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줍잖은 모성애를 가진 캣맘입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1761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씻겨줄거야
추천 : 15/27
조회수 : 3061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8/07/15 14:14:32
이 글을 올린 후 탈퇴할 생각입니다
여기에 어떤 댓글이 달릴 지 볼 자신은 없어서요
그냥 이기적이고 멍청한 캣맘의 넊두리 정도라 여겨주세요.

사실 전 캣맘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왠지 부정적이어서요. 아마 오유를 오래 한 탓이겠죠. 
정확히는 전 캣맘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길고양이를 챙기고 있지는 않아요. 저희 고양이가 먹는 사료를 일부 들고 다니며 길고양이가 보이면 그 자리에서 조금 사료를 주고 먹을 때까지 기다린 후 남은 사료를 치우고 갑니다.

흔히 고양이가 자생을 할 수 있다 먹이를 줄 필요가 없다라고 하시는데 이 도시에서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자생이란 쓰레기를 먹는 것 밖에 없습니다. 생태계에서 생산자 역할을 해야 할 녹지가 없으니까요. 인간들이 없애 버렸죠.
결국 비둘기든 쥐든 고양이든 도시에 남은 인간 이외의 생물은 인간이 남긴 쓰레기를 먹을 수 있는 것들만 남았죠.

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뜯어서 힘드시다구요.
이해합니다. 저도 가끔 집 앞에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터져 있으면 무척 짜증이 나거든요.
그런데 그거라도 먹어야 살 수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네 바퀴벌레와 쥐와 비둘기와 고양이 입니다.

고양이도 비퀴벌레 처럼 쥐처럼 쉽게 죽여버리면 좋을텐데 또 그러지는 못하죠....인간 기준에서 귀여우니까요. 이래서 인간은 참 이기적인 생물이 맞는 거 같습니다.

제가 고양이 사료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건 너무 배가 고파서 인간이 버린 고춧가루 묻은 총각무를 씹어먹는 길고양이 사진을 인터넷에서 보고나서부터 입니다.

왜 자기집 앞에서 사료를 안주냐구요?
죄송합니다. 전 월세를 살아서 제 집이  없습니다.
왜 불쌍하면 가져다 기르지 밖에서 그러냐구요...
저희 집에 이미 밖에서 데려 온 고양이가 한마리 있습니다.
학대를 받았는지 사람손을 피하고 다른 고양이에게 너무 예민해 둘째는 못들이는 상태구요. 여러분이 혐오하시는 캣맘분들 상당수는 집에 이미 포화상태로 고양이를 들이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불쌍하면 왜 직접 잡아서 중성화를 안시키냐는 글도 봤는데 일단 제 경우는 한쪽 눈을 다쳐 못뜨는 길고양이를 보고 치료를 해주려고 직접 포획틀까지 사서 잡으러 다녔지만 혼자 힘으로 잡기는 불가능 했습니다.
동물 구조 협회에서도 고양이는 포화상태라며 신고해도 방송거리가 안되면 도와주지 않아요.
힘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 불쌍한 고양이를 도와달라는 글 같은게 올라오면 후원금을 자주 보내는 편입니다.
길고양이 치료를 위해 모르는 분에게 30만원을 보낸 적도 있어요.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생각처럼 자기 만족에 취해  남에게 폐만 끼치려는게 아니라 노력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겁니다.
참고로 저희 동네 쪽에는 캣맘들이 모여 달에 한번 주기적으로 고양이들을 잡아 중성화를 시키는 모임이 있기도 합니다. 

제가 캣맘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를 엄마라고 생각할만큼 저에게 의지하는 고양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기는 민망합니다.

캣맘이란 존재가 여러분에게 불편을 끼치고 혐오의 대상이 될만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비난을 모두 고스란히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 일부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혹은 여러분이 말하시는데로 척한 척하며 자기 만족을 위해 누군가의 집 앞에 싸구려 사료를 그득 부어놓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저 역시 혐오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고양이의 공생을 위해 노력하시는 다른 분들까지 싸잡아 욕하시는 여러분을 보면 이제까지 제가 해왔던 노력이 그냥 쓰레기짓 같이 여겨집니다. 
단지 방법이 잘못된게 아니라 의도 자체가 맞지않다고 말들을 하고 계시니까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고양이들이 죽게 놔두는 것이 개체수 조절에 맞지 않나하는 생각도 분명있습니다. 길고양이가 껌을 씹든 무를 씹든 상관을 안하는게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의라면 그것이 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됐건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선의를 가진 행동이라해도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일 뿐이니까요.

전 오유를 이 글을 남긴 후 탈퇴합니다.
 다시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않을게요. 여러분이 불편해 하신 마음은 이해하니까요. 진심으로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문제 이기도 해요.

 물론 앞으로 동물 관련 어떤 후원도 일체 안할 겁니다. 어떤 노력도 안할 거예요. 그냥 관심을 끊고 살겠습니다.
여러분이 말하는 자생이 도시의 고양이에게 가능할거라 믿어보면서요.

안녕히 계세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