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양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일단 그 정의(正義)는 틀렸다고 볼 수 있다.
정의가 무엇이건 간에 그것은 진실한 양심으로부터 통찰된 어떤 가치일듯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통찰이 과연 정의인지 아닌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그것이 진실한 양심에서인 것인지 아닌지는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자신의 진실한 통찰을 대중들에게 정의로 내세우고 싶거나 내세워야 한다면 우선 자신의 진실함부터 대중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자신의 진실함을 납득시키는 것은 물론 어렵지만 다행히도 그것은 자신의 정의로움을 납득시키는 것 보다는 훨씬 쉽다.
자신의 진실함을 납득시키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강력한 방법은 자신의 공적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자신의 공적인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진실한 양심을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자신이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면 자신의 진실함은 자신의 정보를 최대한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증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해결될 그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굳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실함을 설득하고 호소하는 방법을 취함으로써
자신은 물론이고 상대방도 불편하고 신경쓰이게 하면서 증명은 불확실하고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자신의 공적인 정보를 대중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진실한 양심을 효과적으로 증명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대중들에게 자신이 내세우는 정의는 받아들여 달라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