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 성을 가진 어린이가 70년대를 사는 법-2-
북한이 가까운 경기도 이북지방에 사는 김씨성을 어린이가 70년대를 살았
을때 가장 괴로웠던 것은 북한 괴수 김일성과 같은 김씨였다는 사실때문이
었다.
그때는 주변에 온통 반공에 관한 것뿐이었다.대남방송을 쉽게 들을수 있는
곳이었기에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북한의 대남방송 말머리는 언제나
"존경하시는 어버이 김일성 수령님께서..어쩌고 저쩌고 " 하면서 시작되어
모두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 장학사 한분이 이쪽 동네를 지나다가 이렇게
물어보았다.
" 너희들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이 뭔지 아니 ?"
애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 박정희요"
"그럼 북한의 대통령은 누군지 아니?"
" 김일성 수령이요"
장학사는 대노했다.
존엄한 대통령의 함자를 각하라는 호칭도 없이 찍찍불러대는데 쳐죽일 공산
당 빨갱이 괴수 김일성에게는 김일성 수령이라는 북한식 호칭까지 붙여 부
르다니 이 지역 아이들의 이념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면서 교장선생님이
질책을 당했다고 하였다.
그 사건이후에 무슨 논쟁이 있을때마다 우리나라는 김씨성을 가진 김일성때
문에 통일이 안된다고 비난을 해댔다. 게다가 내가 사는 마을은 이씨 집성
촌이었기에 우선 숫적으로 열세였다.김씨라는 이유만으로 늘 불리했다. 성
씨에 관한 이념이데올로기에 많은 나날을 괴로워했다. 더구나 학년으로
올라가 면서 국사를 좀더 깊이 배우자 한술 더뜨는 일이 생겼다.
김씨 성을 가진 김유신이 삼국 통일을 해서 고구려까지 멸망시켰기때문에
만주땅을 빼앗겨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좁아졌다고 했다. 하긴 나도 김유신
이가 젊은것이 미색에 빠져 천관녀 집에나 드나들면서 죄없는 말 모가지
를 뎅겅뎅겅 벨때부터 엉뚱한데에 피해를 줄사람이라는걸 알아보긴 했었다.
이럴때 써먹었던 비장의 수법이 있었다. 말없이 한 아이를 손가락으로 가르켰
다. 이씨 마을이라 모두 용자 돌림이었는데 이은용,이승용,이인용,이완용,
이차용, 이광용,이호용,이천용 ,이민용,이훈용,등등인데 가만이 생각해보니
그중에 아주 훌륭한 아군이 한명 있었다. 동갑친구 친구 인용이의 동생인
완용이였다.
이완용 ! 그가 누구던가. 바로 이 나라를 팔아먹은 역적이 아니던가.
그가 미제도 이태리제도 아닌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었으며 바로 그는
김씨도 아닌 박씨도 아닌 최씨도 아닌 이씨임을 힘차게 강조하며 역적중에
서도 오래된 역적이 아니라 우리 동네 할머니들도 다 기억하는 최신버전의
역적이며 36개월도 아닌 36년동안 우리민족을 압제에 시달리게 한 주범이라
고 침을 튕기며 떠들었다..
그래서 성씨 싸움은 명쾌하게 반격을 하고는 끝내버렸다.
그러나 그 후에 또 그런 설전을 벌이던중에 이씨측 어린이 종친회 일당녀석
들은 작당을 했는지 참으로 황당하며 비이성적인 논리를 펴는 것이었다.
" 이완용이가 나라를 팔아먹었기때문에 36년후 해방한 8.15 광복절이
공휴일이 되었고그래서 우리는하루 더 놀수있는데 그건 다 이완용이
덕이다. 넌 그날 놀지말고 학교나 가라"
라고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더욱 이상한 논리를 더했다. 김유신이
삼국통일후에 공휴일을 만든적이 있느냐? 김일성이 6.25 사변을 일으킨날이
공휴일이 되었느냐 등등 오히려 강경하게 치고 나왔다. 애들에게 노는날
만큼 중요한게 어디 있을까. 듣고보니까 그런것도 같았 분했으나 곰곰이
생각하고는 단번에 반격해버렸다.
"8.15 광복절은 여름방학 중 이기때문에 원래 노는날이다."
애들은 아무말 하지 못했으나 그들이 만약 강아지였다면 꼬랑지를 팍 내림
과 동시에 이렇게 하였을게 틀림없다.
"깨갱 ~ " 이라고..
출처 |
나우누리였는지 하이텔인지 기억 안남
글쓴이 닉넴 : pctools님 (혹시라도 본인등판하시면 엄청 반가울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