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에 만나서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처음부터 불꽃튀는 사랑도 없었고, 헤어져야지 헤어져야지 하다가 어쩌다보니 3년이 되었어요. 이별의 위기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넘겼는데 요즘은 마음이 예전같지가 않습니다.
3년동안 답답하고 마음에 안들었던 단점들만 눈에 보이고 그냥 싫어요. 섭섭했던 것들만 자꾸 생각나서 더 싫고.. 물론 좋은 사람입니다. 연락이나 여자문제도 전혀없었고 착하고 상식이 있는 건전한 사람입니다. 이거야 권태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사실 진짜 제가 고민하는 이유는 저도 모르게 자꾸 남자친구를 무시하고 존중하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너무 속물같고 이런 제가 싫지만 남자친구 학력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 지금 남자친구 전에 지적인 사람에게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이었어요. 내가 모르는 분야를 잘 알고 있어서 나도 뭔갈 학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그런? 그런데 남자친구는 전혀 그런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발음이 좋질 않고 가끔 일상생활 대화를 어눌하고 답답하게 설명을 잘 못할때가 많아서 짜증이 났었는데 이런 부분을 제가 지적인 능력과 나도 모르게 자꾸 연결 지어서 생각하는건지 생각해보면 지난 3년동안 남자친구를 존중하면서 대화한 적이 한번도 없는 거 같습니다. 생각나는대로 필터링 없이 막말해서 상처준적도 많고 이미 그런 부분 때문에 지쳐서 저한테 헤어지자고 먼저 한적도 있어요.
압니다. 제가 뭐라고, 저도 그리 잘난거 없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심성곧고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전 그냥 그런 사람인가봐요. 솔직히 남자친구가 괜찮은 대학나온 사람이면 존중했을 거 같습니다. 커플사이에 문제가 없겠냐만 그게 무슨 무슨 문제이던 기본적으로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자친구는 너무 좋은 사람인데. 저는 그게 잘 안되네요.
지금은 서로의 삶이 힘든 시기라 이런 이야기를 남자친구한테 툭 터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매번 저의 징징거림과 지적질에 이미 폭발한 적이 있기도 하고요... 뭔가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존중이 잘 안됩니다.... 존중을 해야 대화도 잘 하고 배려도 할텐데......그냥 내 마음이 애초부터 딱 그만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던지...헷갈립니다. 좋은 사람인데 이런 못난 여자친구 때문에 고생하는게 미안하기도 하고. 잠시 연애를 좀 쉬면 잊고있던 소중함을 좀 깨닫게 될까 싶기도 하고.
비슷한 경험 해보신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