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진희] '직장생활 10년이면 눈치가 10단'이란 말이 있다. 여러사람이 위계질서 속에서 생활한다는 게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를 표현하듯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영어, 중국어 못지 않게 고난도의 해석이 필요한 언어가 생겼다. 바로 '직장어'다.
직장어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누게 되는 대화로 겉과 속 뜻이 다른, 일종의 '사회 생활 대화'를 가르키는 신조어다. 예를 들면 팀장이나 선배가 "요새 얼굴 좋아보인다"는 인사를 건네면 속에는 "일이 편한가보네?"라는 '검은 뜻'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 직장생활의 힘겨움에 대한 역설이 다분히 포함돼 있다.
인터넷 카페나 주요 커뮤니티에는 직장인들이 저마다 경험한 직장어를 쓰고 해석하며 사회 생활의 애환을 나누고 있다. 물론 해석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 상사가 걱정해주는 말 한마디는 정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일 수도 있으니 무조건 꼬아서 듣지 말라는 이야기다.
◇ 다음은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는 '직장어' 주요 내용.
직장어 : "이것만 하고 집에 가게나." 해석 : '오늘은 야근이다.'
직장어 : "오늘은 일찍 끝났군." 해석 : '나는 오늘 운 좋게도 정시에 퇴근했다.'
직장어 : "아, 그 서류라면 처리중입니다만…." 해석 : '지금 막 쌓여있던 종이 틈에서 그 서류를 발견했습니다.'
직장어 : "사장님이 당장 오라고 하시는데." 해석 : '넌 X됐어.'
직장어 : "이 기획안 좀 부족한데. 다시 써와." 해석 : '잘 안 써오면 넌 해고.'
직장어 : "(팀장) 출출한데 뭐 시켜먹을까? 난 자장면~" 해석 : '자장면으로 통일하지 않으면 넌 XXX.'
직장어 : "(팀장) 그러고 보니 며칠 후면 우리 *** 생신이로군." 해석 : '비싼 선물 안 사오면 넌 XXX.'
직장어 : "가족같은 분위기." 해석 : '월급은 제때 안주고 막 부려먹는다.'
직장어: "(고객) 어이쿠, 식사하셔야 되는데 저 때문에….' 해석 : '내 용무 다 끝날 때까지 넌 밥 못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