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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와호[臥虎] : 엎드려 있는 호랑이
게시물ID : panic_16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자후
추천 : 12
조회수 : 497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1/06/30 01:24:50
저는 현재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2년정도 쯤에 있던 일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곧잘 산행을 즐겼고 산속의 야영지에 텐트를 쳐놓고 모닥불을 피우며 코펠에 끓여먹는 라면을 좋아하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생각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도 가끔씩 가족들과 산행을 즐기곤 합니다. 안사람은 그닥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제가 경험했던 아버지와의 추억들을 경험시켜 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야영지에 지지대를 박고 4인용의 텐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옆 계곡가의 차가운 물에 계곡에 돌담을 쳐놓고 수박과 음료수를 띄어 놓았습니다. 아버지와 산행을 즐길땐 2인용 텐트라 비좁기도 했지만 아버지와 장난도 많이치고 살갗도 많이 닿았지만 4인용 텐트로 바꿨어도 아이들과 아내때문에 비좁은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침낭과 짐을 풀어놓고 주변을 둘러보러 나왔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흙길을 걸으니 숨막히던 도심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빼곡한 솔나무와 흙길에 떨어진 솔잎이 향긋한 냄새를 뿜으며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솔나무가 빼곡하다 라는 말로는 성에 안찰정도로 나무들이 꼿꼿이 서있습니다. 마치 서로 크기를 뽐내는 듯 햇빛을 가려 대낮인데도 흙길엔 그림자만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뭔지모를 으스스한 느낌에 발길을 돌려 야영지쪽으로 향하자 제가 좋아하는 라면냄새가 풍깁니다. 아! 제가 좋아하는 삼O라면입니다. 역시 아내는 이때까진 저를 아직 사랑했나 봅니다. 하하.. 향긋한 깻잎과 계란을 넣은 라면을 맛있게 먹고 계곡에서 아이들과 물장난을 치며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한창나이때라 그런지 라면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배가 고프다 하여 삼겹살도 구어먹었습니다. 요즘은 아이스박스가 잘나와서 다행입니다. 그렇게 해가 저물어 가고 아이들은 지쳤는지 텐트에 들어가서 눕자마자 골아떨어졌습니다. 아내도 아이들을 살피느라 텐트로 들어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도 피곤한지 팔배게를 하고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내를 사랑스럽게 한번 본 뒤 저도 따라 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먹은 음료와 수박이 탈이었는지 저는 얼마 자지 못해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습니다. 텐트 밖으로 나와 소변도 보고 담배와 지포라이터를 꺼내들고 불을 켰습니다. 한모금 들이키니 아이들과 있을땐 못피던 담배를 태우니 꿀맛이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하늘을 봤는데 달빛이 흐릿하고 벌레들이 울지않는 조용한 밤이었습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물안개가 자욱하여 텐트에도 약간씩의 이슬이 맺혔습니다. 텐트를 한바퀴 돌며 말뚝이 잘 박혀있는지 정비를 한후에 다시 텐트로 들어가려 했습니다. 막 텐트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시야가 닿지않는 대각선 쪽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불빛이 보였습니다. 시선을 그쪽으로 향하자 반투명 물체이나 매우 친숙한 느낌의 형체가 있었습니다. 아까 보인 솔나무 숲의 흙길이었는데 상당히 깊숙한 곳이었습니다. 반투명이었으나 그것은 뚜렷한 사람형태였고 저는 무서움과 동시에 친숙함을 느끼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습니다. 분명 제 다리는 움직이지 못하는 경직된 상태였을텐데 한걸음씩 그 흙길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반투명한 물체는 손짓을 하는듯 손으로 여겨지는 것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불러세워주길 바랬습니다. 그래.. 아내! 아내가 있었습니다. 말을 하려 입술을 떼는순간 침이 너무 말랐는지 입술이 찢겨져 피가 났습니다. 아팠습니다. 그러나 아픔도 잠시 저는 더욱더 절박해졌습니다. 반투명물체가 어느새 바로 제 10m 쯤 앞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있는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때 잠깐이었지만 사라지는 반투명물체의 얼굴을 자세히 볼수가 있었는데 분명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이었습니다.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윽고 오싹한 기운이 등골을 올라옴과 동시에 제 시야에 그것이 들어왔습니다. 마치 사람이 일자로 엎드린 듯한 모습의 괴상망측한 생물이었습니다. 실같은 가느다란 무수히 많은 털들이 찰랑거리며 움직였고 달빛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팔과 다리의 비율이 거의 같았지만 앞발의 길이가 조금더 길었던것 같습니다.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털에 가린건지 목으로 보이는 부분의 끝에는 얼굴 대신 시퍼런 안광만이 보였습니다. 기다란 팔의 끝에는 랩터(쥬라기 공원의 작은 육식공룡)와 비슷한 커다란 발톱이 달려있었는데 상당히 날카로와 보였습니다. 갑자기 저도 모르게 그 발톱에 제 몸이 찢겨지는 상상을 하자 아찔해졌습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그것과 저의 거리는 불과 10m 정도가 안되었습니다. 그것의 팔.. 아니 앞발이 한발자국 앞으로 내딛었습니다. 본능적으로 공격표시인지 눈치챘습니다. 그것이 내뿜은 기운이 이미 육식동물이라는 것이 감지됐기 때문에 저는 시퍼런 안광을 주시하며 뒷걸음질을 슬금슬금 쳤습니다. 10걸음쯤 옮겼을까.. 그것이 갑자기 대각선 방향으로 엄청난 속도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시선에서 놓치지 않기위해 옆으로 돌았습니다. 어느새 저와 30m는 족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모습으로 이동했습니다. 앞발의 발톱으로 땅에 걸고 뒷발로 땅을 박차나 몸이 뜨진 않고 구름위를 다니는 부드러운 몸동작이었습니다. 저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생각이 들자마자 텐트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었습니다. 등산화 끈이 하필이면 이럴때 걸리적 거리는지 참 야속했습니다. 제가 텐트에서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에 왔는지 의문을 가질때쯤 야속한 등산화의 끈이 기어코 사고를 쳤습니다. 끈이 풀리면서 걸려 넘어졌습니다. 경사가 좀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저는 몇번을 굴렀습니다. 근데 이상한건 그것과의 거리가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게 날 따라오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저는 등산화 한짝을 벗어 버리고 일어나 다시 달렸습니다. 발목을 삐었는지 조금씩 아파와 조금씩 절룩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숨이 가빠왔습니다. 그때 귀에 엄청난 하이톤의 이명이 들어왔습니다. 마치 쇠가 갈리는 듯한 한.. 생명체가 내는 소리라고는 믿을수 없을정도의 괴상한 울음소리였습니다. 그것은 이때다 싶었는지 순식간에 저와 거리를 좁혔습니다. 솔잎과 나뭇잎이 바스라 지는 소리와 그것의 발소리가 어울어져 있을땐 그것은 이미 제 앞에 있었습니다. 좀전에 떨어져 있을땐 보이지 않은 얼굴.. 기이한 형상이었습니다.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털밑에 숨겨진 얼굴 사람과 몇몇의 동물이 섞인듯한 기괴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입이 보였습니다. 엄청난 양의 이빨은 고기를 뜯기 적합하게 빼곡한 육식동물의 그것이었습니다. 아.. 난 이렇게 죽는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햇불 아니 정확히 모닥불에 붙어있던 불심지를 살린 장작이었습니다.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안돼 오지마! 라고 외칠려는 순간 그것은 갑자기 뒤로 주춤하더니 방향을 틀어 뒤로 쏜살같이 산을 기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빠르던지 아내가 도착한뒤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저는 식은땀으로 젖어있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흙길에 몸을 눕혔습니다. 아내가 제가 있는곳까지 오자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내는 제 비명소리는 못들었지만 엄청난 하이톤의 소리에 잠이 깨서 제가 없는 걸 보고 주변을 찾다가 흙길로 들어온것이라 했습니다. 만약 그것이 도망치지 않고 저를 해한뒤 아내에게 눈길을 돌린다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아내의 부축을 받아 절뚝거리는 발을 끌며 텐트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혹시나 그것이 뒤에 있을까 두려워 뒤를 힐끔힐끔 봤지만 도망쳤는지 그것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그것에 대해 말하자 아내는 오늘은 뜬눈으로 지새우고 내일 아침 일찍 하산하자고 했습니다. 저도 그에 동의하여 손에 야전삽을 들고 동이 틀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때 제가 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분명 책이나 사전에는 나와있지 않은 무서운 생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봤습니다. 텐트 밖에서 어슬렁 거리던 그 퍼런 안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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