업도 직업인지라 평소에도 화려한 생활을 하는 그녀였기에, 그 와중에도 자신이 원하는 목걸이 브랜드를 확인하고 있었다. 우린 한번더 웃음이 터졌지만, 아직 친구가 우리 모습을 못봤기에 발가락으로 입을 틀어막을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친구의 목에 목걸이가 걸렸고, 오빠는 멋지게 프로포즈에 성공했다. 잠시 진정된친구. 하지만 정신은 없었는지 우리가있는 뒤쪽으로 돌아볼생각을 못하는것 같았다. 보다못한 스파이친구중 한명이 말했다. "야. 뒤돌아봐." 그제야 "읭? 뒤는왜?"하며 획 돌아선 친구. 자신을 바라보며 활짝웃고있는 우리들을 보자 다시 두 무릎으로 바닥을 후려치며 대성통곡! "으허엏어ㅓㅎ어헝 뭐야 너네읗엏엏어허어어헝 망할년들아흥허어허어ㅓ허어헝 날 다 속였어으으하아아아앙"이라며 다시 울부짓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웃기기도했지만 우린 모두 눈물을 흘렸고, 그렇게 깜짝파티는 대성공.......을 하는줄알았는데 실컷울다 마침내 심신을 진정시킨 친구가 입을 열였다. "끝이야?" ............. 우리는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욕을 퍼부으며 앞에 놓여있는 맥주를 나발불었다. 어느정도 배도 채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자 오빠는 자신있게 수영복 트렁크를 꺼내며말했다. "내가 너네 입으라고 비키니수영복 다 챙겨왔어. 각자 취향에 맞는걸로 골라!" 우리들은 오아아아아아-하며 몰려가 수영복을 골랐는데 위에꺼만 챙겨오고 밑에꺼는.........없어...아무리봐도.......... 그러자 오빠는 당황하며.. "이상하다..다 챙겼는데.....괘..괜찬항. 여기 드라이기있어....." 하지만 어느정도 술에취한 친구들은 그런것따위 아랑곳하지않고 위에만 입고 밑에는 다행스럽게 따로 챙겨온 핫팬츠만 입고 입수했고, 그 중 유일하게 저질몸매의 소유자였던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구석에 찌그러져 깡와인을 삼킬수밖에 없었지.. 와인이 이렇게 쓴줄은 난 미처 몰랐었다. 어쩐지 그날은 이상하게도 운수가 좋더라니. 친구는 내일 신혼집으로 이사를 하고, 결혼식은 12월에 올리기로했다. 그리고 친구도 애인에게 보답하기위해 깜짝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중이다. 축의금을 두둑하게 해주려면 다음달부터 컵라면으로 끼니를 연명해야만하지만... 친구가 평생 행복하게 잘산다면 그런것쯤은 문제도아니긴하지만 볶음김치도 사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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