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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사태에 대해 조심스레 한 마디.
게시물ID : nagasu_1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eitgeist
추천 : 11
조회수 : 75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6/20 17:48:11
개인적인 의견 몇 글자 적어올리고자 글을 써 봅니다.

저는 이번 옥주현 사태가 지금의 사회적 현실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저는 옥주현 씨가 싫다고 주장하시는 분이나 그 반대되는 입장, 또는 예능인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는 등의 여러 다른 입장들이 모두 나름의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어쩌면 옥주현 씨 자체에 대한 입장 차이보다는 사람들간의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의 시발점은 옥주현씨의 캐스팅 소식이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다고 생각하는데요, 과거 고속도로에서의 행동이나 슈퍼스타K2에서의 언행, 할로윈데이에서의 분장 등의 여러 잘못들을 문제삼으며 네티즌들이 반발심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에 비해서 아이돌 출신이었다는 점이나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부수적인 문제 또는 개인적인 취향 문제는 될 수 있으나 이렇게까지 된 핵심 원인으로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캐스팅 과정에서 신정수PD와 옥주현 씨의 소망교회에서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소문, 옥주현 첫 출연 방송에서의 편파편집 및 공연방식의 변경을 둘러싼 논란, 송은이 씨의 과도한 리액션 등으로 인해 옥주현닷컴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하는 등 네티즌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옥주현 씨가 유관순 코스프레에 대한 사과글을 올리고 나가수 무대에서도 수준급의 공연을 보여주는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반대여론이 일면서 조금은 사그라드는 분위기가 되었으나 아직도 싫다는 의견과 좋다는 의견, 그만하자는 의견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교를 위해 작년 슈퍼스타K2의 사례를 들고 싶은데요, 당시에도 물론 지금의 나가수처럼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허각 씨의 우승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 청년의 우승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실력(노래)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되는 경쟁자(존박)를 제치고 공정하게 실력만으로 평가받아 평범한 사람(허각)이 성공하는 스토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사건이었고, 지난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공정사회에 대한 대중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기도 등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지요.

어쩌면 여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민적으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나가수에 실력이나 인지도가 아닌 빽이나 다른 무언가를 통해 편법으로 승차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출연뿐만에 그치지 않고 1위까지 거머쥐게 되고 편파적인 편집과 공연방식 변경의 혜택까지 누리는 것 같은 장면을 보며 대중들에게는 뭔가가 겹쳐 보이지 않았을까요? 그것이 혹시 있는 자들이 승리하고 없는 자들은 패배하는 불공정한 지금의 사회는 아니었을까요? 현실에서 박탈감과 불공정함을 느껴오던 와중에 즐겁게 보며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겼는데 그 프로그램에서도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분노의 감정이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시각에서 옥주현 씨는 나가수에 출연한 그 자체가 가수로서는 행운일 수 있지만, 비판받을 만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그 이상의 비판과 비난의 화살을 혼자 다 받아내고 있다는 부분에서 전체적으로는 운이 없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한편으로는 매우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옥주현 씨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분들도 그 분노가 비단 옥주현 씨를 향한 분노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쌓인 분노의 감정들이 일종의 분출구를 찾아 쏟아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분들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내는 옥주현 씨의 입장에서 그것이 견뎌내기 힘든 엄청난 고통일 수 있겠지요. 비난글을 올리는 것을 자제시키려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되고요.

제 생각에 틀린 부분들도 있을 것이고요, 뭔가 의도를 갖고 쓴 글은 아니라 제가 딱히 주장하고자 하는 바도 없습니다. 단지 요즘 글들을 읽고 "옥주현이 그냥 싫다" 라는 식의 입장을 둘러싸고 찬반 입장이 있는 것 같아서 혹시 그냥 싫은 게 그냥 싫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심리적인 부분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끄적여 보았습니다. 

뻘글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죄송스럽고,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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