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해서 서로 바쁘게 지내지만 안부는 꼬박꼬박 묻고 못해도 한두달에 꼭 만나는 그런 사이입니다
그러다 이 친구가 올 여름 결혼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만나자는 얘기가 제 쪽에서는 잘 안 나오게 되더군요
그래도 서로 시간 되면 꼭 보자 얘기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늦가을 쯤 친구가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약속을 잡았는데 당일날 카톡으로 남편이 감기에 걸려서 아무래도 병간호를 해야될거 같다고 미안하지만 다음에 보자고 왔습니다 그때는 그래 남편 몸조리 잘 하시라 해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달 전 쯤에 친구가 또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잡았는데 당일날 카톡으로 엄마랑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내가 까먹었다 미안하지만 다음에 보자고 왔습니다 이때는 좀 짜증이 나서 장난하냐고 한 마디 했고 친구도 미안하다 다음에는 일정 꼭 확인하겠다고 해서 일단은 무마가 됬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쯤에 이번달 23일에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일이 있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당일 파토난 전적이 있다보니 너 일정 제대로 확인해보고 너네 남편에게 나 만나도 상관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카톡이 와서 23일에 괜찮으니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이상하게 뭔가 찜찜해서 만나지 말까 하다가 핑계도 없고 지난주 만나자고 한 날 남편하고 싸웠는지 울면서 전화온 적도 있어서 그럼 23일에 보자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전화와서 남편이 교통사고가 나서 다음주에 못 만날거 같다고 하네요... 아주 평온한 목소리로요. 전 자다가 막 깨서 전화한줄 알았네요 순간 어이가 없어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제가 못된거일 수도 있지만 전 좀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얘가 지금 다른 약속이 잡혀서 거짓말로 저와의 약속을 깬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두번째 약속 잡았을 때 원래는 사촌동생 만나려고 했는데 그 애가 시간이 안 되서 너 만난다 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 듯 합니다)
제가 어쩔 수 없는 일 가지고 기분 나빠하는 속 좁은 친구인걸까요? 이게 무슨 남친이 바람 피는지 고민하는 여자친구 입장도 아니고 너무 자괴감 들고 한편으로는 짜증이 납니다
그렇게 내 약속 파토낼 거면 그냥 앞으로 다시는 보지 말자 하고 싶기까지 하다가도 내가 너무 속좁은거 같기도 하고 좀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