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맥주가 먹고 싶었다. 싸고 맛있는 맥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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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매일자 : 2018/06/18 21:53 (스웨덴전 실망의 날 - 앞으로 두번만 더 실망하자)
- 이름 : 필라이트 500ml 캔
- 가격: 편의점 기준 1,600원
- 구매장소 : 그 때 그 편의점
저렴한 흙수저 맥주로 자주 애용하고 있는 필라이트. 문득 왜 이렇게 다른 맥주보다 쌀까 궁금해졌다. 필라이트 싼 이유가 속세인들이 말하는 것 처럼 맥주가 아닌 화학약품이기 때문인 걸까. 우리는 몇천원의 알뜰함을 위해 화학액체를 마시며 혀와 뇌를 기만하고 있는것인가.
맥주와 기타주류의 세금차이
우리나라 주세율은 맥주에대해 72%의 세금을 내도록 하고한다. 주세법에 정의하는 "맥주"란 원료곡류인 "맥아"가 10% 이상 포함된 술을 말한다. 필라이트 싼이유가 여기에 있다.
맥아 함령이 10% 이하인 필라이트는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되어 맥주 절반 이하의 세금인 30% 부과된다는 사실.
맥주? 발포주? 맥아? 필라이트는 발포주라는데 싼이유나 알고 마시자!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에서 제조하는 "발포주" 라고 한다. 발포주란 별거 아니고 일본에서 맥아비율을 낮추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고 다른 곡류((옥수수, 콩, 밀 등))를 사용하여 만든 이산화탄소가 주입된 거품이 나는 술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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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보리를 가공한 맥아(malt)를 주재료로 발효시켜 향신료인 홈(hop)을 첨가하여 맛을 낸 술
- 발포주: 원료곡률 비율을 낮추거나 다른 대체곡류를 사용하여 만든 탄산이 있는 술
- 맥아: 보리에 물을 부어 싹만 튀운 후 바로 건조시킨 곡류로 맥주, 위스키 발효에 쓰임
즉, 저렴한 주세를 적용받고((기타주류 만세이)) 원재곡류인 맥아 함량을 낮춰 원가를 낮춘 발효주에 속하는 술이 필라이트 인 것인다.
그렇다면 맛은 어떤가
코끼리
꼬추 코가 길게 뻗은 디자인 인상적인 필라이트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적극적인 동물 마케팅을 펼친다. 그 중에서 친숙하지만 신비롭고 남성성의 상징이자 모성애의 산물인 코끼리가 등장해 이캔 한번 잡숴봐를 외치는 듯 하다. 가장 현명한 소비를 위해 필라이트를 유튜브로 검색해보니 후기 댓글이 인상적인다.
변기에 깔삼슛한 맛은 어떤 맛일지 느껴보기 위해 이틀동안 모은 일천 육백원을 모아서 정성스럽게 납치해온 필라이트를 느껴본다. 산뜻한 향.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아니 변기에 깔삼슛한 향이 이런 향이라니. 그 오묘한 산뜻함에 한모금 들이킨다.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
주류의 평가를 하기에 내 혀는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은 만신창이 이기에 식감과 목넘김과 향이 어떻다는 부잣집 김쉐프같은 소리는 할 수 없다. 쓰레기만 아니면 다 먹을 수 있으니께. 그럼에도 변기에 깔쌈한
향긋함은 그리 나쁘지 않다. 아니 내기준으로는
꽤나 굿이너프 하시겠다.
그래도 돈 있으면 호가든 사먹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