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강화도 주둔 해병대원들의 민항기 소총 사격이 중국에서 연일 망신을 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제뉴스 전문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0일자 1면에 "여객기 총격 사건이 한국의 체면을 떨어뜨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 신문은 "한국 방공 수준이 의문시되고 있다" "남북대치가 초목마저도 모두 적의 군대로 보이게 했다(南北對峙導致草木皆兵)"는 부제목을 올려 이번 사건은 한국군의 과도한 경계태세 때문에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사건 이후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군이 '전투정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화(禍)'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내보냈다.
신화통신도 연일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19일 총격사건을 비중 있게 전한 신화통신은 20일엔 "한국군이 여객기를 사격한 병사의 행동이 규정에 부합하기 때문에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틀이 지났지만 오인 사격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의 일반 인쇄매체들과 포털사이트 등은 신화통신의 기사를 전재하는 방식으로 이번 항공기 오인사격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번 민항기 사격 사건은 우리 군이 정상항로를 운항하던 민항기를 겨냥해 사격을 했다는 점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당일 2명의 초병이 새벽 4시께 교동도 남쪽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불빛을 발견하고 이를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고 평소 보지 못했던 미확인 비행물체'로 인식해 경고사격을 한 뒤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많은 항공기가 다니는 길목인데도 군 당국이 초병들에게 민항기 식별 및 운항 시간 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군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