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위 안이 강산성인데 어떻게 세균이 사냐?' 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함. 근데 이 헬리코박터균은 유레이스라는 효소를 분비해서 위점액중의 요소를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 이 암모니아로 위산을 중화시키며 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짐.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위궤양, 십위지장궤양, 위암 등의 원인균 중 하나라고 밝혀졌으며, 국제 암 연구소가 규정한 1등급 발암 물질임. 위에 언급한 유레이스 효소를 이용해서 자신 주변의 PH를 높여서 생존하는 과정에서 내보내는 다른 효소와 화학물질이 위 내벽을 손상시킴.
이 균은 1983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로빈 워렌과 배리 마셜에 의해 발견됨. 이들이 세균을 배양해 내는데도 우연과 행운이 겹쳤는데, 그전까지 세균의 배양을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우연찮게 배양 실험과 부활절 휴가가 겹쳐서 배양지를 놔두고 휴가를 갔다 왔더니 배양이 되어버림. (부활절 휴가 덕분에 5일동안이나 배양지를 그대로 둬서 배양이 될 수 있었음. 향후 연구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증식이 느리고 배양에 장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짐)
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도 어려웠음. 처음에는 위에 언급했듯이 위산에서 어떻게 사냐? 라며 사람들이 안믿었는데, 위에 언급한대로 마셜 박사가 스스로 균을 마셔서 위궤양을 만들어 내어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음. (그래서 발견은 1983년, IARC에서 위암의 병원체임을 공인한게 1994년, 노벨상 수상은 2005년...)
헬리코박터균의 발견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줬냐 하면, 그 전까지만해도 위염과 위궤양은 '산이 너무 세서 위벽을 녹이는거야' 라고 진단해서 위염과 위궤양이 있는 사람들은 치료를 위해서 제산제를 계속 달고 살았어야 했음. 근데 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된 이후로는 항생치료만 받으면 치료비율이 급격히 높아짐. 평생 속이 쓰린데 제산제만 먹고 달래고 살다가 항생제 먹고 아픈게 바로 낫게 되면 기분이 얼마나 째지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