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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삶을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734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Jlb
추천 : 6
조회수 : 71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12/05 20:29:28

그 동안 사는게 많이 힘들었어요.

가난 그리고 아프고 모난 가족들이 저를, 제 인생을 너무 힘들게 했어요.

내일 모레면 31살이 되는데 이제야 대학 졸업장을 받아요.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그동안 대학에서 공부한 시간보다 공장에서 일한 시간이 더 많네요.

제가 아니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가족들때문에

힘들어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도 타지에 나가서 우울과 불안을 어떻게든 홀로 버텨내며 돈을 벌었어요.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죽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 앞으로 보험을 3개 들어놓고 정말 죽을 생각도 했었어요.

그게 차리라 남겨질 가족들을 위해서도, 저한테도 나은 선택같아서요.

사실 일은 한 반년 전쯤에 그만 뒀어요.

씨발, 이제 안해. 좆까.

그런 심정으로요.

처음에는 나도 남들처럼 내 인생을 살려고 했어요.

근데 그게 잘 안되요.

공장 전전하다가 31살이 되어서 대학교 졸업하는 백수.

나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

뭔가 시도해 볼 용기도 안나고 기분만 우울하더라구요.

내가 이렇게 살아서 뭐해.

집안에 갇혀 술만 먹은지 반년이에요.

물론, 이대로는 정말 답이 없을 것 같아서 심리 상담도 받았어요.

내 인생에 내가 없대요.

제 마음을 저를 위한 것들로 가득 채우래요.

근데 그것도..뭐, 여유가 있고 돈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겁나요.

저는 제가 정말 많이 망가졌다는 걸 느껴요.

평범하게 사는 주변의 친구들,

기댈 곳이 있는 사람들.

보고 있노라면 저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도채에 어떤 쓰임이 있는 걸까.

의문이 들어요.

이 나이먹을 때까지 저는 취업원서를 한번도 써본 적이 없어요.

마음도 인생도 너무 방황했어요.

친구들처럼 이제 대학 졸업장들고 취업도 하고 돈도 벌면 행복해질까요.

잘 모르겠어요.

더 이상 뭔가 고생하고 노력하고 힘들이고 싶지 않아요.

기대도 부질없는 것 같고.

당연히 공장때려치고 나면 나도 남들처럼 취업준비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냥 집안에 숨어서 갇혀지내요.

무서운 것 같아요.

이불 속에 하루종일 누워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 반복해요.

그렇다고 또 우울증은 아닌 것 같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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