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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드네요. 눈물만 흐르고요.
게시물ID : gomin_17307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Rla
추천 : 12
조회수 : 86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11/06 04:51:28

집안 사정때문에 서른살이 넘어서야 대학 졸업하는 백수입니다.

헌데 주제도 모르고 분에 넘치는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집안, 학력 빵빵한 사람이었어요.

사실 저는 그 친구네 집이 그렇게 잘 사는 곳인줄도 몰랐어요.

그냥, 그 외로운 모습을 제가 보듬어주고 싶고

그녀가 힘들때 따듯한 손내밀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힘든 시절을 보내와서 그런지

처음 만난 사랑은 그만큼 더욱 값졌고 제 모든걸 다해 사랑했어요.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그 친구는 수 많은 망설임끝에 저에게 결국은 고백했어요.

그만하고 싶다고.

저는 당시 이별의 이유도 제대로 알지못한체 그렇게 그녀와 헤어졌어요.

그리고 몇 개월 후 저를 다시 찾아온 그녀에게 진짜 이별의 이유를 그제서야 듣게 됐어요.

부모님을 극복할 용기가 없다고, 부모님이 납득할 사람과 만나고 싶다고.

가슴을 두둘기며 펑펑 울면서 그렇게 말했어요.

아직도 그순간 바르르 떨리던 그녀의 가려린 손이 잊혀지지를 않아요.

저는 그녀를 그렇게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공장 전전하며 생활비 벌기에 바빴던 저도 이제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다시 연락이 왔어요.

잘 지내는...거라고 해야할지.

몸도 건강하고 새 남자친구도 생겼고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많이 힘들대요.

새 남자친구를 만나도 만날 때만 잠깐 기쁘지, 행복하지가 않대요.

그런데 제가 그 친구에게 해줄 말이 없었어요.

해줄 수 있는게 없었어요.

저만 바라보고 있는 늙고, 병든 가족들 돌아보면

절대 그 친구에게 그럼, 나를 믿고 함께해줘같은 헛소리를 할수가 없었어요.

새남자친구의 연봉은 제가 꿈도 꾸지 못할 액수였어요.

아마 제가 은퇴할때까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저런 연봉은 결코 받아보지 못할거에요.

그래서 쓰레기짓을 했어요.

해서는 안될 말을 했죠.

그 친구를 속물취급하며 성적으로 조롱했어요.

모든걸 다 부숴버리고 싶었어요.

그녀와 제 사이에 있는 그 모든 관계의 조각들을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녔어요.

야, 나 오늘 개쓰레기짓했다. ㅋㅋㅋㅋ 속물 전여친한테 복수함. 겁나 통쾌해! 찌질이의 복수 성공!

이러면서요.

미친사람처럼 낄낄거리며 다녔어요.

근데...사실은 제가 그 친구한테 해줄게 그거밖에 없었어요.

쓰레기 전 남자친구로 남는게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하면 그녀가 괜히 살다가 뒤돌아 볼일이 없잖아요.

나를 버렸다는 죄책감도 느낄 필요없고, 미련도 사라지고, 다시는 그리워하지도 않겠죠.

이제는 미련없이 본인 앞에 있는 행복을 찾아 나서겠죠.

저도 이제 그녀를 그리워할 일이 다시는 없을거에요.

그런 말까지 했는데, 그런 악담을 했는데 어떻게 다시 그녀를 그리워할 면목이 있겠어요.

저는 그 친구를 위해서도, 제 자신을 위해서...그게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늘은...보름동안 참았던 눈물이 엄청 나네요.

잠이 안와요.

이 눈물이 언제쯤 그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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