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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1749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Ω
추천 : 43
조회수 : 3087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8/24 16:32:52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8/24 02:04:46
평소 눈팅을 주로 하는 오유인입니다.. 지금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그냥 제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 이렇게 제 얘기를 써봅니다..
내용이 조금 길고 우울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오유를 찾아주신 분들은 여기서 읽기를 멈춰주시면
좋겠네요..
그녀와 저는 한 살 차이 나는 20대 중후반 커플입니다.. 저희는 장거리 연애커플이었구요.. 사귄지는
거의 1년이 되었네요..
8월18일에 그녀가 편지로 제게 이별을 통보해왔습니다..
그녀는 심적으로 슬럼프에 빠질만한 일이 있어서 근 한달 정도 많이 힘들어 하던 상태였습니다..
제가 그 기간 동안 위로 해준다고 해줬는데..
그녀에게는 그게 위로가 안되었나 봅니다..
그녀는 누구한테 의지하거나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제 위로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말한 이별의 이유는..
지금 그녀의 모습에 제가 점점 실망하게 되는 것이 싫다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답니다..
제가 그런 건 상관 없다고.. 다시 슬럼프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고 얘기해도..
제게 신경도 못 써주고 애인 구실도 못해주는
자기 자신이 너무 싫다고 합니다..
제가 나는 괜찮다고..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다고.. 응원해 주겠다고.. 얘기하며 밤새도록
달래 보았습니다..
이 때 그녀가 정말 이별을 결심한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었지요..
사실.. 저희 처음 사귀고 나서 두 달 이후로 줄곧 떨어져서 생활했습니다.. 둘 다 일이 있어
한달에 한 번 만나면서.. 그래도 서로 너무 애틋하게 그리워하면서 지냈습니다..
처음 사귀기 시작하기 전부터 두 달 정도 후면 둘이 떨어져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 서로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로 떠나 와야 했기 때문이죠.. 그 때 그녀는 참 많이 불안해 했습니다..
앞으로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녀는 예전에도 장거리 연애 경험이
있어서.. 많이 아파했던 사람이니까요.. 그렇게 어려운 결정 내리고 따라와준 사람인데..
그녀가 제게 이렇게 말 했습니다.. 오빤 오빠에게 주어진 칸이 100칸이라고 친다면..
그 중 애인에게 할애 해주는 칸은 얼마 안되는 것 같다고.. 오빠가 생각하는 오빠 애인의 자리와,
내가 생각하는 오빠 애인의 자리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고..
그녀는 제가 자상한 사람인것 같으면서도 무심한 사람이라 느꼈다고 했습니다.. 통화 할 때나,
한 달에 한번 만나면.. 자신에게 잘 해주는 모습이 너무 좋은데..
그 이외의 시간에는 오빠는 너무 자신 주변의 생활에만 관심이 있는것 같다고..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들어왔다더군요.. 그래도 그냥 오빠는 성격이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오빠가 그런 사람이라면..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좋아해주기로.. 자신의 기대가 너무 큰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이해하고 넘어갔다
고 했습니다..
사실.. 그녀가 연애 중간중간 그런 아쉬움을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할 때면 저는 그냥
단순한 투정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달래면 곧 웃으며 장난치고 넘어가 주던
그녀였으니까요.. 그런데.. 후.. 그게 저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네요..
제가 나빴습니다..
그녀는 그런 얘기를 평소 제게 하면서 차곡 차곡 맘속에 아픔을 쌓아 왔던 것 같네요.. 그 당시에야..
그 아픔이 적으니까.. 그냥 견디면서 다시 제게 웃어주고 넘어갔지만.. 그런 감정들이 하나 둘 쌓이면서
결국 한계에 다다른 걸까요? 결국 그녀가 헤어짐을 결심하고 말았네요..
저는 너무 그녀를.. 편해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녀가 애인이지만 동생같고, 친구같고, 어머니 같은
느낌을 갖고 그녀와 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만 생각해 왔나봅니다.. 또 그녀도 저와 비슷한 생각
을 갖고 있을거라고.. 그녀와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건 나만의 엄청난 착각이었지만.. 그
녀가 제게 그러더군요..
오빤 우리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년 같이 산 부부 같이 행동하는 것 같았다고..
제가 나쁜놈이란거 압니다.. 그녀 저에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지금도 너무 너무 사랑하고 있
고.. 그런데 그녀를 그렇게 외롭게 두었으니까요.. 장거리 연애라는 악조건 속에서.. 힘든거 알면서도 그
녀에게 너무 무심했었으니까요.. 이렇게 소중하고, 없으면 살 수 없을만큼 사랑하는 사람인데.. 저는 왜
그리도 그녀에게 무심했을까요.. 이제와서 아무리 뉘우쳐봐도.. 부질 없는 짓이란 것 압니다..
지금 제 맘이 너무 너무 슬프고 아픕니다.. 근데 더 슬픈건.. 그녀가 그 동안 조금씩 조금씩 아파했던..
그 양들을 다 합치면.. 지금의 제 슬픔보다 훨씬 더 외롭고 아팠을 거라는 걸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정말.. 차라리 누가 와서 저 좀 때려주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너무 부끄럽고 제 자신이 한심하
니까요..
오늘까지 그녀를 붙잡아보고.. 달래도 보고.. 해봤습니다.. 그녀가 전화는 싫다고 해서 문자와 네이트로
만 연락하지만.. 그녀도 제 모습보면서 많이 슬퍼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결심은 확고하네요.. 그녀와 제
가 다시 시작하기엔 서로 사는 거리가 너무 멀게만 느껴지네요.. 이제.. 그만 해야겠습니다.. 그녀도 지금
까지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 그만 힘들게 해야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둔 오유여러분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을 한 번 보세요.. 이 사람이 당신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 잘해주세요.. 저 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마시고.. 특히
장거리 연애하시는 분들..한번 맘 틀어지면.. 서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해도.. 다시 시작 할 수가 없네요..
이상 사랑에 실패한 한 남자의 넋두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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