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라는 표현 매우 싫어하지만 이 글에선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어느 학교건 간에 전교에 한두명 씩은 '걸레'라는 소문이 있는 아이들이 있죠. 그리고 그 아이들의 90%이상은 여자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남고가 아닌이상 ㅡㅡ; 그 많은 여자를 걸레로 만든 수많은 걸레 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수년 전 일입니다. 중학교때 짝이었던 여학생이 어느새 인터넷을 떠들석 하게 했던 유명 몰카의 주인공이 되어있더군요. 속된말로 좀 까진아이긴 했지만 어린시절에 그런 아이가 한둘인가요. 암튼 주변에서 흔히 볼 수있는 그런 평범한 여학생이었습니다. 아무튼 우연찮게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창 성에 민감할 나이이니 학교 아이들의 욕이 좀 심했겠습니까. 일부 남학생들은 그 아이 면전에 대고 걸레라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더군요. 더 심각한 것은 남녀 할것 없이 모두가 은연중에 '걸레는 욕먹어야 마땅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자세히 언급할 순 없지만 그로인해 그 학생에게는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고 결국 그 여학생은 학교를 다니다 말고 자퇴하고 말았습니다. 씁쓸한 일이죠.
물론 미성년자가 성관계를 했다는것, 결코 옳은 일이 아니죠.(이부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 학생의 잘못이라곤 어떤 '나쁜 놈'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것, 철이 없었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겁니다. 왜 그러한 인간이하의 짓을 저지를 '나쁜 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잘 살고 있는데 단지 철이 없을 뿐이었던 여학생은 '인간 이하의 더러운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평생 낙오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언젠가 한번은 어떤 남학생이 '누구누구가 걸레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이없는건 그 남학생이 그 누구누구와 이미 성관계를 했다는 것이지요. '걸레'라는 말의 뜻에 '많은 이성과의 성관계' 라는 전제조건이 있는 것을 보면 그 한 사람의 걸레를 만들기 까지 더 많은 걸레들이 있었다는 것이겠죠.
'여자가 준다고 하면 거절할 수 있는 남자 없다' 라는 말,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말로 너무 자신을(성 경험이 있고, 없고를 떠나) 합리화 시키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남자가 달라고 하면 거절할 수 있는 여자 없다' 이 말은 어떠세요? 말도안되는 핑계로 느껴지시죠? 여자라고 왜 성욕이 없겠습니까. 다만 사회 통념 때문에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방어막을 치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걸레'로 일컬어지는 여자분들을 편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들의 인식의 구조가 무언가 시작부터 잘못되었고, 그로인해 수많은 '걸레'들이 끊임없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겁니다.
글은 길어졌는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군요. 대학교에서 불미스런 일로 자퇴한 여자후배를 보며 뭔가 답답한 마음에 끄적여봅니다. (참고로 저는 혼전순결을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사람입니다. 이 글에서 혼전순결을 들먹이며 화내실 분은 언어영역 공부 다시 하시길..) 오유여러분 좋은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