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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으 로젠택배 알바 후기
게시물ID : humorstory_2371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뻑킹비치
추천 : 3
조회수 : 196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6/23 22:51:07
편의를 위해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새내기가 되어서, 존나 싱그러운 첫 여름방학을 맞이한 기념으로 친구와 함께 알바를 하기로 했음

존나 파워 대딩 여름방학이라 일자리가 없었음.

그러다가 알바몬에 택배 상하차 알바가 있길래 찾아서 전화를 걸었음

일당 6만원을 준다고 함. 인력소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오라고 했음

갔더니 존나 인생 끝판까지 가 본 듯한 얼굴의 아자씨들, 내 또래 애들, 영감님 등이 자리에 앉아 있었음

가서 신분증 제출하고 친구랑 30분 정도 노가리 까다 보니까, 작업 반장 같은 사람이 주의사항 등을 존나 설명했음

그러케 천호역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도 이천에 있는 물류센터로 향했음

그런데...  오오 씨ㅇ발... 우리는 택배 업체가 어딘지 모르고 출발했는데, 가서 보니까 입구에 로젠택배라는 글자가 보임.

그랬음. 그 곳은 존나 택배 상하차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로젠택배였던 것임

존나 겁먹고 안으로 들어감.

갔더니 다른 지역의 인력소개소에서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있었음

거기서도 한 30분 노가리 까다가, 간단한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받고, 각 인력소개소 별로 각자 맡을 위치를 배정받음

작업은 전반과 후반으로 구성되는데, 전반부는 오후 7시 30분부터 새벽 3시까지고, 이후에 한 시간 정도의 식사시간을 갖고, 4시부터 7시 30분까지의 시간은 후반부라고 했음. 그리고 작업은 하차, 하차한 물건을 지역별로 분류하는 분류, 분류한 물건을 지역별로 다시 싣는 상차가 있었음.

나와 친구는 하차에 배정되었음.

각각 5명 씩 조를 짜주는데,  각 조는 한 명이 바코드(짬 제일 높은 사람이 하는 꿀보직), 분류(이것도 꿀빠는 일), 하차(말 그대로 물건을 내려서 레일에 올려 놓는 일) 2명, 정리로 구성되었는데 (정리는 하차하는 사람들이 레일에 물건을 내리면 바코드 찍기 좋도록 택배의 송장이 위를 향하도록 하는 일로, 하차하는 사람들과 번갈아가면서 함. 하차만 계속 하면 힘드니까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한 차가 끝날 때마다 하차하는 사람과 순서를 바꿈)

각 조별로 15대의 화물차가 배정되어 있다고 했음.

나와 친구는 조가 달라서, 각자 열심히 하기로 하고 헤어졌음.

각자 위치로 가서 잠깐 기다리니까, 5톤짜리 화물차들이 일제히 들어오기 시작함.

처음에는 cj 택배에서 하차도 해 본 경험이 있어서 나름 할 만했음. 

그러케 한 30분이 지나자 팔다리가 아파왔음. 참고 계속 했음

일 존나 못한다고 작업반장한테 갈굼당함. 스티로폴상자 던지지 말라고 갈굼당함. 

개XX야 똑바로 안 해? 라는 말을 듣고 심장이 쪼그라 들었음.

한 5대 하고 보니까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음. 

나 이날 아침만 먹고 일하러 간 건데, 하다 보니까 배가 고파서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음.

토하는 줄 알았음. 어지럼증도 같이 나타남. 울고 싶었음.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었음.

나 원래 종교도 안 믿고, 종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인데, 주님도 찾았음. 오 주여. 부디 저를 이 생지옥에서 꺼내 주세요

도망칠까 생각도 했음. 근데 도망치면 집에 갈 길이 없었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참고 함.

입에서는 계속 욕만 나왔음. 씨X. 로젠택배 사장 개XX. 일은 빡센데, 일당은 왜 이렇게 짜? 노동력 착취 아니야? 등등의 말을 계속 하면서 일했음.

진짜 힘들어서 피똥 쌀 것 같았음. 뼈가 녹는 느낌이었음. 막 힘들어서 눈물도 나려고 했음.

그러케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전반부의 하차 작업이 끝났음. 예정보다 약간 늦어서 새벽 4시가 되었음.

식사를 하는데, 너무 힘드니까 식판조차 무거웠음. 식사 후에 친구랑 대화를 했음. 얘가 원래 친구들 사이에서 힘을 잘 쓰기로 소문난 애인데, 자기도 힘들었다고, 나한테 그냥 도망치자고 말하려고 했다고 했음. 

그러케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배정을 받았음. 나는 재수가 좋아서 상차 작업에 투입됐음.

상차는 지옥과 같았던 하차와 비교하면 꿀같은 작업이었음. 

하차 작업은 휴식시간이 1초도 주어지지 않는 데 비해, 상차는 앞아세 먼저 하차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차가 다 끝나지 않았을 때에는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

하차는 무거운 물건을 레일에 올리기 위해 들어 올려야 하지만, 상차는 그냥 대충 무거운 물건을 아래에 던지고 가벼운 물건만 위에 쌓으면 되는 힘이 덜 드는 작업이었음.

그러케 8시 30분에 모든 작업이 끝났음. 한 시간 추가근로 수당으로 6000천언을 더 받았음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책을 드는 것이었음. 아동용 동화책 세트가 40kg짜리 쌀보다 더 무거움.

만화 삼국지 전 60권을 시킨 사람도 있었음. 가서 죽빵을 때려 주고 싶었음. 

삼국지는 만화가 아니라 글로 읽어야 제맛이란다.



재밌는 물건도 많이 있었음. 밤이 외로운 여성을 위한 각종 놀이기구도 있었고, 러브러브한 의자 등도 있었음. 솔로 오유인의 오른손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물건도 가끔씩 볼 수 있었음.



같이 일한 아저씨들과 잠깐 잠깐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별의 별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다 있었음.

하던 사업이 망해서 온 아저씨도 있고, 일하던 레스토랑이 문을 닫아서 여기에 온 요리사 출신 형도 있었음.

급전이 필요해서 온 회사원 형도 있었는데, 이 형은 일이 끝나고 9시까지 출근해야 한다고 따로 갔음. 용자였음.




돈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 좋은 계기였고, 항상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음.


하지만 이런 다짐의 약발도 3일밖에 안 갈 듯싶음. 나는 막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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