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거제도
내가 거제도에 와서 잘한 일은
아무것도 안 한 일
맨손으로 모래를 쥐었다가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낸 일
당신에게,
다음에 같이 오자,
말하지 않은 일
바다의 반대말은 이곳에서도 공중이라는 것을
노트에 적지 않은 일
마음에서 붐비는 새들에게 마음을 비워준 일
같이 수평선 좌우로 사라져 본 일
검은 운동화를 신고 검은 해변을 걸은 일
소리 속에 무덤을 짓는 생각들을 소리 속으로
내가 거제도에 와서 잘한 일은
다친 새를 품에 안은 일
마음의 원근법이 없어질 때까지 새가 사라질 때까지
백사장을 계속 걸은 일
*
부족한 시 올려서 죄송합니다.
제 시집 다시 나오면 많이 읽어주세요.
<오늘의 유머> 유저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