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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이야기. 음악파일 복사로 인한 음질열화
게시물ID : computer_174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구리군
추천 : 2
조회수 : 189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6/09 16:51:44
예전에 모 사이트에서 wave 파일을 인터넷이나 디스크 등등으로 복사, 붙여넣기 작업을 여러번 거치게 되면 음질 자체가 구려진다 라는 떡밥이야기가 있었습니다. 500만원 내기까지 걸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 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해당 이야기에 대한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불가능은 아니나 이런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로또 1등 맞는 것보다, 벼락을 연속으로 2번 맞는것보다 확률이 낮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0.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설명.

우선 컴퓨터라는 놈은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이걸 비트라고 합니다.)를 다루는 기계입니다. 가령 음악 재생의 경우는 이런 식으로 되겠지요.

1111122.png


즉, 음악 파일에 대한 이해 자체가 사람과 컴퓨터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가령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핸드폰 애가(가수 - 캔)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21.png


이런게 되겠습니다.



1. 파일 복사 과정에 대한 설명.

즉 그렇다면, 파일 복사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야 똑같은 노래를 내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 혹은 그에 준하는 기기들에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지만, 컴퓨터 입장에선 '1010101111...' 같은 데이터 덩어리를 똑같이 복제해주는 것 밖에 안됩니다.



2. 복사로 인한 음질 열화?

음질 열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의 당시 주요 주장은 어떤 것이였나면...

'카세트 테이프도 복제를 하면 음질이 나빠지듯이 디스켓, CD, 인터넷을 통한 파일 복사도 음질 열화가 발생하니 음질 열화를 막기 위한 보조 장치를 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 카세트 테이프나 디스켓이나(심지어 HDD도) 둘다 자성 물질로 만들어진 저장매체이니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확실히 낚일 만큼 그들 나름대로의 논리가 들어있던 내용이었는데..

앞에서 말씀드렸던 설명대로, 어차피 음악파일은 '1010101111...' 같은 데이터 덩어리입니다. 이게 열화가 난다구요?

저분들의 말에 따르자면 복사하면서 '1010101111...' 같은 데이터 덩어리가 '1001101011...' 같이 0과 1이 중간에 약간씩 차이가 나게 바뀜으로서 음질이 손상이 난다는 주장인데...

보통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파일이 깨집니다.

아예 재생조차도 안되요.

그냥 쓰레기 파일이 되는게 대부분입니다.

보통 음악 파일에는 규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각 확장자들... 그러니까 wave, midi, mp3 등등의 확장자들마다 그 규격들이 죄다 다릅니다.

자. 두개의 노래 파일이 있다고 칩시다. 앞서 예를 들었던 '핸드폰 애가 - 캔.mp3'와 'Emiya Guki Zzada.mp3' 라는 노래파일이 있다고 칩시다.

두 파일의 0, 1이 배치되어 있는 배열은 분명히 다를겁니다. 허나, 두 파일 다 0과 1이 mp3라는 규격에 맞추어서 배열이 되어있는 셈이죠.

좀더 쉽게 예를 들자면, 군대에서는 매일매일 암구어를 다르게 설정하여 그것을 통하여 안보이는, 혹은 모르는 저 사람이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판별합니다. 어제의 암구어가 백두산/한라산 이었다면 오늘의 암구어는 화랑/담배 인 식이죠. 분명 이 둘은 다른 암구어이지만 같은 규격, 즉 '본부에서 내려줬다' 규격이라는 것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대체로 이 규격은 되게 복잡해서, 일반적인 사람... 아니... 프로그래머들 조차도 이걸 외우는 사람은 몇 안될겁니다. 물론 예를 든 저 3가지 방식중에 wave는 간단한 편이긴 하지만 이 마저도 우리가 인지할 수준까지 간단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0,1이 몇개가 뒤바뀌는 식으로 음질 열화가 일어난다구요? 그건 파일 복사로 깨진 '진달래꽃 - 김소월.txt' 파일의 내용이 '건축무한육면각체 - 이상.txt'로 바뀌었다는 것 못지 않을 정도로 황당한 이야깁니다.



3. 그래도 가능성은 있지 않느냐...

뭐... 엄밀히 말하자면 가능성이 영 없지는 않습니다.

그럼 여러분께 퀴즈!

과연 복사에러를 통한

'핸드폰 애가 - 캔.mp3'... 아니지... 동일한 노래의 wave 규격파일인 '핸드폰 애가 - 캔.wav'파일의 음질 열화가 일어나는 쪽이 쉬울까요?

'진달래꽃 - 김소월.txt'의 내용이 '건축무한육면각체 - 이상.txt'로 바뀌는게 쉬울까요?

정답은 후자입니다. 심지어 txt 규격문은 되게 간단한 편에 속해서 영어라면 1바이트(는 8비트로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은 최대 255개에 속합니다), 한글이나 타 문자의 경우는 2바이트(8비트니까 65535개)까지 표현이 가능하니까 0과 1의 비트값이 뒤바뀔 경우에 실제로 글자가 변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꿻뛝쀝쒦' 등으로 변하겠지만 말이죠.

그에 반해서 음악파일은 단 1초정도의 음을 표현하는데 들어가는 파일 용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제 PC에 있는 wave 파일들만 해도 초당 음 표현 이 들쭉날쭉한데 최소 4~5킬로바이트(참고로 1킬로바이트=1024바이트=8192비트)이상은 되는군요. 즉, 1초를 표현하는데 들어가는 0과 1의 규격만 해도

2^32768가지

의 방식이 있겠네요. 물론 음악 파일은 보통 음질에 따라서 1초에 들어가는 데이터 값은 천차만별이고, 이건 되게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니까 실제로 규격 안에서 표현하는 1초내의 비트값은 저것보다 '더 들어가면 더 들어가지' 덜 들어가진 않을겁니다.

그럼 보통 노래는 3~4분 정도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 안에 들어가는 비트 표현방식은? 얼마가 될까요? 쉽게 이야기해서

2^(파일의 용량을 비트 단위로 풀어낸 숫자)

가 되겠네요.

어휴.. 차라리 로또 1등을 바라는게 훨씬 현실적이겠습니다.



4. 그런데 실제로 음질 열화는 일어나는데?

당연한겁니다. 여러분이 쓰는 스피커랑 다른 곳에서 듣는 PC의 스피커는 전혀 다른 놈이니까요. 같은 브랜드에서 만든 스피커라도 사용한 정도에 따라서 소리는 다르게 날 수 있습니다. 이 소리의 차이는 예민한 분이라면 확실히 구분이 가능한 정도는 될겁니다.

쉽게 말해서 음질 열화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녹음중에 발생하는 소리가 데이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음질 열화가 일어날 수는 있죠. 왜 녹음과 라이브는 다르게 들린다잖아요? 그런 차이는 여기서 벌어지는 것이구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스피커의 상태에 따른 음질 열화.

즉 아날로그 -> 디지털, 디지털 -> 아날로그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음질 열화가 발생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디지털->디지털이 되는 사이에 음질 열화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전부 다 개소립니다.

쉽게 말해서 케이블을 좋은걸 쓴다고 음질이 좋아지진 않는다는 이야깁니다. 케이블때문에 노래가 안좋아진다는건 파지직 하는 잡음이 들린다는 이야기겠죠. 아니면 단선되서 노래가 끊긴다거나...



5. 바쁜 사람들을 위한 요약

파일 복사를 통해서 음질 열화는 일어날 수 없다 봐도 무방하며, 실제 음질 열화는 스피커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 아니 전부에 가깝다. 아니면 애초에 파일 자체가 구린 음질을 가지고 있거나.



6. 낚이지 맙시다.

좋은 케이블을 통한 좋은 음질을 경험하세요 - 개소리
SATA 케이블을 은, 금 재질로 교체하면 음질이 좋아집니다 - 개소리
USB슬롯을 최신제품으로 쓰면 음질이 좋아집니다 - 개소리
스피커를 좋은걸로 쓰면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사실, 허나 여기서도 케이블 운운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시하는게 좋음. 케이블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은 상태가 안좋으면 지지직 거리는 잡음이 들리는 것 말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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