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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기사 개념 감독
게시물ID : humorstory_2377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요플레중독자
추천 : 1
조회수 : 5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6/27 15:04:39
25일 강릉 관동대학교 운동장에서 2011 전국초중고 강원리그 고등부 10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오전 10부터 강릉 문성고와 강릉 중앙고의 경기가 시작되어 4경기가 이어 열렸다. 그런데 두 번째 경기로 열린 춘천기계공고와 갑천고의 경기에서 갑천고 문주홍 선수가 경기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윤상원 주심과 김형근 심판의 적극적인 대처로 10여 분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병원으로 후송되어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사고는 춘천기계공고가 1-0으로 앞선 후반 28분 경 일어났다. 양 팀 선수가 센터서클 부근에서 점프를 하여 헤딩경합을 했고, 문주홍 선수가 의식을 잃고 운동장에 쓰러진 것이다. 그 순간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한 윤상원 주심은 휘슬을 길게 불며 선수에게 달려갔다. 선수는 입을 다문 채 의식을 잃고 있었다. 윤상원 주심은 선수의 다문 입을 벌리면서 부심기를 가져오라고 소리쳤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느라 몸을 풀고 있던 김형근 심판 역시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부심기를 들고 운동장으로 달려 들어갔다. 김재훈 경기감독관 역시 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운동장 밖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의 이동을 지시했다. 그러나 문제는 구급차에 산소호흡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선수의 혀가 기도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부심의 깃발을 선수 입에 물린 후 말려들어간 혀를 잡아 빼며 산소 공급을 위한 심폐소생술이 진행되어야 했다. 주심 윤상원씨와 김형근 심판의 적극적인 대처가 이루어지는 사이 운동장은 잠시 혼란스러웠다. 산소호흡기를 가져오라며 다급하게 소리치는 윤상원 주심의 목소리가 많이 흥분된 상태였다. 김재훈 감독관과 강원도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119를 불러야 한다고 판단하여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그때 다급하게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춘천기계공고 유상철 감독의 다급한 지시를 받은 춘천기계공고 팀 닥터 소수찬씨였다. 

윤상원 주심과 김형근 심판은 선수의 다문 입을 벌리고 산소 공급이 가능하도록 고무로 된 부심기 손잡이 부분을 물게 하였고, 팀 닥터 소수찬씨의 심폐소생술이 이어지면서 선수는 차츰 의식이 돌아와 눈을 떴다. 응원 나온 학생 어머니는 운동장에 누워있는 아들을 보며 오열했고, 오열하는 어머니를 가슴에 안고 다독이는 아버지 역시 매우 흥분된 상태였다. 그런데 운동장 요원으로 배치된 간호사는 실질적인 위기 상황에서 대처하는 전문가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과,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구급차 요원 역시 다소 문제점을 노출되면서 학부모들의 안타까워하는 원성이 이어졌다. 






▲ 초중고리그 경기 심판들 우측부터 대기심 김형근 부심 김만천 주심 윤상원 부심이동현 

ⓒ 이종득 

사실 축구 선수가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안타까운 사고는 간간이 이어졌다. 근래에는 지난달 8일 대구 FC와의 K리그 경기 도중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로 쓰러진 이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 중인 프로구단 제주 소속의 신영록 선수가 있다. 먼저 신영록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또 다른 사고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 2002년 4월17일 강원도 속초 엑스포구장에서 열린 2002 춘계 대학축구연맹전 숭실대와 조선대의 경기 도중 숭실대 미드필더 김도연(20살)이 쓰러져 응급 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 

국내 축구선수가 경기 중 사망한 것은 그 사건이 처음으로 알려졌지만, 복싱에서는 지난 1982년 고 김득구 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타이틀전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 그리고 야구에서는 2000년 롯데 포수로 활동하던 고 임수혁 선수 역시 경기 중 심장 발작을 일으킨 뒤 2010년 2월 10년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해외로 눈을 돌리면 2007년 12월 스페인 축구선수 푸에르타가 경기 중 의식을 잃은 후 결국 사망해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고, 얼마 뒤 잠비아 출신의 축구선수 차스웨 은소프와가 연습경기를 하던 중 쓰러져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위와 같이 축구 경기 도중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선수의 생명을 한 순간에 위협하는 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축구 경기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축구 관계 기관은 이러한 사고를 대비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기자가 본 축구 경기장에서의 대처는 솔직히 많이 미흡하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속초에서 숭실대 김도연 선수의 사고 이후 달라진 것이라면 구급차가 운동장에서 대기하지 않으면 경기에 들어갈 수 없다는 지침이 내려져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대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는 의료요원의 능력이 검증 안 된 비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구급차에 동승하여 병원으로 이동했고,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아들의 회복을 확인한 아버지는 관동대 운동장으로 다시 찾아와 윤상원 주심과 김형근 심판, 그리고 관계자들에게 아들을 살려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며, 귀한 아들을 잃을까 흥분했던 마음을 여전히 이어갔다. 

기자는 윤상원 심판과 김형근 심판에게 위급한 상황에서 왜 부심기를 입에 물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의식을 잃은 선수의 혀가 말려들어가면서 기도를 막으므로 산소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뇌가 손상되면서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데, 말린 혀를 잡아당겨 주므로 산소가 공급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말이었고, 그 상황에서 의식을 잃은 선수가 입을 다물면서 손가락을 물리면 위험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무로 된 부심기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었다. 그러고 두 심판은 그러한 위급 상황을 운동장에서 이전에 경험을 했었고, 주심은 선수의 생명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심판으로서의 사명감도 강조했다. 

기자는 또한 춘천기계공고 유상철 감독에게 한 선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팀 닥터를 두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질문을 해보았다. 






▲ 유상철 감독 장대비가 오는 경기장에서 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유상철 감독 

ⓒ 이종득 

국가대표 출신의 유상철 감독 역시 그 사건을 매우 안타깝고, 선수가 회복되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하면서 팀 닥터의 중요성을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 선수의 안전과 부상에 대한 치료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배우는 학생들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원 축구부에서 팀 닥터를 고용하여 운영하기에는 여건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제가 선수로서 생활을 해온 경험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저희 축구부는 팀 닥터를 고용하여 항상 선수들과 같이 생활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수의 부상 정도를 팀 닥터가 판단하여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듣고 출전시키는 것을 저는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경기에 참가할 때면 항상 팀 닥터와 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팀도 팀 닥터를 두고 있을 여건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나중에 하겠다는 식으로 미루면 영원히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어서 팀 닥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배우는 학생들인데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여겨지며, 제가 부상에 대한 경험으로 알고는 있지만, 치료나 재활을 위한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상대팀 선수가 쓰러졌을 때 처음 저도 당황했고, 우리 팀 닥터도 우리 팀 선수가 다친 것이 아니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간호사와 구급요원의 상황을 보니 안타까워서 팀 닥터에게 빨리 들어가 조치를 하도록 지시를 내렸습니다. 모든 팀이 팀 닥터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여건이 어려워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도 알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입니다." 

기자는 유상철 감독의 의견을 듣고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각 학교마다 보건 선생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었다. 보건 선생이라면 응급 상황에서 대처하는 요령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 학교 팀 선수가 대회에 출전할 때에는 보건 선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전국에서 토요일마다 벌어지는 초중고리그 경기에서 이런 저런 부상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치료나 대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부상은 학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사후 치료비를 청구하면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불해주고 있다. 아니면 운동장에서 대기하는 의료진의 검증이 절대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기자는 지난 몇 년 동안 학원 축구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에서 부상자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을 수없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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