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 가운데 나는 살고 있다.
어느 곳 보다 뜨거운 사막의 공기를 마시며,
어느 곳 보다 따가운 사막의 햇살을 받으며,
어느 곳 보다 널리고 널린 모래알들을 밞으며,
나는 사막에 살고 있다.
햇님 아래의 사막에서는 가끔 지독스런 뜨거움에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지만,
달님 아래의 사막에서는 가끔 지독스런 차가움에 몸이 덜덜 떨리기도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적응하여 살고 있다.
나에게는 낙타나 낙타 같은 것도 없다.
나는 나의 천막에서 멀리 나가 본 적이 없다.
내 남은 낡은 천막에 기대어 지낸다.
적당한 때에 맞는 적당한 할 일만 하면 그 뿐.
마음은 무심한 듯 무덤덤하게 묻어둔다.
따로 무엇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 많이 없다.
누군가가,
낙타 타고 근처 자나가기라도 한다면,
예나 지금에나 나는 그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내었다.
어떤 사람은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기도 했지만,
다른 어떤사람은 말없이,낙타를 재촉하며 갈 길을 가버렸다.
그 누군가가 누구이든 제각기 갈 곳으로 낙타를 타고 갔다.
나는 그 모습들을 지켜보다 만다.
그리고 다시 적당한 순간에 맞는 적당한 할 일을 한다.
고즈넉한 달 밤에서나
가끔 눈을 들어 총명한 별빛에게
앞으로도 아니면 언제든
나는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가
묻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