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4일 탄핵가결 역풍이 거세자 당황하면서도 지속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비상대책위를 출범키로 하는 등 정국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를 썼다.
지도부는 여론에서 밀리는 이유를 방송보도에서 찾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방송이 광란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불안을 조성하고 헌정이 중단됐다고 보도해 헌법재판소를 협박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당 3역은 이르면 15일 방송 3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도부가 방송 탓을 하는 동안 수도권 의원들은 아우성을 쳤다. 박진 의원은 "예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고,권영세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가 20%이상 차이나면 개인지지도가 아무리 좋아도 이기기 힘들다"며 "이 상태면 강남도 어렵다"고 걱정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최 대표가 탄핵안이 가결되면 열린우리당이 무너진다고 말했다"며 "정세판단을 완전히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만만치 않자 제2창당준비위는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1주일 이상 연기했고,최 대표와 당 3역은 긴급 구수회의를 열어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간을 벌어 현재 상황이 변한 뒤 이달말 전대를 개최하고 이어 선대위체제로 당을 전환,총선에 임하겠다는 단계별 전략을 세웠다.
이날 오후 17대 총선 공천장 수여식에서는 불법대선자금 추징에 대비,천안연수원(감정가 623억원)을 국민에게 헌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여론반전을 꾀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촛불시위로 헌재 재판관들이 테러와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지난 1년을 적극 알려나가면 국민들도 4년을 다시 노 대통령에게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쪽 말이 맞는 지를 가려보자며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에게 토론을 제안했다. 지도부내에서는 길게 잡아도 1주일 정도면 여론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잠재적 역풍 요인인 총선연기나 야당 주도 개헌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