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나이 올해 28, 평균키 신체 하나만 쓸만하고 몸에 익힌 운동 기술 외에는
가진 것이 전혀 없는 고졸 모태솔로 남성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께 조언이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쩌면 글 내용이 그저 지저분한 한탄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한탄 맞겠죠
어디다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이럽니다 이해해주세요
부디 저한테 현실적인 조언, 그저 한마디라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보통 남들은 돌아가고 싶고 즐거웠다고 하는 10대 시절에도 좋은 기억이 없답니다
그때는 매번 잠들 때 다음 날 눈 뜨지 말고 계속 잠들면 좋겠다고 빌었었죠
고등학생이 되고 동급생 여자분을 좋아하고 부터는 더더욱 지하 밑으로 갔었답니다
그러다 어느 날에 어떤 놈이 이런 식의 말을 했어요 "이런 새끼한테 사랑받는 여자는 얼마나 기분이 ㅈ같을까 ㅋㅋㅋ"
그때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나갔는지 커터칼로 얼굴과 목을 길게 그었답니다 난리가 났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팩트폭력을 당해서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그때 학교를 자퇴하고 가게 일을 돕거나 할 수 있는 불법 노가다를 하면서 지냈죠
근데 그렇게 학교 관두고 그러면 짝사랑하는 사람도 잊고 그럴텐데
전 워낙 이상한 놈인지 인터넷을 뒤져서 그 사람의 연락처를 알아냈답니다 근데 웃긴 게 뭔지 아세요?
그러고도 1년이 지나도록 연락을 못 했어요 ㅋㅋㅋㅋ 연락할 구실이나 자격이 되야지 하죠
처음 연락할 때 그냥 씹으면 어쩔까 미리 울기도 했는데 다행히 그러지 않덥니다
그렇게 한두달에 한번씩, 두번정도 오가는 문자에 행복했는데
그 당시는 정말 단순히 어쩌다 문자 몇번하는 게 인생의 전부였어요
그러다 그 사람이 당연히 대학을 간다는 얘기에 저도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엉망으로 공부했답니다
5 6 5 1 3 4 // 국영수 세계사 사문 법사, 제 처음 수능 성적이에요 공부법이 이상했으니 참 병신같은 성적을 받았죠
그녀에게 연락해봤더니 역시 저는 못갈 대학을 갔더군요 당시에 제가 무슨 징그러운 생각을 했던건지 몰라도
같은 대학을 다니고 싶었기에 다시 수능을 준비했어요
그 당시 거의 수험생활의 대부분을 공장에서 일했는데 공부 시간을 얻기가 지독히 어려웠어요
공장에서 점심, 저녁 시간때 30분 확보에 최대한 신경썼고 버스나 쉬는 시간에도 대부분은 공부하려 했어요
샤워할 때는 녹음한 영단어를 들으며 씻고 주말이야 되든 안되든 독서실에서 살았죠
이때 가장 열심히 살았던 거 같아요 참..별난 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집에서도 그랬었고
우여곡절로 재수한 끝에 다행히도 괜찮은 성적을 받았답니다
2 3 2 1 2 1, 정말 국영수는 거의 커트라인 턱걸이로 운좋게 된 경우였어요
그래서 그녀가 다니고 있는 대학, 같은 과에 넣을 수 있었죠 예비 번호로 나왔지만 다행히 입학할 수 있었어요
뭐.. 이렇게 입학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답니다 10대 시절보다 좀 더 나아졌지만 저는 여전히 저였으니
당연히 대학에 적응을 못 하고 그녀한테 주제를 모르고 다가가려고 하다가 많은 일을 겪었어요
인간관계도 서툴고 겉모습도 추한 놈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 거 같나요?
끝에는 단순히 아는 친구 사이로 지내주면 안되냐고 울며 빌었었죠 미쳤죠
보통 미안해서라도 잊는 게 맞는데 저는 잘 나져서 다시 고백하자는 생각을 했었어요 미친 새끼죠 그냥
남들 같은 생활도 못 한 녀석이..어차피 모아둔 학비도 떨어져서 1년하고 휴학 신청했고
바로 공장을 다니다 난청이 생기기 시작하고 안 그래도 낯가림이 심했는데 더 심해졌어요
주말에는 집에 도저히 못 있겠으니 거의 피시방, 집은 그냥 자는 곳
아주 가끔, 술 사다가 혼자 마시고 그러고 끝. 친구라는 게 없든 건 아닌데 혼술이 익숙하더라구요
그렇게 몇달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일하다 얻은 난청으로 공익을 갔답니다
이때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건 좀 그렇고 공부해서 당장 잘 나지는 건 아니니
몸이라도 달라지자 마음을 먹었거든요 복싱을 시작했는데 다행히 자신감과 힘도 생기고 몸도 변화가 생기더군요
근데 누군가 제가 잘 사는 꼴을 못 보는건지 그러다가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답니다
급한 빚만 5천만..ㅋㅋㅋㅋ 그 후 사정 설명하고 산업체로 근무했어요
이때가 지금 제외하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같네요 정작 내 인생도 빛이 안 보이는데 짐까지 도맡아 떠 안게 되고
정말 보고싶은 사람에게 연락도 하면 안 되고 이때 자살 시도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운동만큼은 웨이트라도 계속 했어요 솔직히 이거 아니었으면 진작 다 포기하고
목숨 끝낼을지 몰라요 다행히 운동이라는 놈과 카톡으로 볼 수 있는;;..그 사람 사진덕에 버텼죠
지금 생각해도 고마워요
산업체도 다 마치고 빚도 급한 불이 조금 꺼질 때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답니다
그 사람이 좋은 남자랑 결혼하게 되더라구요 뭐 여자 나이 25살이면 충분히 할 나이죠
신랑이 될 남자도 능력있고 멋진 사람이더군요. 결혼식 날 너무 기뻐서 집에 있을 수 없더라고요
정신이 든건지 그제서야 좋아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감정 느끼지 말자 스스로 다짐했죠
머리도 완전 짧게 자르고 나머지 다 포기하고 그냥 운동에만 전념하고 살았어요
이 녀석은 그래도 날 좋아해줬거든요 노력하면 할수록 성과도 눈에 보이고 그냥 이거 할땐 행복했어요
대학? 그건 자퇴했죠 어차피 공장에서 돈을 꾸준히 벌어야 했으니
다닐 수가 없었다고 해야할지 몰라요 아니 다닐 생각이 전혀 안 들었던 거 같아요 주야간 뺑뺑이나 돌리며....
이 당시에 정말 운동이랑 이말년 방송이 힘이 되었는데 그 분 방송은 안 본지 오래 되었지만 그때나마 고마웠네요
그렇게 운동만하는 거지처럼 살다가 스물 일곱이 되던 해부터는 빚이 많이 줄어서
공장 일을 안 해도 되더라고요 정말 단순히 그거 하나가 얼마나 기뻣는지 몰라요
그때부터 공장이 아닌 다른 알바를 하기 시작했어요 작년 봄에 처음 영화관 알바를 했는데
사람들도 친절하고 어두칙칙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사람들이..그냥 다 빛나는 거 같았어요
근데 하필 여기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답니다
기껏 운동으로 쌓았던 자존감이 조금씩 무너졌죠
스스로 안 보고 무시하던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 거 같아요
이십대 후반에 알바나 하고 있고 별 다른 자격증도 없고 단순히 어디 문화적 경험도 전무하며
검정고시 고졸 학력에 난청까지 앓고 있고 외모조차 잘 나지 못하며
자기보다 나이 어린 애들보다 경험없고 낯가림까지 가지고 있는 모태솔로 폐기물
그런 주제 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니 더없이 괴롭덥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조금씩 다가갔었어요
이때부터 옷을 사기 시작했죠 예전에는 아무렇게나 제일 싼 옷을 입고 다녔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과 출퇴근 길에 마주치다 보니 저절로 겉모습에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 덕분에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화장품을 바르든 어쩌든 이미 나이든 외모는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도 이번 사랑은 반드시 성공하자는 마음이 강했었는지 나름 사소한 것부터 노력했어요
웃는 연습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노력했으며 먼저 다가가 대화도 텃어요 벌레에서 사람된거죠
그렇게 대화하다 그 사람과 다섯 살의 나이차도 있는 걸 알았고 남자친구도 있는 걸 알았죠
저에게 부담을 느낀다는 듯한 눈치도 받았어요 그런 매력적인 사람에게 애인이 없었어도 내가 가능했을런지..
감히 내 주제에 연애라니 웃기는 소리였죠 그렇게 일하던 곳은 그만두고 지금은 그냥 식당 알바나 하는 신세입니다
그 후로 그동안 아무런 시도없이 지내온 건 아니었어요
다행히 이전과 같이 진한 감정이 생길 때까지 그냥 있던 건 아니고 호감이 있는 분들에게 다가갔었는데
한 분은 좀 대놓고 무시하셨고;.. 다른 분은 자주 웃어주셨지만 결국 톡에서 차단하신 것 같더군요
.좋아하는 사람과 카톡도 처음이라 유튜브에 있는 톡할때 주의점 이런 거 하루 10시간 정도는 공부했었는데 ㅋㅋ
그런 것도 톡을 보내는 사람에 따라서 딱히 소용이 없나봐요
분명히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셨던 분인데 매장에서 번호를 물어봤던 멋진 손님에게 번호를 주시더라고요
그때 이후로 폰을 손에 놓지 않고 톡을 하시는데 아마도 상대분은 그 분이겠죠
제 톡은 아직도 1이 안 지워져 있네요 제가 잘난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해요
마음이든 목숨이든 그냥 다 가져가도 괜찮은데 저의 그런 게 그녀들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과연 먼지보다는 무거울까요? 이상하게도 서운한 대상도 없이 괜시리 서운한 감정이 드네요 서운할 일이 아닌데도 그럽니다
제가 어릴 적에 동화나 소설같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봤나봐요
여전히 속은 시리고 앞날은 캄캄하네요
이렇게 살다가는 알바 인생으로 살다가 다시 공장에 들어가서 썩어 없어지겠죠
이렇게 살면 사랑은 절대로 못 할텐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가 가능할까요
죽어도 계속 이러고 살고 싶진 않아요
저도 누군가를 사랑하며 사랑받고 싶고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지금같은 좋은 계절 밝은 날에 사랑하는 사람과 나들이를 하고 싶고 꽃축제도 가고 싶어요
카페든 어디가 됬든 둘이서 마주보며 얘기를 나누고 싶고...같이 웃고 싶어요
좋아하는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어요 죽도록 원해요
항상 밖에 다닐 때 매력있는 여자나 커플을 볼 때마다 눈부신 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러고 싶지 않아요 짝사랑같은 가짜 사랑은 더는 하고 싶지 않아요
올해 28살, 고졸 학력에 가진 것이 없는 놈인데 도대체 뭘 어찌 해야할지 막막해요
10대 시절에도 아무런 추억이 없고 20대 마저 운동말고는 아무 것도 없이 끝나갈 듯한 상황인데
적어도 30대가 되기 전, 20대 마지막에라도 이용당하고 버려져도 좋으니 사랑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내 나이에 사랑을 하려면 적어도 사회적으로 뭐라도 있어야 할텐데 뭘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뭐라도 목표를 잡아서 이제는 집안에 누가 죽든 말든 신경끄고 잘 되서 어서 떠나 살고 싶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건 공장이나 조선소, 타지방 타국에 가서 그렇고 그런 일들을 하는 거 일텐데
솔직히 말하면 이제 저런 건 못 하겠습니다 진짜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개인적으로 세가지 길을 생각 중인데 어찌해야 할까요
피트니스 트레이너, 9급 공시, 아니면 주택관리사, 전산세무/회계같은 자격증 목표로 하기..
피트니스 트레이너는 운동이 제 목숨이기도 하고 앞으로 운동은 반드시 할 생각이라 생각해본 건데
전망을....잘 모르겠어요 제 지역의 대부분의 헬스장을 찾아 다니며 여쭈어 보긴 했는데
대부분 다른 직장 찾으라는 말만 하시더군요 하기사 제가 다니는 피트니스 센터도 대형 클럽인데, 트레이너 한 분이 공장으로 가셨죠
그리고 웬만한 대형 클럽의 트레이너들은 전부 대학 학력이 있거나 경력이 높으신 분들이더군요 특수한 경우로 약물 사용자도 계셨죠
전 그냥 고졸.. 그래도 데드리프트 기록도 최고 215kg을 뽑아 들고, 운동 신경도 나름 자신있긴 한데..
9급 공무원 시험, ..저같은 사람에게는 마지막 한 줄기 빛일지도 몰라요
솔직히 작년 컷만 봐도 일행 공채가 400점대를 돌파한 걸 보면.. 제가 시작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으로도 일은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달 소득을 100만원 가까이 찍으며 공부를 해야 할텐데
운동 시간 제외하고 출퇴근 시간까지 포함해서 최대한 계산해보면 하루 순공 시간 8시간은 마련되더라고요
주말, 쉬는 날까지 계산하면 일주일에 하루 평균 10시간은 가능하고.. 그치만 공부를 몇년만에 다시 시작하는데
10시간, 8시간 공부한다고 그 시간에 완전히 학습 내용을 흡수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뭘 어째야 할지 모르는 지금에는 일단 그저 영어만 하고 있답니다 이번 주말에는 국어와 한국사도 조금은 섞어서 10시간은 넘게 했네요
마음 속으로는 공무원이 되길 바라긴 합니다..
헌데 그 쟁쟁한 수험생들, 장수생들을 해치고 제가 가능할까요? 무엇보다 이 시험은 못 붙으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으니까요
솔직히 저는 학원은 못 다니고 인강이나 들으며 독학을 할텐데 제 입장에서 가장 큰 보상이 있는 시험이라도
이 미친 시험에 도전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주택관리사, 전산 세무/회계같은 자격증을 목표로 하기..
이 자격증들을 준비하는 것도 어려운 공부겠지만 일단 얻어도 대졸도 아닌 제 고졸 학력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요?
이걸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런 거 다루는 학원에서는 무조건 괜찮다고 하는데 믿어야 할지......
솔직히 여기서는 전산세무 분야가 끌리긴 합니다
목표로 할 자격증이 많더군요 전산 회계, 세무 1/2급부터 기타등등
그런데 지금 이 나이에.. 그것들을 전부 취득한 후에는 30살 가까이 되었을 지 모르는데
그 나이때 고졸이라는 학력으로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전부 다 저한테는 거창한 거 같네요
.....어떤 것을 잡고 나가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나요?
이거 쓰면서도 속이 시리네요
그냥 한달만이라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죽으면 후회는 없을텐데
사랑은 하고 싶은데 가진 것도 직장도 없고..애초에 내 상황에서 그럴듯한 직업과 수입이 없으면 사랑은 꿈도 꿀 수 없을테니..
다른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뭘 어찌해야 할까요 제발 부탁드려요
그냥 주제에 너무 욕심이 많고 우울해서 답이 없다고 싶다면 자살 추천이나 해주십시오
용기가 안 나서 못 하긴 하는데 그래도 많은 추천을 받으면 제대로 계획이라도 잡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