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나 나나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키가 큰 편은 아니다.
그리고 그놈이 더 작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며 둘을 한 자리에
세워놓는 것 만으로도 입증할 수 있다!
아무튼 둘 다 키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짧은 썰이라고 말한 것은 오늘 풀 썰이 진짜 짧기 때문이다.
키가 아니다.
아무튼 병신과 머저리는 어제 또 술을 쳐 마셨다.
직장상사를 왕처럼 호위하는 장용영과 같은 구도로 각잡고 술을 마셨다.
직장상사가 유교적 관점을 지향하는 꼰대는 아니다. 각잡고 술을 마셨다는 것은
오늘이 비록 한주의 끝인 금요일을 앞둔 목요일이지만 마치 금요일 저녁처럼 마셨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장용영 이야기가 왜 나왔냐고? 안마시면 곤장을 쳐 맞을 기세로 술을 부어주길래...
얼마나 마셨는지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불도 안깔고 자고 있었더라.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컴퓨터를 뒤적거리고 있는데 그놈이 잠결에 자꾸 기침을 해대는 것이다.
어제 술 마신것도 있고, 좀 춥게잤나 싶어서 보일러라도 틀어줄걸 하고 미안해하는데, 기침이 길어지고
그때마다 자꾸 똥냄새가 나는게 아닌가. 깨워서 이라도 좀 닦고 자라 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기침이 아니라 방귀소리였다.
타노스가 매우 빡이 치면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게 아니라 손에 박힌 스톤으로 놈의 똥구멍을 막았을 것이다.
나는 머저리를 발로 차서 깨웠고 그것이 곧 실수라는 걸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라벤더캔들처럼 은은하게 퍼지던 똥향은 이불을 걷자마자 95년에 살던 마포 공덕동 집의 화장실 냄새로 진화되었고
여전히 방귀를 뀌는 그놈을 보며 나는 씹새개새를 외치고 담배를 물었다.
이십분 뒤 일어난 그놈이 나에게 이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끝내 놈을 때리지 않았을 것이다.
"행님 일어났... 아 ㅆ발 행님 장검사좀 받아보라니까요 뭔 방귀가 아니라 똥내아입니까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