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를 찌푸리며 눈을 뜨고 왼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본다
출근까지 두 시간 남은 새벽. 공기가 차다. 보일러를 더 높일 걸 그랬나
추워 오들오들 떨지 않았을까 오른쪽 겨드랑이를 살짝 들어본다. 거기에 아무것도 없다
손가락 사이사이 파고들던 너의 갈색 부스스한 털의 감촉이 생생하게 손에 남는다
베개에는 네가 토한 사료 냄새가 아직 남아있다
평소에는 발밑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자던 너, 추울 때면 어김없이 내 위로 올라와 이불을 걷어달라고 코로 박아대던 너
그런 네가 이제 없는데 나는 왜 이다지도 너의 흔적만 되뇌이게 될까
이제 네가 곁에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 허전해서 가슴이 시려서
너무 당연하게 네가 있던 그 자리가 비어있음에 다시 잠이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