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 : 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질문 같은 게 있어서 여쭤보려고 하는데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고 있거든요
진중권 : 네
질문자 : 그런데 얼마 전에 작가에게 극우 논란이 인터넷이 화제가 됐었는데
이 애니메이션을 되게 좋아하는데 계속 봐야하나...
(청중 웃음)
(...)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계속 보는데
뭔가 방어할만한 논리가 있지 않을까 그거에 대한... (여쭤보고 싶습니다)
진중권 : 그걸 왜 방어해야 되지?
그냥 보고 싶으면 보면 됩니다. 방어할 필요가 없고.
예전 트위터에다... (쓴 글 얘기. 잘 안 들려서 트윗 가져왔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분명한 우익적 세계관이 깔려 있다.
(...)~없다
(...)~된다 (잘 안들리네요 죄송)
뭐 진중권의 혜안, 두 달 전, 세 달 전에 벌써 예언 (청중 웃음)
진격의 거인에 우익적인 세계관이 깔려있다는 건 처음부터 그냥 드러나죠.
대표적인 게 첫 장면에, 아마 1화에 나올 거예요. 어릴 때 회상하면서
사마귀가 나비를 잡아먹는 장면인가, 원래 생존자체가 이렇게 가혹하면서 잔혹한 것이다
그러면서 뭐에요, 인간사를 자연에 환원시켜버리는 아주 대표적인 약육강식과 강자가 점령하는... 전세계 우익 이데올로기의 기본이죠
그다음에 보면 뭐랄까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 등이 스토리 라인에 막 깔려있거든요
아주 강한 우익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우익을 표현했다고 공격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지 않아요.
왜냐면 작품에는 뭐 좌익, 예컨대 [우주소년 아톰]에는 아톰이 뭐라고 하느냐면 ‘우리 로봇에게도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달라’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제가 거기에 충격을 받았거든요. 그 밑에 깔려 있는 휴머니즘과 동시에 평등주의적인 사상이 깔려있거든요.
그렇다 해서 이걸 공격해가지고 빨갱이다! 이렇게 공격하는 게... 빨갱이다 보지마라! 라고 공격하는 게 적절하지 않듯이
진격의 거인 같은 경우도 저자가 그렇다 해서
저자의 생각이 작품에 벗어나 있는데, 그걸 완벽하게 환원시킬 수 있느냐 그건 아니라고 봐요
작품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분석도 좀 전에 얘기했듯이 여러 가지 요소가 있고 그걸 정교하게 분석을 해야 되지
(...) 거인이 중국이다, (웃음) 이렇게 분석하는 건 순 엉터리입니다
그런 방식은 공안검사식 작품 검사에요
남한테 정당화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보면 되는 거잖아요. 굳이 그걸... 나도 볼 건데 (웃음)
이미 봤는데 어떡하겠어. (웃음) 끝을 봐야지 (웃음)
그런데 그걸 정당화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말라는 거죠
정치적으로는 간단합니다. 우익만화라서 안 보겠다. 그것도 하나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정치적으로 올바른 태도라고.
하지만 (...)을... 예술을 정치적으로 환원시킬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가능한 한 예술과는 떨어뜨려서 생각하자
서정주 씨가 친일은 했지만 그 시 전체를 친일로 환원시켜서 친일이라 작품을 평가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홍난파 씨가 친일은 했지만 모든 곡들이 다 친일이냐, 그런 것도 아니거든요
또 거꾸로 북한으로 월북한 작가들이 공산정권을 지지했지만, 그 사람들의 작품을 모두 범죄시 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가능한 작품은 작품으로 봐라
그리고 우익적이라는 생각은 하고, 그 밑에 깔려 있는 이데올로기들을 주의하고, 그렇게 보면 큰 문제없다
보지 말라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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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의 답변은 여기서 끝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봐도 된다. 그러나 그 밑에 깔려 있는 이데올로기들은 주의하고 보아라.
극우 논란되는 작품들이 애니에도 많이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위에 나왔던 진격의 거인이라던가, 슈타인즈 게이트라던가, 최근 방영작인 소니코 라던가 등등
이런 애니들이 극우 논란이 있을때 이걸 보려는 사람이 이 논란에 대해 더 잘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A : 야, 너 진격보냐? 그거 우익이라던데?
B : 뭐 어때 재미만 있으면 됐지
... 가 아니라
A : 야, 너 진격보냐? 그거 우익이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