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폭력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장문)
게시물ID : freeboard_5165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LGD
추천 : 2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6/20 16:08:20
[고민게시판에 올릴지 자유게시판에 올릴지 고민하다가 고민은 아닌 것 같아서 자유게시판에 올려봅니다]




어떤 게시글에 체벌관련 글이 써져있어서 덧글을 달았습니다.
본문은 수업중에 교사의 5초 정도 시행된 엎드려뻗쳐 체벌에 대해 학생의 학부모가 신고를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게시물에 아무리 짧은 5초더라도 체벌은 엄연히 불가하고 교육적인 의도와 무관하게 어쨌든 폭력이니 신고 자체가 부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반대를 많이 받아서 블라인드가 되더군요.
또 현직 교사이신 분께서 반박 덧글도 다셨구요. 그건 지금 돌아와서야 확인했습니다.(덧글 달고서 학교가느라 자리를 비웠습니다.)

지금 말하려는 것은 따로 덧글 다신 분들,반대하신 분들에게 다시 반박하거나, 그 학부모를, 피해학생을, 아니면 본문의 교사를 옹호, 혹은 비난하려는 내용이 아닙니다. 

그냥 단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폭력, 그것이 가해자입장으로써든, 피해자 입장으로써든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 겁니다.

많은 사람들- 저도 또한 유년기부터 중학생 때 까지는 제 세대까지의 다른 사람들의 많은 경우처럼 체벌을 당해본 적 있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무언가 잘못된 행위가 그 체벌로 인해 수정되고 개선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 체벌의 정도가 작건 크건 체벌은 엄연히 폭력이고 타인에게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멸감과 상처를 남기는 것이었고 저는 체벌의 효과로 개선보다도 그런 상처들이 많이 남았습니다.

체벌을 가한 선생님들께서 과연 그런 상처를 주려고 일부러 체벌하신 걸까요? 아닐 겁니다.
그 분들은 나름대로 통제 및 학생 개인의 개선을 바라고자, 말 그대로 '학생을 위해서' 체벌을 가하신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문제는 실제로 그렇게 학생을 위하는 마음과는 달리 결과로써 나타나는 현상은 몸과 마음에 남는 상처와 일시적인 개선뿐이었습니다.(혹은 개선이 되지 않고 악화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영구적 개선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마치 아이가 뜨거운 걸 집어보고 나서야 뜨거운 걸 알게 되서 그 뒤로는 그것에 대해 혐오하고 위험을 느끼고 피하는 것과도 같은, 일종의 트라우마라고 생각됩니다. 이건 건강한 정신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사항이겠죠.
(건강한 몸에는 도움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악영향을 줄 것을 피하게 된다는 메커니즘이 성립되니까요)

몸에 남은 상처는 그나마 금새 치유되기라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이 자라오면서 받은 체벌 등에 대한 기억이 좋았던 적이 있는 건 아니었을 겁니다.
단 한번도 맞아 본 적 없는 분이 아니라면야 지금껏 겪어 본 크고 작은 체벌이라는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 근본적인 생각은 다 비슷하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지 않을까요? 

누군가 맞을 때 '내가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그래 맞자'라고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맞을까요? 아니면 때리는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서 자신이 맞는 이유(사실 이유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를 찾을 수 없는 불쌍한 피해자가 마음의 상처라도 덜고자 자기합리화라는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는 걸까요? 궁금합니다.

답은 해당상황에 처한 자기 자신만이 아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가해상황이든 피해상황이든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폭력의 가해라는 것이 진화의 과정 중에 물리적 제압으로써 상대를 나보다 불리한 상황에 둔다...라는 점에서 유용하게 진화한 것이라면 그것이 적어도 '자연'적으로는 틀린 것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성을 가진 인간이지요. 저는 인간이 지성과 감성의 감화가 아닌, 동물처럼 체벌로 다루는 방식(그것도 마음과 몸이 한창 성장중인 학생들에게!!)을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그 방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며 때릴 수 있나요?
가능하시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그렇게 생각하시는 당신 나름의 사랑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 동의할 수 없지만, 그게 옳다고 생각하시면 그걸 그 상대에게 실행해보세요. 

상대가 좋아하나요? 
아마도 결과는 그 상대가 사랑하는 이든 자신의 반 학생이든 아마도 싫어하지 않을까요?그렇다면 결국 그 사랑은 짝사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는 마음을 닫을지도 모르고요.

문제는 뭐냐면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오로지 피해자측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가해자는 보다 압도적인 위치를 점했으므로 책임을 면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동등한 입장의 경우에는 역공격이 가능하므로(예를 들면 보통 폭행시비가 일어나면 고소하거나 합의를 하죠.) 해당사항이 없지만 교사와 학생, 간부와 병사, 선임병과 후임병, 기타 수많은 상하관계에서는...더 말할 필요가 없죠.

많은 오유인들이 이런 불의를 용납하는 분들은 아니시잖습니까?
근데 그게 아닌 건지 제 덧글은 반대를 많이 받아 블라인드가 되더군요. 

상황적 문제를 바라보기 이전에 원리적 문제를 분석해야 옳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학생이 뭔 지랄을 했건 학부모가 치맛바람이건 선생님이 사실은 좋은 사람이건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런 문제 다 떠나서...!

사람 대 사람으로써 폭력을 가하는 건 옳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원리적인 이야기는 해도 해도 똑같은 이야기니 줄이고, 제목 그대로의 얘기를 하자면 이 얘기입니다.

1.사람들은 폭력을 싫어하고 반대한다.
2.근데 체벌같은, 그 동안 합법이라고 생각해왔던 폭력 등에 대해선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
3.근데 체벌도 폭력 아닌가? 왜 체벌은 합당하다고 생각하지?
4.아...너무나 익숙해져 있던(가해로든, 피해로든) 것인지라 잘못됬다는 것 자체를 느끼질 못하는 건 아닐까?
  





사실 여러가지 따지자고 쓰는 글이 아니고, 그냥 제 생각을 정리할 겸, 소위 썰을 푸는 것인지라 
감정적 반박 등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뭐 비판하셔도 상관은 없는데, 특별히 대응할 생각은 없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