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제겐 20살 때 사귄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가 일찍이
사고를 쳐서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하 애엄마 친구라고 칭할게요.)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도
대학 졸업 후 몇 년 간
소식이 뜸하다가 알게 되었죠.
부케 받을 친구가 없다고 하길래
저보고 부케 받아달라고 하더라고요.
무튼 결혼식도 다녀오고,
시간이 지나서는
애 돌잔치도 다녀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친하게 지냈었던
대학 친구도 만나게 되었고,
애엄마 친구의 친구지만 성격이나 모든 면에서
괜찮아서 친하게 지내게 된 친구도 있었습니다.
우리 이렇게 만나게 되었는데 연락도 잘 하고 살자면서
단톡방도 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애엄마 친구였습니다.
20살 때부터 느낀 점이었지만
이 친구는 정말 애 같았어요.
모든 게 불평, 불만 투성이었고,
조금만 자기 기분을 거슬리게 하면
울거나 짜증을 내었죠.
그때도 그렇더니, 지금도 여전하더라고요.
남편이 나를 화나게 한다. 짜증난다,
애 키우기 너무 힘들다. 짜증난다.
시부모님이 잔소리한다. 짜증난다.
친정 부모님께서 뭐라 한다. 짜증난다.
짜증, 짜증, 짜증…
이 친구가 매일 카톡을 보낸 내용의
90%는 짜증난다였습니다.
저희들도 몇 번은
아 그래 힘들구나, 속상했겠구나 싶은데
이게 계속 지속되니까
너무 지치고 피곤해지더라고요.
저희끼리 있을 때도 얘기가 나온건데
우리는 점점 지쳐갔고, 힘들어하는게 느껴졌습니다.
결혼 생활도, 육아도 쉽지 않다는 건 알고있지만…
미혼인 저희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
전혀 위로도 되지 않을텐데
저희에게 하소연을 하는 이유가 뭔가 싶었죠.
그러다 설 연휴 때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난번 오유에도 올린 글이기도 한데…
이건 링크로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todayhumor.com/?gomin_1765312
그때 이후로 저랑 다른 친구들은
이 친구에게 너무 놀랐고, 실망스러웠습니다.
그이후로도 애엄마 친구는 우리에게
기분이 상한 일이 있으면 대화방을 나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저희는 어르고 달래서 다시 데려오곤했었죠.
그리고 얼마 전에 같이 당일치기로 여행을 갔는데
저랑 다른 친구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웃고 떠들고 하였는데
애엄마 친구만 혼자 폰 게임을 하거나
맘카페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렇다고 이 친구가 얘기 안 통할만한
얘기를 한건 아니에요.)
이 친구 혼자 겉도는
기분을 확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어김 없이 그 친구에게
남편이 짜증나게 한다 어쩐다,
이혼하고싶다 어쩐다 등의
카톡을 받을 때쯤
저와 친구들은 너무 지쳐갔습니다.
노이로제가 올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애엄마 카톡에 대해서
어떠한 대답도 못 하고 있던 차에
애엄마 친구가 단톡방을 홀연히 나가더라고요.
뭐지? 하고 단톡방을 보니까
“너희들 왜 답이 없어? 재미없다. 난 나갈래”
라고 보내고 나갔더라고요.
정말 얘는 달라지는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저와 친구들은 이 친구와 손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럿이서 같이 보낼까 하다가 한 명이 총대를 메고
이 친구에게 톡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너와 대화하는게 참 많이 힘들었다,
우리는 너의 친구지,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우리라고 매 순간을 허허실실
웃으면서 살아갔던 것도 아니고
힘든 순간이 와도 친구들 앞에서는
내색을 안 했던 것 뿐이다,
거기다 우리가 위로를 해도
너는 우리가 하는 말 귀담아 듣지도 않지 않았느냐,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는 지켜야하는 것이다,
네가 아직도 뭘 잘못 했는지 모르겠고,
그저 화가 나기만 한다면
우리는 너랑 친구를 할 자신이 없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애엄마 친구에게 써서 보냈죠.
그니까 친구하지말자고 톡이 오더라고요.
자기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면서…ㅎㅎㅎ
친구하지말자는 말이 참 쉽게도 나와서
저와 친구들은 씁쓸해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말?
애엄마 친구 남편한테 장문으로 톡이 오더라고요.
상소문 급의 장문으로 왔길래 다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와이프 친구라고 좋게 봤는데 실망이다,
당신도 결혼하고 애 낳으면 똑같이 느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
대강 이런 내용이더라고요.
참 한심하더라고요.
그냥 애엄마 친구 말만 듣고
제게 이런 톡을 보냈다는게
참 찌질하기도 하고,
경솔하기도 하고…
그냥 읽씹하려다가
애엄마 친구가 그동안 단톡방에
남편 욕 바가지로 쓴거 캡처해서
그대로 보내주었습니다.
아내분 친구 관계까지
개선하시느라 고생 많다고,
그동안에 아내분께서 보낸 톡인데
잘 읽어보라고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친구와 손절하는 일은 아무래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제 선택에 후회는 없고 오히려 후련하기만 합니다.
매일 매 순간이 짜증인 사람과는
정말 친구하기 싫더라고요.
물론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제 행동이 무척 좋아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그 친구에게 최선을 다했고,
위로도 하고, 얘기도 들어줬지만,
이런 제가 병들어갈 것 같아서 선택한 일입니다.
오유분들도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마인드의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가급적이면 친구하지 마세요.
병 들어가는건 나 자신입니다...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