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같은 강박증, 불안증이 생긴건 1년정도? 된 것 같아요.
작년 여름부터 cpa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뛰어든 건 아니고 나름 회계에 자신이 있었거든요.
나이 스물다섯에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님 도움받아 공부를 시작했더니
1년이라도 빨리 합격해 부모님 짐을 덜어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초반엔 남는게 시간과 체력인지라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같은 강의를 2회독, 3회독, 4회독.. 하나라도 덜 외워지면 다시 돌아가 머리에 박힐때까지 집어넣었습니다.
정말 밥먹는 시간, 잠깐 커피마시는 시간 빼고는 책만 들여다 봤어요.
밤만 되면 '아, 내가 지금 자도 정말 괜찮을까. 아직 더 공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까지 해가며
졸려 죽기 전까진 잠도 안 잤습니다. 아침엔 또 칼같이 일어나구요.
그런 생활을 작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약 반년정도 지속했는데
어느순간 새벽만 오면 심장이 너무 두근대더라구요.
분명 책상에선 당장 잠들지 않으면 기절할 것 같았는데
침대만 오면 심장이 쿵쿵대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머리 저 편에선 자꾸 '아직 자면 안돼!'라는 생각이 심장소리와 함께 들려왔구요.
문제는 이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 지금은 증상이 심한날엔 아예 잠을 못잔다는 겁니다ㅠㅠ
하루 저렇게 심장이 쿵쿵대 날을 새면, 그 다음날은 그나마 잠들고,
다시 날을 새고, 또 다음날은 잠들고..
당연히 생활이 규칙적일 수가 없죠.
컨디션은 갈수록 나빠져 원하는 만큼 진도를 빼지 못하고, 강의를 들어도 들은 것 같지가 않아요.
신경은 갈수록 예민해져 다른 곳에 시간을 뺏길때는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하고, 또 화가 납니다.
친구들 만나러 가는 것도 힘들어요. 예상한 것보다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ㅠ
심지어 강의가 예상한 것보다 늦게 끝나도 불안하고 화가 납니다.
정말 너무 떨치고 싶어요. 이 불안과 강박..
공부량을 점점 줄이기도 해봤습니다. 정말 초반에 비하면 말도 안 될 만큼 줄여도 봤어요.
공부를 며칠 쉬어도 봤습니다. 여행도 가보고, 혼자만의 시간도 오래 가져봤어요.
그래도 나아지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그만큼 시간을 버렸다는 생각에 불안감만 더 커졌어요.
그렇게 이 증상이 지속된 지 1년, 정말 병원엘 가봐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1년반, 공부해서 2018년 시험은 꼭 붙겠다는 부모님과의 약속은 이미 못지키는 약속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렇다고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일을 털어놓자니 걱정하실 부모님 생각에 더 말을 못하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내가 이 글을 쓰고 앉아있어도 괜찮나. 라는 생각이 머리 저편에서 들립니다.
병원 갈 생각을 하면 또 병원가는데에 들이는 시간이 스트레스입니다ㅠ
하 정말 어떡하죠.. 또 두서없이 글을 썼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