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역겨운 존재한테 온갖 신체적, 성적, 언어적 학대를 당하며 자라서 그냥 저라는 사람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것 같아요. 자존감도 낮고 그냥 누구에게도 애정을 느껴본적이 없는? 주려고 노력해도 제가 견디지 못하고 금방 도망칩니다. 받은 적이 없으니 줄 줄도 모르는 거겠죠. 무엇을 해도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아요. 그냥 순간은 즐겁다가도, 갑자기 ‘이걸 왜 내가 하고있지?’ 라는 의문과 함께 머릿속이 싸해지고, 급속도로 흥미를 잃는걸 반복해요. 그저 삶의 80퍼는 공허함으로 채워져있어요.
견디다 견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모은돈 없이 대출 끼고 무작정 뛰쳐나와서 혼자 살고있고, 엄마와 동생과는 연락하지만 그 인간은 철저하게 차단했고 다시 보지 않을 작정으로 살아요. 거의 절연이죠.
그런데, 제가 그인간이 아프다는걸 알아도 병문안은 커녕 문자 전화 한통 안하고, 막말로 죽던지 말던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고, 심지어 장례식도 안가고 상주노릇을 거부한다면. 제가 패륜이라고 욕먹어야 마땅한건가요?
나는 인간으로서 제대로 존중받지도 못하고 자라서 이렇게 부족한 어른이로 죽지못해 사는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