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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data_17432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것의가치★
추천 : 23
조회수 : 3156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8/03/13 11:19:54
그렇게 본가에서 입교 필수품목을 다 챙기고 일요일 오후2시
익산에 있는 부사관학교에 나를 바래다주신 아버지는 나와서 임용고시나 쳐볼것이지 군인은 한다고 설치긴 설치냐며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셨고 나는 방위출신의 말은 잘 들리지않는다며 응수했다가 차에 치일뻔했다.
부사관학교 정문에서 하필 제일 먼 양성교육대까지 걸어가면서 이게 진짜 맞나 지금돌아가면 행보관님이 예초기로 내 머리를 예초하시려나 생각하며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표지판을 보고 여기군! 하며 코너를 꺾었는데
후보생 뛰어옵니다! 하는 소리에 뭐여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전투복에 온갖 패치를 다 붙힌 딱봐도 너를 좆되게 할 교관이다라고 써있는 엄청난 키의 교관이 삐까번떡 금벨트를 차고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소리를 지르고있었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빛의속도로 뛰어가니 의류대를 그대로 뒤집어 엎어 가져온 모든 물건들이 바닥에 쏟아졌다.
앞으로 3개월간 너의 인권은 내것이다라는 소리가 들리는거 같았다. 생활관에 들어서니 미리 와있던 동기들 5명이 똑같은얼굴로 똑같은 행동으로 관물대에 짐정리를 하고있었다.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구인가.
오후3시가 되자 집합명령이 떨어졌다. 연병장으로 10초내로 뛰어나오라는 명령대로 119명의 동기들이 연병장으로 쏟아져나왔다.
교관 4명은 하나같이 선글라스를 차고 전투복에 온갖 패치가붙어있었다 할로 네이비씰 유디티 공수 스나이퍼...
저것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다. 집에가고싶다.
부사관 양성과정에서 가장 중요시되는건 전투에서 싸워 승리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었다.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건 무지 쉬웠다.
걸어서 3보이상은 뛰라는 말과함께 밥먹을때도 밥먹고나서도
교육 이동할때도 손에 90미리를 들었든 펜저를 들었든 군장을 맸든 탄박스를 들었든간에 일단 뛰어야했다.
조금 처지면 지옥같은 갈굼이 시작됐다. 니가 앞에나가서 병력을 지휘해야하는데 창끝 전투력을 발휘해야하는데 니가 뒤쳐지면 어떡하자는 거야! 교관들의 갈굼이 창끝이되어 온몸 이곳저곳을 찔러댔다. 온몸이 멍이요. 근육은 비명을 질렀다.
가장 황당했던건 역시 입소 첫날 걸어서 3보이상은 뛰라길래 복도에서도 나뿐만아니라 모든 동기들이 뛰어다니고있었는데
갑자기 교관의 방송통제가 시작됐다.
누가 실내에서 뛰어다니라했습니까 완전군장싸고 연병장 집합하는데 3분줍니다.
허미 씨벌탱 3보이상은 뛰라매
나중에는 마이크 훅 소리만 들려도 군장을 싸기시작할 경지에 이르렀고 이건 임관이후에도 ptsd로 남아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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