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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한 날들이에요.
게시물ID : freeboard_17470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어남등짝♥
추천 : 1
조회수 : 1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5/16 19:06:20
최근 참 많은 복잡한 감정을 느껴요.




어느 날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이 뭐냐는 걸 쓰는 과제가 있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니까 고심하고 고심한 끝에 한 줄을 적었어요.

'풍부한 감수성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감성지수가 중요시 되는 세상, 기업들은 상품의 기능보단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여 마케팅을 하는 세상
사람과 사람이 서로 부대끼며 사는 세상에서 감정과 공감 없이는 서로 의지하며 살기 어려운 세상
이런 세상 속에서

슬픈 일에는 충분히 눈물 흘릴 줄 알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주저 하지 않으며
우리 주변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 차를 잘 이해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어가게 해주는..
제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제 장점이라고 적어놨어요.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었구요..




그러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저는 저한테 어려운 일이 있어서 아니면 너무 지치고 힘든 일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아 나 이러이러 해서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렇게 푸념할 때
그 사람이 아 나도 그랬었다 그런데 나는 이래이래 헤쳐나갔다
하는 말을 들으면 그게 참 위로가 됬었거든요.

아 나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사람도 있구나
또 그 사람은 이렇게 잘 헤쳐나갔구나..

그 때 기억이 되게 커서 저는 누가 저에게 고민 상담을 하면
최대한 비슷했던 제 경험을 말하고, 그걸 제가 잘 해결했다면
난 이러이렇게 지나왔고 너 상황엔 어떠어떠하면 좋지 않을까 힘내라 하며 
위로해주는 편이었어요.




어느 날 제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고민 상담을 했어요.
저는 여느때처럼 위의 방식으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제 경험에 비추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힘내라고 하고 

.. 그래도 정말 소중한 사람이여서 나름 최선을 다해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를 해주고 그러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너는 왜 내가 A(본인의 경험)에 대해서 말하는데 자꾸 B(제 경험)에 대해서 말하냐고

그 때 아마 조금 충격을 먹긴 한 것 같아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어요.

그냥 소중한 사람에게 그런 반응이 나와서인지
위로해주려고 한 제 노력의 결과에 대한 섭섭함인지
내가 참 위로가 되었던 방법이 누군가에겐 아닐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인지..




최근에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 그러듯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보내고 수업시간에는 졸려하며 시험기간엔 죽기 직전처럼 살고 술이 친구인듯 사는 삶을 살지만

가끔씩....
공감능력이 뛰어나기는 커녕 
아 내가 비정상인가? 싶은 순간들이 있어요.

나만 이걸 이해 못하는건가?
나만 이게 이해가 안되는건가 혹은 나만 이게 이해가 되는건가 하는 순간들..

이유가 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아주 어릴 적부터 쌓여온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어느 순간 큰 사건을 하나 겪었다거나
아니면 원래 이렇게 태어났거나..



어느 쪽이던 이런 생각이 든다는건 참 불안해요.
조금만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무섭고 걱정이 되요.
요즘 참 이상한 날들이에요.

아니 어쩌면 제가 이상한 걸수도 있지만요.
그냥 아니길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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