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에서는 5년째 같은 업무 혼자 하고 있어요.. 필드경력은 전체 10년 정도구요.. 쉬운 업무는 아니예요.. 범위가 넓고 각 영역별로 전문성도 필요한 업무를. 단지 제 업무 일부가 그 업무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모두 떠 안고 하고 있어요.. 할 사람이 없대요..
회사 자체가 공무원 조직 같은 곳이라 윗분들은 오너쉽도 없고 본인임기 내에 문제만 없으면 되는 분위기라 제 업무엔 신경도 안쓰고 지원도 없고 제 성격도 참을 수 있을때까지는 참고 일하는 스타일이라 다들 이 업무가 어려운지 몰라요. 그리고 뭐하는지도 몰라요. 그냥 감독하는 외부 기관만 신경쓰죠.
5년이나 했고 이제 좀 익숙해지나 싶은데... 그런데 전 정말.. 점점 자신도 없어지고 힘이 들어요. 제가 이 업무 시작할때 정말 인수인계 하나도 못받고 관련 공부 하나도 안하고 시작했거든요..사수도 없고, 윗사람들은 다들 관심도 없고. 그냥 무대뽀로 덤볐어요. 책 읽고 관련 자료 읽고 구글에서 논문 찾아 읽고.. 같이 프로젝트라는 회계법인 사람들한테 질문도 하고.. 결산 시즌 되면 혼자 새벽 2시까지 남아서 외감 자료 만들고.. 외감 회계사한테 미안해서 울면서 전화하고 그랬어요. 그럴때도 사무실엔 저 혼자였구요. 그렇게 5년을 버텼는데.. 자꾸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ㅠㅠ 다들 잘한다고 칭찬해주는데 됐다고 나 그냥 나갈테니 니네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싶어요 ㅠㅠ
이 회사로 이직하고나서 성격도 많이 달라진것 같아요. 예전엔 힘들어도 표정은 밝았는데 점점 불만만 늘어놓는 심술쟁이가 되어있더라구요. 이런 제가 싫어요. 이렇게 저를 바꾸는 이 회사가 싫어요 ㅠㅠ 회사 일 때문에 우울증 걸린 것 같아요..
그런데 차마 회사를 그만두지는 못하겠어요 현실이 막막하네요.. 아파트 대출도 있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어차피 이 회사 그만둬도 같은 업무를 다른 회사 가서 해야하는데.. 유부녀에 2세계획 있는 여직원이 움직이기엔 심적부담이 크네요. 거기다 지금 직장이 나름 여직원 복지가 좋은 기업이라 다른 회사랑 더 비교하게 되는것 같아요.
인사팀에서 사람 좀 구해다가 제 일 좀 나눠서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ㅠㅠ 누군가와 협업을 해보는게 소원이네요 ㅠㅠ 일 도와주지도 않을꺼면서 일만 벌리는 분들 좀 없으면 좋겠어요 ㅠㅠ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뭘 하고 있는지도.. 뭘 해야하는지도.. 이 새벽에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