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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연락처 33명, 카톡 친구 37명, 페북 34명.
게시물ID : gomin_1757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Vma
추천 : 2
조회수 : 91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9/13 10:01:55
작년 10월.

같은 제목의 글을 썼었습니다.

다만 숫자가 조금 달랐을 뿐. 그 때는  각각 38명, 45명, 42명.

대략 10명이 조금 안되는 사람들이 그 1년 사이에 새롭게 떨어져 나갔습니다. 

2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내가 살아오면서 맺어온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과 회의를 거듭하면서

내가 지금은 외국에 있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잠시 멀어진 것 뿐이다라며 약간의 자위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작년에 제가 쓴 글을 보니, 저 스스로 못해 준 것들이 후회된다, 좀 더 잘해줄걸 등등에 대한 문구가 보이는데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내가 잘하든 못하든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 있을 사람은 남는다. 즉 나는 오롯이 나 로서의 위치만 지키고 있어도 된다.. 

사람은 어차피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거니까 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 되었습니다. 

결국 올해 초 한국으로 귀국한 이 후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거의 반 포기상태, 소위 요즘 말하는 '현자타임'까지 왔네요.

나이는 서른에 모아둔 돈은 없고 오히려 학자금 대출로 생활비 대부분이 빠져나가는 현실 앞에 

고액 연봉, 전세집 마련, 자차 마련, 결혼, 연애는 나와는 다른 세상 일 처럼 느껴져요. 


친구들이 내 곁을 하나 둘 떠나가는 과정 속에서 올 해에도 오유 고게에 두 번 정도 글을 올렸었고

다뜻한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유고게는 힘든일이 있을 때 꼭 찾게 되는 곳이 되어버렸네요.


내년에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어서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있는데

점점 주변 친구들과 마음도 멀어지고 격차도 벌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 격차를 느끼고 싶지 않아서 제가 마음에 벽을 공고히 세우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10년, 15년 지기 친구들 연락처를 줄줄이 지우면서, 만약 내가 내일 당장 번호를 바꾸고 사라진다고 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전에는 가족들과도 불화가 있었는데 자살 충동도 여러번 들었구요. 단순히 죽고 싶다가 아니라 어떻게 자살을 할지 그 방법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어떤 방법으로 죽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뒤에 남겨져 뒤처리 하는 사람들이 덜 귀찮을까 생각을 하는 제 모습과 마주 했을 때

의외로 담담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어제는 무심코 계단을 오르는데, 계단 난간에 목을 매달면 내 발이 어디까지 내려올까. 땅에 닿을까 아니면 

공중에 매달려 있을까 잠깐 생각했습니다. 물론 몇 초 사이에 그 생각은 다시 지워져 제 갈길을 갔지만요.


정말 친하다고 생각 했던 사람들이 실제로는 내가 아니라 나의 배경, 나의 경험을 통한 간접체험만을 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큰 회의감과 상실감이 찾아왔네요. 나는 저 사람에게 그냥 친구가 아니라 단지 나를 통해 대리만족, 혹은 잠깐의 현실도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구나

내가 별볼일 없는 사람이 되는 순간 곧바로 등 돌릴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제 마음도 빠르게 식어서 연락처를 지워버렸던

10년 15년 지기 친구들 몇명... 

몇 년 동안 얼굴도 안보다가 결혼할 때 쯤 되서 연락 오는 친구는 없었으면 하기에 내 쪽에서 먼저 연락처를 지우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적어도 저는 모르는 번호는 어지간해서는 받지 않으니까요.



제 성격이 어딘가 결함이 있고, 어렸을 때부터 자신감이 부족하고 어딘가 억눌려 있어서 억하심정이 많고, 자격지심도 남들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지금 제 모습이 너무도 초라하고 볼품 없어서 학력, 외모, 직업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기도 하구요.


오늘도 이렇게 넋두리를 하고 갑니다. 

내가 멋진 사람이었다면, 내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에요. 좁아 터진 땅덩어리에 5천만. 그것도 인구 1천만명이 몰려 사는

도시에 사는 사람인 만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아주 당연한거라 받아들여야 하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힘들까요?

인정욕구라는 용어도 있던데 그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의 차이가 무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늘 언제나 그랬듯 끝맺음이 없는 글입니다. 언젠가 다시 쓸 날이 올테니까요.


날이 흐립니다. 외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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