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남자친구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이 없는 딩크족으로
살자고 할 정도로요.
근데 그건 그렇다고 쳐도
남자친구 저보다 아이를 싫어하는게
너무 심한거 같아요.
저도 아이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시끄럽게 떠들고 미친듯이 뛰어다니고
말 안 듣는 모습은 정말 싫지만
제게도 한때 있었던 시절이기에
최대한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해요.
애들은 다 그렇게 자라는거라고.
하지만 남자친구는 아이의 그런 점을
이해를 전혀 못 하는 거 같아요.
아니 아예 안 하는 거 같아요.
아이를 싫어하는 이유를
넌지시 물어봤는데
그냥 이유없이 싫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자기 조카도 별로 안 예쁘다고...
혹시 어릴 때 트라우마라도
있었던거냐고 물어봤는데
매 한 번 맞지않고,
하고싶은거 다 하고 자라와서
그런건 전혀 없대요.
저는 부모님께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많이 하신 편이라
아이들을 보면
막 어릴 때 제 모습이 생각나서
우울하고 슬퍼져서
싫어하기도 하거든요.
(뭔가 얘들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사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져요ㅠ)
얼마 전 해외로 여행갔을 때도
아이들을 데려온
관광객 분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저희 옆을 막 서성이면서
지들끼리 떠들고 웃고 그랬거든요.
저는 '애들이 노나보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는 확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더니
"아 애새끼들 존나 시끄러워 죽겠네.
부모는 뭐하는거야. 애들 저렇게 냅두고."
이렇게 얘기하는거예요...ㄷㄷ
아이들 부모는 무안했는지
눈치보면서 애들 조용히 시키고요.
사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서
제가 제지시키는 편이에요.
지하철이나 버스, 식당에 애들이 오면
얼굴에서부터 불쾌한 티를 팍팍 내거나
조금이라도 떠들면 대놓고 욕하고....
진짜 그러다가 애 부모님이랑
싸움날거 같아서 두려워요.
최근에 남자친구한테 정 떨어진 일은
퇴근 후 같이 떡볶이를 포장해서 먹으려고
떡볶이집에 갔는데요.
포장한 떡볶이를 들고 나오는데
초딩 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이
여럿 들어오더라고요.
그런데 그중에서 한 아이가
저희가 나가기 편하게 문을 잡아주는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기특하고 고마워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는데
남자친구는 그 모습을 보고
"아니 왜 자꾸 앞에서 얼쩡거려. 비키지않고."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오빠, 그 아이 우리 나가기
편하라고 문 잡아준거잖아.
그럼 고마운거 아니야?"라고
말하니까 "아니 나가려는데
자꾸 얼쩡거리잖아."
이러는거예요.
더 얘기해봤자 싸움날거 같아서
그냥 입 다물었는데
솔직히 저 그때 정 털렸어요.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허허실실한 착한 사람인데
애들 앞에서는 사람이
정말 못되어지는거 같아요.
이런 남자친구
계속 만나야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