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 반에서 키 젤 크고 젤 이쁜 그 아이하고 짝꿍이 되었었지요.
언제 반했냐구요? 깍두기 갱지 B4 용지에 한글 쓰는 날이었는데, 무진장 글씨를 이쁘게 쓰는 거였어요.
옆에서 그걸 보고 있는데, 눈이 부신겁니다. 온통 글에 집중하면서 '사각사각' 써 내려가는 그 모습이란...
(지금도 각인되어있음)
어쨌든 중학교 들어가면서 멀어졌다가 (좋아해서 제대로 말도 못 걸었었음)
군대에 입대한 후 '알럽X쿨' 통해서 연락이 어떻게 닿았네요.
그 당시엔 휴대폰이 보급화 되기 전이었으니, 연락처 하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 ㅎㅎ
여튼 갸가 저한테 해준 농담이 잊혀지질 않네요.
말도 항상 진지하게 하곤 했던 애가 어느날 그러더군요
(통상 A라고 하겠습니다)
A: 너 그거 알아?
B: 응?
A: 우리나라 국기가 바뀐대
B: 뭐? 무슨 소리야
A: 태극기 정 중앙에 파란색이 녹색으로 바뀐다는거야
B: 응? 왜????
A: 북한과의 사이가 안좋아서 바꾼다나봐
B: 에이 설마~
A: 바뀌는 태극기 이름도 생겼어 뭔지 알아?
B: 응? 태극기 아냐? 이름이 바뀐다고? 헐... 뭔데 뭔데
A: 홍록기
B: !!!
저도 고등학생 때 나름 '썰렁개그' 의 지존이라 불리울 만큼 썰렁한 개그를 통달하고 있었지만,
이 친구가 그럴 줄 몰랐습니다 ㅜㅜ
지금도 연락은 하지만 썸이 안타지네요 ㅎㅎㅎ
그냥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