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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집에서 낳았아요~(feat. 조산사)
게시물ID : baby_173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월나뭇잎
추천 : 14
조회수 : 1140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6/12/07 02: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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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지 반년이 다 돼가네요(벌써?) 
애 둘이 코야코야 자고 신랑이 없으므로 음슴체  

첫째는 조산원서 19시간 진통+촉진제+3시간 진통으로 출산  
그래서 가정출산을 첨에 신랑이 반대함  
넌 세상 게을러서 운동도 안하는데 더 늙었으니까 필시 그때보다 더 힘들거라며(발칙한 주둥이)  
조산원 출산으로 타협함    

둘째는 확실히 태교고 조심이고 없음  
임신초기 10주도 안될 때부터 만삭 때까지 3돌 넘은 첫째를 번쩍번쩍 안고다님  
이제 마지막 호사라며 첫째때 못 했던 산후조리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사지 기가 막힌다는 조리원도 2주 계약함    

그리고 드디어 8개월  
첫째 낳았던 조리원에 상담을 고고  
조산사가 첫째가 둘째를 잘받아들인다고 가정출산을 권함  
갑자기 신랑이 가정출산하자고함  
나니???? 내 산후조리는?????? 마사지는????? 
딸바보 아빠의 머리에는 이미 가정출산해서 첫째가 충격을 덜 받는다는 얘기밖에 남아있지 않음 (니가 낳냐????!!!!!!)
그러나 결국 나도 동의, 조리원 취소함  
가정출산하고 조리원가는거 뭐가 웃기잖음???    

그렇게 시간이 가고 태아는 무럭무럭 자라서 예정일 전 주말에 산부인과에 갔더니 예정일까지 진통이 없으면 유도분만하자고 함   
아이가 3.5kg인데 더 크면 힘들다면서  
첫째도 예정일 밤에 진통와서 담날 낳은지라 그냥 흘려들음  
역시나 예정일을 2일 지나서 6월 25일 새벽에 진통이 옴    
둘째니까 한번 겪어봤다고 참음  
친정엄마도 계시고 첫째도 있고 견뎌보기로 함   
조산사님이 둘째는 진행이 빠르니 진통이 오면 일단 바로 전화달라셔서 전화드림  
통영서 출산 마치고 오는 중이라함(통영??) 10시쯤 도착 
그 전에 거즈속싸개 5장 준비하고 거실에서 출산하려고 거실에 유아매트를 깔아둠    
근데 진짜 진통이 첨부터 허리로 옴  
배부터 허리가 딱딱해지고 날선 유리띠같은걸로 비비면서 죄는거 같았음  
그러나 첫째 놀랄까봐 짐볼에 기대서 몸을 흔들며 참음  
참 효녀인 첫째가 지꺼라고 짐볼 내놓으라함  하...고오맙다
소파에 기대서 진통을 참음 후후후하~(이건 진통 격으신 분은 알 것)

조산사님이 운동 안했냐고 혼냄   
둘짼데 진행이 너무 느리다고 자궁이 안 열린다고 내진을 막  확 막 그냥 후아~~~~ 
내진이 자궁이 잘 열리게 부드러워지라고 억지로 손으로 마사지하는거라 엄청 아픔  
그냥 다리 억지로 당겨서 찢는거의 수십배는 아픔  
12시가 넘어가자 첫째고 뭐고 정신이 나감  
허리 배 골반이 다 아픈데 진통이 약하다고 자궁 수축이 안온다는거임  
이렇게 아픈데 왜 어째서????  
언제 끝날지 막막한 고통에 짜증도 나고 지쳐가기 시작
저번처럼 촉진제 맞을까봐 걱정도 됨
첫째도 좀 짜증? 겁?을 내는거 같아서 신랑이 놀이터로 데리고감    

첫째 가고 나서 본격적으로 힘을 줌  
나는 촉진제도 맞기 싫고 어떻게든 이 고통을 얼른 끝내고 싶었음(첫째때보다 늙은 육체의 빨간불)
사실 수축이 강하게 오지 않아서 진짜 생으로 힘을 줌  
누워서 다리 붙잡고 수축이 오는듯 하면 밀어내려고 힘 줌  
그 와중에 내진을 몇번했는데 그땐 아픈지도 모름  
양수도 터지고 힘이 잘 줘진다는 옆눕기로 계속 밀어냄  
바로 누워선 발목이나 정강이를 잡고 힘을 줌
생으로 힘을 주니 기운도 빠지고 보고 있는 친정 엄마는 당황해서 안절부절
그래도 엄마 손 잡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밀어냄

그렇게 1시간 좀 넘게 밀어내니 드디어 아이가 내려오는게 느껴짐    
조산사님이 친정엄마께 아기아빠랑 큰애 데려오라하심  
거실에 커튼 치고 블라운드 내렸는데 친정엄마가 밝다고 시트 겹쳐 걸라고 계속 잔소리  
신랑은 시트 찾고 빼고 걸고 버벅버벅 우왕좌왕   
곧 애가 나오니마니 하는데 그걸로 옥신각신하고 있어서 이때 진짜 짜증이...  (애 낳으면 가만안둘거임)
조산사님이 낮이라 밝은건 당연한거고 그것도 자연스러운 거다, 낮에 태어나는 이 아이 운명이라며 말림  

그리하여 드디어 평화롭게(?) 마지막 진통을 함  
남편 손을 잡고 바로 누워서 마지막 안간힘을 줌
애기 나온다, 그러고 한 5~6번 힘을 줬는데 그동안 큰애가 엄마 똥싼다고 계속 외침ㅜㅜ 똥 안 쌌다고!!! 
(아직도 엄마가 똥싸서 애기가 나왔다고 함)    
그리고 뭔가 쑥 빠지고 주루룩 흘러내리는 느낌이 나면서 아이가 나옴  
2016년 6월 25일 토요일 3시 53분 53cm 3.5kg 둘째 탄생

꿈틀꿈틀하는 아기를 한시간 반정도 안고 있었음  
그 사이 가족 한명 한명 아이와 인사하고 신랑은 탯줄도 끊고 태반도 출산(?)함  
그리고 아기에게 첫수유
첫째땐 좀 찢어져서 꼬맸는데 둘째땐 열상이 적어서 다행히 자연적으로 아물게 둠  
근데 그놈의 자궁수축이 약한게 끝까지 탈이라 피가 안멈춰서 결국 주사를 맞음   
아기 씻기고 안방 침대로 가서 누워서 계속 수유하고 그날은 토요일이라 다같이 무도도 봄  

정말 이쁘게도 토요일에 출산해서 큰애가 출산도 지켜보고 아기랑 인사하고 이틀 계속 함께 있다 월요일에 펑소랑 같이 어린이집 등원함  
일상이 계속된 와중에 아기가 태어난거라 정말 자연스럽게 동생을 받아들임  
지금도 아기 이쁘다 내 동생 우리 아기 하면서 좋아하고 아기 울면 안아줘라 젖줘라 잔소리함(또르르)  
장난감, 기저귀, 물티슈도 갖다주고 아기 깨면 엄마 아빠한테 알려줌(그러지마)  
손수건으로 침도 닦아주고 자기 보는 캐리언니 동영상도 같이 보자며 초대(?)해줌  
첫째 땐 정신을 잠깐 놓기도 했는데 산후 회복도 빠른 편인듯
건강하고 임신과정 중에 큰 이상이 없었다면 가정출산 적극 추천함  

그리고 셋째는!!!!!  
내가 이렇게 죽을 각오를 하고 그 천국같다는 무통주사도 없이 애를 둘이나 낳았는데   
너정도면 수월하게 낳았다고 나불대는 신랑이 낳아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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