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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내 곁에 잠시 살아 있었다는 걸..
게시물ID : humorbest_174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aterdrop
추천 : 18
조회수 : 1935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2/03 21:29:24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1/09 20:22:51
water。내 곁에 잠시 살아 있었다는 걸..










########## 1. 병아리



《 뺙- 뺙- 뺙- 뺙- 뺙ㅡ !!! 》


교문 앞. 

좁은 상자 속에 낑겨 있는 작은 병아리들이 바락거리다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모.. 열성적으로 지저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거지.. ' 'a


열심히 경청하다 보면 작은 부리속을 해부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친구ː야야. 허벌라게 기여워야- 만져봐봐 어트케- 브드러워- *>_<*

방울ː흠.. 친구야...

친구ː웅? ㅇ.ㅇ?

방울ː너의 그 허벌라게 귀여운 삥아리 새끼가 앙증맞게 네 손에 응아를 해 버렸꾸나. -_')a

친구ː..... =0=;;


제 풀에 꺾여 비실돼는 것들을 피해 그나마 오동통한 것을 골라 손 위에 얹는다.

그리곤 한 쪽 다리를 잡아 들어 흔들어 댄다..;;


친구ː=0=;;;

방울ː이래가꼬 막 흔들어서 지 살려달라고 겨 올라오는 것은 건강한 거고 축 늘어져 버리는 건 금방 죽을 꺼 라더라.

친구ː그..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작은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던 것이 신기하다.

어쩌면 다시 넣어두었을 때 그대로 주저 앉았던 것이

하도 흔들어 어지러워서가 아니라 다리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 였을까 싶다..;;





《 삐- 약ㅡ 삐- 약ㅡ 》


봉지 안에 이 병아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 *-_-*

두 손으로 작은 봉지를 벌려보며 작은 병아리 두 마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집으로 향한다.


친구ː이거 사가꼬 집에 가믄 울 엄마 또 막 머라 한디..

방울ː니는 머라 하고 마냐? 나는 야들이 쫓겨나던지 내가 쫗겨날 텐디.. 숨겨놔야지! ^^





엄마ː이게 먼 소리다냐?

방울ːzz..Z...Z


늦은 밤에 귀가하신 어머니.

작은 박스 속에 담아 싱크대 아래에 숨겨 두었던 병아리.

주둥이를 묶어 둔다는 것을 깜빡 했다..;;

잠결에 들었던 꾸중이라 별 기억은 없으나 다음 날 일어나니 양 쪽 귀가 상당히 괴롭더라.

다행히 밖이 어두워 마음이 약해지셨는지 그날 아무도 쫓겨나진 않았다..;;





토순이와 토돌이.

오다가다 주서 들은 건 있었던지 토종 닭들은 유난히 건강하고 맛이 좋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름까지 지어버렸다.

작명에 성공했던 덕인지 난 생 처음으로 병아리의 수명이 일주일을 넘겼다.


토돌이의 노랫소리가 유난히도 목을 졸라 버리고 싶던 어느 날.


오빠ː야!! 물방울!!!

방울ː왜- 인간아!!! 소리는 지르구 디룰이햐!!!

오빠ː저이 씨- 병아리 죽었자녀!! 빨리 안치워??










웅... ?


박스 정 중앙에 우와하게 쓰러져 있는 토순이가 보인다.

비스듬히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신경써서 요염하게 쓰러진 듯 하다..;;

모서리 한 쪽 끝으로 토순이를 보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등을 돌려

허공을 향해 고개를 두고 눈을 감은 채 우렁차게 울어대는 토돌이도 보인다.


오빠ː키우지도 못 할꺼 주서 와서는 맨 날 죽이기나 하고-

방울ː시끄러. -_-+

오빠ː염병. 멀 가따 쳐 묵였길래 저라고 있냐-

방울ː먹이긴 멀 먹여! 으씨-     ..... 헛 ..... 치킨! ' 'a

오빠ː너.. 미쳤냐? 너는 니한테 사람고기 주믄 얼씨구나 좋다 하고 받아 쳐 물래?

방울ː...





난 그냥.

내 입맛에 맛있어서 살짝 뗘 준건데..

왜 병아리가 닭이 된다는 생각은 못 했을까나..


근데 정말 탈이 나서 죽어 버린 건가.. 좀 괴기스럽더라..;;


정도 없지.

화장지로 대충 감아 토순이의 몸에 꼭 맞는 

집 앞의 작은 하수도 구멍에 그대로 추락시켜 버렸다.


솔직히 무서웠다. 살아서 튕겨 나올 까봐.. -_-;;;





결심했다. 우리 토돌이는 건장한 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피자.

정말 하루가 다르게 토실토실하게 크더라..;;


우리 토돌이는..


지 이름을 알아 듣는다.

부르면 바로 달려온다. 그 땐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다..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방심하고 누워있다가 눈동자를 찍혀 대굴대굴 구른 적이 좀 많다..


용변을 가린다.

항상 어깨에 올려두고 다녔었는데 볼일이 있을 땐 뛰어 내리더라. 자리가 불편 했던 건가..


자기 날개를 과시한다.

덩치가 커져 옥상으로 쫓겨 난 후에 수 차례 탈출을 시도 하다가 면상을 바닥에 처박더라..





고양이하고 닭은 크면 클수록 요망한 짓을 해대서 뗄 때 확실히 떼어내야 한다더니..

제법 깃털에 윤기가 흐르고 벼슬이 나오고 대가리가 좀 크더니.

옥상 위 화분 속 흙들을 다 파놓거나 나무를 부리로 찍어대고 시고 때도 없이 울어대는 통에

참다 못한 어머니의 결정으로 시골 이모네로 추방당하고 말았다.





방울ː이모! 울이 토돌이 잘 있어요?

이모ː그럼-

방울ː갸가 말을 좀 잘 들어요. ^^

이모ː...





방울ː이모! 울이 토돌이 많이 컸죠?

이모ː그럼-

방울ː담에 시간 나믄 꼭 보고 가야지. 제가 부름 뛰어 나올껄요. ^^

이모ː...





방울ː이모! 울이 토돌이 보러 가요!

이모ː장사해야지-

방울ː나 길 모르는데...

이모ː...;;










ㅡㅡ


이모부가 몸이 좀 안 좋았다더라.





나빠써..ㅠㅠ。










########## 2. 청거북



햇볕 잘 드는 작은 방 창문 아래로 작은 어항이 발견되었다.

잘 살펴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_-+


늦은 저녁 시간. 적막하니 혼자 누워있다 보니 자꾸만 서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잘 찾아 들어보니 작은 어항 속 자갈에 깔려있는 무언가가 보인다.


방울ː꼬리.. ?



어항을 들고 부엌으로 달려가 엎었다..;;


방울ː거북이.. !



금붕어가 같고 싶다고 앙알거렸더니 예전에 키우다가 몰살 시켰던 사건 때문이었는지

청거북이 두 마리를 가져 다 두신 것 이였다.





엄마ː애들 괴롭히지 말고 그냥 눈으로만 봐야 되-

방울ː흠.. 밥은? 밥은 제가 줄께요. ^^

엄마ː물 있는 쪽에다 조금만 넣어줘. 불려지면 지들이 알아서 먹으니까-

방울ː꺼내서 대리고 놀면 안돼요?

엄마ː거북이는 한 번 물면 안 놔. 손가락 잘리니깐 그냥 눈으로만 봐-

방울ː헛.. ' 'ㆀ


그냥 겁 주는 줄 알았다.

먹이를 가져다 입에다 대면 작은입을 쩍- 벌리는데 입 속으로 넣어주는게 잼있더라.

여기 저기 등 껍질 밖으로 나와있는 부분을 잡으면 놀래서 쏙 들어가는게 잼있더라.

이마를 톡톡 건들면 눈이 깜짝 깜짝 놀라는게 잼 있더라.

뒤집어 놓으면 바둥대면서 일어 나는게 잼 있더라.


난 그냥 애들 심심 할까 봐- ' 'a





엄마ː이상하네- 얘네 들이 어디 갔지..?

방울ːzz..Z...Z

엄마ː방울아 인나 봐- 거북이가 다 어디로 갔다냐-

방울ː냠.. zz..Z...Z

엄마ː이상하네.. 안 보이는데..


학교를 마친 후 내내 TV보고 놀다가 어항으로 갔다.


방울ː어디갔지.. ?



열심히 돌맹이 아래와 자갈 속을 뒤적거렸지만 코빼기도 안보이더라.

곰곰히 생각 해 보다가...;;


방울ː핫...!



열심히 책장을 뒤적 거리다가 문제집 아래 깔려 굳어있는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어제 새벽.

자다 일어나서 책상 등 켜놓고 거북이를 꺼내서 놀았었다.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다..;;


한 마리는 실종 됐고.

한 마리는 탈진 해 물 속에 처 박혀 움직일 생각을 안하더라.





엄마ː으그- 저 망할 너므 지지배.. 앞으로 몇일 동안은 발 아래 조심하면서 다녀!

방울ː모르고 밟으면..?

엄마ː어떤 집은 집에서 거북이 잊어버렸다가 몇 년 지난 담에 발견해서 팔았다드만..

방울ː엄마- 얘 안 움직여요.. ㅠㅠ。










########## 3. 햄스터



엄마ː저 지지배가- !!

방울ː엄마! 한 번만- !! ^-^

엄마ː언넝 가따 안 버려?!?! 어디서 쥐새끼를 가져다 놨어? 이게 병균이 얼마나 많은데!!

방울ː... T^T˚


한 참 교내 학생 들에게 햄스터를 키우는 것이 유행이었다.

자신의 마스코트쯤으로 생각 했던 터라 등 하교 길에도 함께 였으며.

다른 학생들도 상당히 부러워 하며 너도나도 따라 나서기에 한창이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 였던 것 같다.

햄스터 두 마리를 부여안고 일부러 눈물을 짜 내려 했으니..;;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부모 이기는 자식은 항상 야비하다..;;



친구ː야야. 이거 밥 안 주믄 지들끼리 막 잡아 먹는다카더라-

방울ː디룰하네- -_-

친구ː진짜여- 내 친구 꺼 그랬당께- 막 살을 갈갈이 찢어서 파 먹었다냐-

방울ː흠.. 함 굶겨 봐야겠군.

친구ː-0-;;;





그 날 이후.

먹이를 볼 주머니에 저장해 두는 습관을 가진 이것들은.

양 쪽 볼테기가 터지려다 못해 입이 찟어질 정도로 많은 배식을 받았다.


솔직히 무서웠다. 굶주려 달려들 저것들이.. -_-;;;



정말 살아있는 장난감 같았다.


목욕 시키겠다고 물에 빠트려 놓으니 죽기 살기로 바둥댔다.

목욕은 시키는 게 아니 라더라. 스스로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한다더라.


사료를 주면 얄밉게도 해바라기씨만 골라 가져가길래.

괘씸해서 볼때기를 부벼 댔더니 엄청나게 뱉고 나선 원망어린 눈빛을 보내더라.


들여 볼 때마다 자빠져 자길래 열심히 놀아주었다.

햄스터는 야행성 이라더라.





엄마ː이.. 이게 머여-

방울ːzz..Z...Z


신기하다.

쓰고 보니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난 자고 있다..;;


엄마ː안 일어나냐- !!

방울ː=_=a

엄마ː빨리 저거 같다 버려! 꿈에 나올까 무섭네- !! 지지배가 머 하나 제대로 키우질 못해!!!

방울ː... ㅜ_=


자고 있는데 이게 웬 날 벼락이야.





충격이었다.

정신 없이 일어나 거실에 놓여있는 작은 집을 천천히 살펴보니..

덩치가 외소 했던 햄스터 한 마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눈 알이 없었다.


방울ː너.. 그러면 안 되는 거야... ㅠㅠ



이 작은 괴물이 한 없이 무서워 보이더라.


어떻게 같은 종족을 잡아 먹을 수 있냐.

내가 물을 안 줬냐 밥을 안 줬냐.

아무거나 그렇게 물어 뜯는 거 아냐.

꼴도 보기 싫어.



무서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멍하니 앉아서 처다 보다가 집을 들고 현관문 밖으로 나갔다.

바로 앞에다가 집에 들어 있는 것들을 다 쏟아 버리고 문을 닫아 버렸다.





난. 너 싫어.


손으로 꺼내 들기도 무서웠다.

가만히 앉아 훌쩍거리고 있는데 그래도 두 마리 중 가장 예뻐 했던 것이라.

나름대로의 습성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문을 열어 보았지만

바닥에 깔아 두었던 베딩과 쳇바퀴, 먹이통들이 부산하게 널려 있을 뿐 이었다.







방울ː여긴.. 7층이야...



헐-

니 대포가 과격한 건 알고 있다만 감쪽같이 사라지니 할 말을 잃었다.










어디서 덮치지만 말아다오..;;



좀 불쌍하더라. ㅠㅠ。










########## 4. 우렁이



사무실 앞에는 상당히 많은 주제로 문화생활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


어느날.

생물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지 온갖 잡 생물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



시끄러운 수업이 끝나자..


언니ː방울아- 이거 봐봐. 귀엽지? 너도 몇 마리 얻어다 줄까?

방울ː에- 이.. 이걸 누구 코에 붙여요. ' 'a

언니ː머래- 죽고싶니?

방울ː닥칠께요.. ;__)a



우렁이 다섯 마리.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선배 언니가 문화센터에서 기웃 거리다가 주서 왔더라.





고양이와 흡사한 미모를 자랑하는 선배 언니의 취미는..

자.기.공.간.밀.림.만.들.기. [짜쟌];;

그만큼 식물과 생물, 동물 등 인간이 아닌 것들을 사모했다.


그 날도 우렁이를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다섯 마리를 훔쳐 왔었던 것이다.

요상하다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고양이 언니는 요 전에 미꾸라지 세 마리도 부양해서 키웠던 사람이다.

거기에 비하면 우렁이 따위는 별 이상한 문제는 아닌 듯 싶다.



그렇게 자기 새끼라며 애지중지 키우던 어느 날.


언니ː이게 머지..? 방울아. 얘 옆에 붙어 있는 게 머냐? 여기 동그란 구슬 같은 것도 있어-

방울ː어머. 이 쪼꿈한 것들이..;; *-_-*


몇 차례에 걸쳐 부양가족을 30마리 이상으로 늘렸던 기억이..;;



아무튼.

고양이 언니 혼자 힘으론 그 많은 식구들을 감당 할 수가 없어

사내 사무실 여직원들에게 부양을 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자신 있게 네 마리를 부양 받았다.


그 얼라 들의 크기란 지름 0.15㎝정도로

물을 갈아주다 손 바닥 위에 올려 놓으면 손 마디 사이로 사라지는 무서운 것들 이었다.


그렇게 몇 개월 동안 함께 하면서.

개인적인 스파르타식 교육을 견디지 못한 한 마리는

시름시름 앓더니 그만 변기통속으로 떠나더라..;;



지름 0.35㎝.

참 많이도 컸다..;; 속 터져 돌아가시겠네. -_-+



등 껍질도 투명에서 조금씩 색깔을 갖기 시작했고. 

크는 재미를 볼 수 있을 법한 시간이 흘렀다.


아무리 하는 일 없이 노는 회사라곤 하지만 한 순간 밥 벌이를 해야 할 때가 있듯이.

밤을 꼬박 지새우며 열심히 일하는 척을 하던 중.

서류들을 산 더비 처럼 쌓아놓은 책상 사이로 그 넘 들이 보이더라.

갑자기 업무 때문에 밀쳐놓은 그것들에게 미안한 생각에

물을 갈아주고 밥 좀 먹여 보겠다는 모성애가 생겼다.



모성애.. 모.성.애...;;

그 넘의 모성애..... T^T˚


기운을 내서 힘든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달려가 물을 버리고

한 마리 한 마리 깨끗히 목욕을 시킨 후

정화한 물을 담기 위해 정수기 쪽으로 한 걸음씩 다가갔다.



그리고..

물을 담으며..

흐뭇했다..



순간 비틀 하는 찰라.

내 손에 닿았던 물이 얼마나 차가웠던지 열이 나는 듯 했다..;;










하.하.하...



정신이 번쩍 들고 보니.

온수란 넘이 고개를 빠빳히 쳐 들고 불쌍한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더라..;;


방울ː쓰.. 쓰- 읍... ㅠㅠ


빨리 냉수를 찾아 물을 부었지만.

얼마나 놀랬는지 얼라 들은 껍질 속에서 겨 나오질 않았다.


아무리 불러도 나오질 않더라.


비비탄 총알 크기의 우렁이들이 그 사악한 온수를 견뎌 냈을 꺼라 생각 하는가?







그래.

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그렇게 물에 담궈놨다.










언니ː방울아!

방울ː넵!!

언니ː우렁이에 곰팡이 났다..;;

방울ːㅠㅠ。










########## 5. 강아지



아프지마..





《 ♪- 》

 ̄ ̄ ̄ ̄ ̄ ̄ ̄ ̄ ̄ ̄
    이쁜네^^ 

  000-000-0000
__________


방울ː응-

동생ː...

방울ː왜 우냐- -_-a

동생ː언니.. 춘향이가 안 움직인다...?

방울ː자나부지- 건들어봐. -0-

동생ː안 움직여.. ㅠㅠ

방울ː...





.....


방울ː목.. 줄 감겨 있뜨나- ?

동생ː아니..

방울ː어디 상처 같은 거 없어? 애들끼리 싸운 거 아냐?

동생ː그냥.. 쓰러져 있어...

방울ː우선 끊어봐..







젠장.



춘향이와 도령이.


5개월 전.

퇴근 후 귀가하니 거실 한 귀퉁이에 작은 이불로 감싸져 있는 강아지 암 수 두 마리가 보였다.

목양견으로 유명한 콜리.

보자마자 조용히 내 방으로 옮겼다가 함께 쫓겨날 번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새로운 식구로 맞은 하얀 진돗개 백구와 같이 옥상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대단한 바보.


아직은 작지만.

그 자태가 우아한 춘향이와 도령이.

솔직히 이름이 좀 깬다..;;


가까이서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도령이가 어슬렁 거리다가 실례를 한다.


그리곤.

그 자리에서 이동 없이 그대로


앉는다..;;


방울ː으악- !!! 

춘향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방울ː춘향아! 도령아!! ㅡ_ㅡ


야들에게 사람 목소리는 똥 파리 소리만도 못 하는 듯 하다.

목이 쉬도록 외쳐대도 눈길한번 주질 않는다.





똑똑한 애견 모범생 = 콜리(?)

아무래도 아버지가 품종을 잘 못 알아 온 듯 하다.



애교만땅 백구.

발 자국 소리만 들리면 정신이 나간 듯 하다.

해서 사람을 개 무시하듯 하는 콜리와는 달리 가장 많이 사랑 받는다.



출근 전 아침 인사와 퇴근 후 저녁 인사.

이제는 제법 모양새를 갖추어 앉아있는 모습이 듬직해져 버린 식구들.


그렇게 정이 들어 버렸던 것일까.







[언니.. 춘향이가 안 움직인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도령이와 백구.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머리 속이 새 하얘진다.





아빠ː장염이란다. 백구도 상태가 않좋아.

방울ː저번에 다 치료 했잖아..

아빠ː그러게..



다음 날.

링겔을 맞으며 이불 속에 덮여져 있는 백구가 보인다.

일어날 기운도 없는지 눈만 깜빡이며 반가움을 표시한다.





방울ː아프지마.. 


차라리.

춘향이 처럼 눈에 보이지 않았으면 조금은 편했을텐데..

물 한 모금 삼키지 못해 약 조차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고 피를 쏱아내는 모습을 보니

숨 쉬기 곤란할 정도로 매여온다.





방울ː왜 아프고 그래.. 신경 못 써 줘서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해.. ㅠㅠ。


몇일 전 백구도 그렇게 떠나더라.










있을 때 잘 하라구.

떠난 뒷 모습에 고개 떨구고 후회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이니.

결국 네 자신에게 그 몫이 던져 지는 거야.





아껴 했던 것 만큼 그 뒷 모습을 기억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까 싶다.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건

그 곁엔 항상 누군가가 함께 한다는 것 이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하여도

그 숨결 그대로 기억하고 추억 할 수 있는 건.

내 곁에 잠시 살아 있음으로 인해

전해 질 수 있었던 진심은 아니었을까..





많이 아파하고도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나의 무관심으로 인해 떠나버린 많은 동식물들의 명복을 빌며..



방울ː울이 이쁜 동생아- -0-

동생ː응..;;

방울ː도령이가 또 지 응가 위에 앉았네- ^^ 목욕 좀 시켜 -_-+















˚……… waterdr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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